8월 요구불예금 회전율 15.5회,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아
가계와 기업 돈 꺼내 쓰지 않고 예치, 소비와 투자 부진 탓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5.5회로서,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5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 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이성익 기자] 돈의 회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피가 잘 돌지 않으면 건강한 신체를 유지할 수 없는 것처럼 돈이 잘 돌지 않으면 경제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다. 

시중에서 돈이 얼마나 돌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는 예금 회전율. 가계나 기업이 은행에 맡겨 놓은 돈을 얼마나 자주 인출해서 사용하는지에 대한 빈도수를 계산한 것이다. 

통계에 포함되는 돈은 고객이 직접 요청하면 찾을 수 있는 당좌예금‧보통예금‧별단예금‧가계종합예금 등 요구불예금이 대상인데, 요구불예금의 인출 빈도가 역대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5.5회였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5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재확산으로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이 커진 게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지난 5월 15.6회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불과 석 달 만에 최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990년대까지 상승해 1999년 7월 95.5회로 정점을 찍었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5년부터는 줄곧 30회를 밑돌았다.

예금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가계나 기업이 돈을 꺼내 쓰지 않고 은행에 예치한 채로 두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요구불예금은 투자처가 있으면 바로 쓸 수 있는 단기 부동자금으로 분류되는데, 이의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경제주체들이 소비나 투자하기보다 일단 돈을 묶어두기로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