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잔혹성, 한반도평화위협, 종전선언 공허, 북한 인권, 한국인과 북한 주민에 대한 북한의 경멸, 한국과 관계 무관심, 총격사살, 인권무시, 경멸, 위협, 도발”

이러한 말들이 특히 북한군이 한국의 비무장 민간인에 대한 총격 살해와 기름을 부어 불태워버린 세상천지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국내외 언론들이 쏟아낸 말들이다.

미국의 국익연구소의 한국 담당 국장인 해리 카지아니스는 VOA와의 24일 인터뷰에서 “이번 북한 행동이 한반도 평화 체제를 구축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 큰 방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문재인 정부가 북한의 이번 행동에 대한 이유를 요구해야만 한다”고 주문하고, “북한에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아니면 명령에 따르지 않은 불량 북한군인들의 행동인지 등 사건 경위에 대한 분명한 해명을 요구해야만 한다”고 주문했다.

전반적으로 이번 북한의 살해, 기름 부어 시신 불태우기 사건으로 “남북한 간의 관계가 더욱 더 냉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찬가지로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인을 총으로 살해한 것도 끔찍한데, 시신을 불에 태우기까지 했다며, 그 때문에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면서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인간 생명에 대한 경시뿐만이 아니라 한국 국민과 북한 주민에 대한 경멸을 보여 주는 가장 최근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특히 기회만 있으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노리는 한국의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무시와 경멸, 위협이었다“고 리비어는 지적하고, ”북한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에 얼마나 무관심하고,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는지 알 수 있으며, 이번 비극적 사건으로 한국 정부가 교훈을 얻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효과가 없는지 북한의 소행이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인 셈이다.

이번 사건은 좋지 않은 시기에 발생했다, 따라서 남북관계가 더욱 더 빠른 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다. 이번만이 아니다. 북한은 언제나 남한 측의 호의에 결과적으로 찬물을 퍼붓는 일이 적지 않았다.

이번 북한군의 한국인 살해사건과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 즉 종전선언 제안을 한 연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할지라도 일반인들이 느끼기에는 “한반도 평화 구상이나 노력들이 얼마나 공허한 것인가를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기도 하다. 평화협정 논의 자체가 무색하게 됐다. 북한의 사건 내용과 시기가 문재인 정부가 제안하는 것과는 엇박자가 적지 않다.

보수 성향을 가진 미국의 상당수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위원장의 북한 비핵화 협상의지, 한국과의 관계 개선 희망 등 북한에 대한 한국 정부의 구상이 현실화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무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는 자신들의 가정을 재평가하고, 정책과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물론 이와는 대조적으로 시건 하나하나에 대응하는 것보다는 길게 보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단 없는 노력이 가해져야 한다는 주장도 함께 존재한다.

VOA보도에 따르면, 미국 평화 연구소 프랭크 엄 선임연구원은 “한국 국민을 총격으로 사살하고, 심지어 시신을 불태운 것은 양국 관계 개선에 당연히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상황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사살된 공무원이 월북한 것인지, 어떤 사유로 해당 지역에 있었는지 등 여전히 구체적 정보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이 비인가자의 출입국 시 사살 명령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신종 코로나 유입 가능성에 과민하게 대응하고 있다”면서, “먼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북한 당국이 보도나 소문처럼, “무허가 입국자 등 모든 것을 조준 사격하도록 명령했는지에 대한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것도 한국 정부의 몫”이라는 주문이다.

한편, 로버트 에이브럼스(Robert Abrams)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북한이 중국 국경지역에 1~2km의 ‘버퍼 존(buffer zone)’을 새로 도입했으며, 국경을 넘어오는 모든 사람을 ‘사살하라’는 지령을 내리고, 그 지역에 특수작전부대를 배치했다고 밝혔다고 영국의 BBC방송이 24일 보도하기도 했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