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고향길 자제 권고
추캉스(추석+바캉스) 선택한 시민들, 제주도 방문객만 30만 예상

9월 29일 오후 12시 50분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김포공항 국내선 1층 청사는 여행객과 귀성객들로 붐비고 있다. 아직은 이른 시각이라 공항 청사를 가득 메울 정도의 인파는 아니지만 금일 오후부터 내일까지 공항 이용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원금희 기자
9월 29일 오후 1시 국내선 2층 청사에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이재영 기자] 명절은 해마다 일정한 날을 정해 그날의 뜻을 되새기며 기념하는데 그 의미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절로는 설, 추석, 한식, 단오 등을 꼽을 수 있다.

추석에는 부모와 친지를 만나고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며 성묘 하는 오랜 풍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고향길에 제동이 걸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9월 2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추석 특별방역’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연장했다.

정부는 ‘추석 연휴 특별방역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이번 추석은 부모님과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간곡하게 호소했다.

이에 지난 23일 서울시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시민 1000명을 조사한 결과, 67.9%가 추석 연휴 기간 “고향에 내려가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공항 이용 승객수는 지난해의 약 75%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승객이 128만5천명 이었으므로 올 추석에는 96만3천명 정도가 공항을 이용한다는 분석으로 고향길이 아닌 여행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앞서 지난 26일 주말에만 2만7천여 명의 관광객과 귀성객이 제주에 도착했다. 특히 추석 연휴 및 개천절 연휴(10월 9∼11일)까지 총 3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릴 거라 예상하는 제주도에는 ‘코로나19’ 방역 특별 행정 조치가 시행됐다.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려는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시민들의 선택은 ‘여름에 즐기지 못한 휴가 이번 연휴에는 제대로 쓰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연휴 고향 대신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이00(남, 42살 서울거주)씨는 “코로나19로 심신이 많이 지쳐있다. 여름 휴가도 반납하고 집과 회사만 오가는 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다. 경북에 거주하는 부모님도 고향길을 만류하고, 5일간의 긴 연휴를 그냥 보낼 수 없어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모처럼 제주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코로나19 감염도 우려 되지만 집에만 머무를 수 없어 개인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며 의미 있는 여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정책과는 엇박자로 시민들은 고향길 대신 집콕이 아닌 여행길을 선택한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는 시민들의 심신을 힘들게 할 뿐만아니라 명절에 대한 의미마저 퇴색 시키고 있다.
 

추석 연휴 및 개천절 연휴(10월 9∼11일)까지 총 30만 명의 관광객이 몰릴 거라 예상하는 제주도에는 ‘코로나19’ 방역 특별 행정 조치가 시행됐다. 9월 29일 오후 12시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제주공항에 귀성객과 여행객들이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본격적인 연휴가 아닌 금일, 아직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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