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1일부터 전체 학생의 1/3 등교 재개

서울시교육청... 오는 12일 이후 초ㆍ중등 1학년생 대상
학교 밀집도에 따라 매일 등교 교육부에 제안
정부... 코로나19 감염병 추이 지켜보며
등교 수업 연장과 밀집도 완화 여부 등 방역 당국과 협의해 결정

매번 바뀌는 교육부 지침, 학사일정은 시한부 계획에 불과
학교 계획도 계속 수정하고 학부모 민원에도 시달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사회는 언택트(사람과의 접촉 지양)와 온택트(온라인을 통한 대면)가 대세를 이루며 급속한 사이버 문화 정착 등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전체 학생의 1/3 등교가 재개된 가운데 지난 9월 28일 서울의 K중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3학년 학생들 모습. 사진= 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우리 사회는 언택트(사람과의 접촉 지양)와 온택트(온라인을 통한 대면)가 대세를 이루며 급속한 사이버 문화 정착 등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교육 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수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비대면 원격수업이 교육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 입을 모았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기들을 이용해 진행되는 비대면 수업은 수십 년 쌓아온 교육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내다 봤다. 이러한 변화에 앞서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본지는 30년 동안 중학교에 재직 중인 김지용 체육교사(K 중학교, 56세, 가명)가 전하는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중등교육 현장을 취재해 앞으로의 교육 방향을 전망했다.

김 교사는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등굣길이 막혀 가정에서 원격수업만 받던 학생들 중 3학년부터 9월 21일 등교를 재개했다. 당초 본교는 8월 14일 2학기 개학 후 1학년학생들의 등교가 예정 됐지만 수도권 학교 내 감염자 집단 발생으로 이 계획이 무산 돼 또다시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고등학교 입시 전형을 앞두고 있는 3학년의 중간, 기말고사 등의 평가를 통한 내신 산출 등 시급한 부분을 해결하고자 어쩔 수 없이 등교를 재개했다.

2학기 역시 5월부터 등교한 1학기 때와 동일한 양상으로 수업을 시작하게 됐다. 한 달여 공백에도 아이들은 1학기때 1/3 등교를 경험삼아 큰 혼란 없이 학교 수업에 적응했다. 교사인 내 자신도 아침등교와 점심급식 관련 발열체크와 방역 활동을 계획에 따라 재개했다. 하지만 등교수업을 둘러싼 논란이 만만치 않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돌봄과 교육 공백이 커지자 언제까지 등교를 미룰 수 없다며 찬성하는 입장과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데다 ‘조용한 전파’ 위험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등교수업은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실제로 얼마 전 인근 학교에서 부모에게 2차 감염된 학생이 발생해 우리 학생들과 관련성 여부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여야했다. 게다가 방문자제 등 ‘조용한 추석’을 호소하고 지향했지만 전국적인 이동이 많았던 연휴 이후 확진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어 학교 상황도 하루하루 예의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원격수업은 대면수업에 비해 현장감과 면밀한 지도가 힘들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교육부는 조ㆍ종례와 주당 2차시 이상의 교과 수업은 쌍방향으로 전환하라는 취지의 공문을 시행했다. 본교는 구글이나 줌 형태의 수업이 아닌 EBS온라인수업으로 진행해왔기에 이 또한 즉시 전환이 어려워 단체대화방으로 조ㆍ종례를 시행하고 학습방에 Q&A방을 만들어 쌍방향을 시도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렇지만 앞으로 원격수업이 장기화된다면 아무래도 실시간 쌍방향수업으로 전환해야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등굣길이 막혀 가정에서 원격수업만 받던 학생들 중 3학년부터 9월 21일 등교를 재개했다. 서울시 한 중학교 전경.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일선 교사들 “가르치는 업무보다 관리하는 업무에 점점 지쳐가”

김 교사는 “요즘 교사들 중 특히 담임교사는 ‘콜센터직원 같다’는 농담을 자주 하곤 한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는 아이들을 닦달하고 출결 체크하고 나이스(학교 교육업무 시스템)에 반영하는 것으로 수업을 대체하고 있으며 이 모든 과정을 정해진 시간에 처리해야 한다. 해당 시간에 그 업무를 반드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가르치는 업무보다 관리하는 업무에 점점 지쳐가고 있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상황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지침을 끊임없이 내려 보낸다. 이런 가운데 교사들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교육부’라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한다.

현장 교사들은 원격 수업의 피로감보다 그때그때 바뀐 지침에 맞춰 적응하는게 더 힘들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많다. 더구나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지난 9월 1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새롭게 진입하는 등 전반적인 생활 습관을 잡아줘야 하는 초등학교 1학년과 수업 습관의 기초를 기르는 시기에 있는 중학교 1학년은 원격수업으로 드러나는 문제가 가장 큰 학년에 해당 한다”며 “교사와 학생들 간의 만남을 통해서만 필요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며 등교수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추석 연휴 특별방역 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10월 12일부터 초등학교 1학년과 중학교 1학년이 매일 등교할 수 있도록, 학교 밀집도 기준에서 해당 학년에 대한 예외를 인정해줄 것을 교육부에 제안했다. 정부는 10월 12일 이후에는 코로나19 감염병 추이 등을 보고 등교 수업 연장과 밀집도 완화 여부 등을 방역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교육부가 밀집도 1/3 준수를 강력하게 권고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코로나 대확산의 위험성을 감수하면서 왜 등교수업을 강행하려는지 개인적으로 의구심이 든다.

당장 아침 발열지도를 면밀하고 정확하게 하려면 검사 시간과 인력이 대폭 늘어나야한다. 본교처럼 급식실이 작은 학교의 경우 거리두기를 바탕으로한 급식을 시행하려면 관련 시간을 1시간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매번 바뀌는 지침에 학사일정은 시한부 계획에 불과하고 학교의 계획도 매번 수정하고 학부모 민원에 시달려야한다. 또 2/3이상 등교를 하게 되면 교사들은 학습 관리보다 방역 관리에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하고 밀집도가 높은 학교의 교사들은 늘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것과 같이 매시간 긴장하고 지내야한다. 이처럼 학교 현장이 결코 녹녹치 않음을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인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적인 수업, 안정화된 원격수업 형태를 유지한 가운데 등교 인원 제한

끝으로 ” 코로나19는 아이들 간 감염도 위험하지만 학교 특성상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교사와 학생 간 상호 감염 발생 가능성도 굉장히 높다. 물론 학업성취수준 향상과 학습권도 중요하지만 코로나19의 대응 방침 중 밀집도를 낮추고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는 확산 방지 원칙에도 상당 부분 배치되는 것 같다. 현재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고 집단감염 등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태에서 명분을 앞세워 등교를 강행하는 것은 또 대유행을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30년 교사 경험에 비춰 볼 때 지금의 시점에서 건강하고 슬기로운 학교 생활과 코로나19 사회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안정화된 원격수업 형태를 유지하고 등교 인원을 제한 하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또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순 없지 않은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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