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 엘알 항공기가 자국 영공을 통과하도록 묵인했다. 이스라엘 항공기가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통과하는 것 역시 사상 최초의 일이다. (사진 : CNN방송 화면 캡처)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관계 정상화를 이루기로 한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의 고위 대표단을 태운 이스라엘 국적기가 사상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상공을 날아 UAE에 직항 비행을 했다고 미 CNN방송이 1일 보도했다.

이스라엘-UAE 관계정상화는 미국의 중재로 이뤄졌으며, 앞으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외교정상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스라엘 국적 항공기 외벽에는 아랍어와 영어 등으로 평화라는 글귀가 써넣어졌다.

이날 직항 비행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 고문과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 등 미국의 고위 대표단이 이스라엘과 UAE를 잇따라 방문, 양국 관계 국교정상화 후속 작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13일 이스라엘-UAE 관계 정상화 소식을 전격 발표한 적이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 고위 대표단이 탑승한 이스라엘 국적 항공기가 831일 오전(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출발해 UAE에 도착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의 민간 항공기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의약품을 싣고 양국을 오간 적은 있지만, 이스라엘 국적 항공기가 직항 비행을 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첫 번째이다.

이로써 걸프만 국가들 가운데에서는 UAE가 최초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게 됐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집트, 요르단과는 수교를 맺고 있지만, 걸프만 7개국 중에서는 처음으로 UAE가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관계 장상화의 길을 걷게 됐다. 전문가들은 UAE는 이스라엘과 과거 전쟁을 치러본 적이 없는 국가여서, 앞으로 이스라엘과 보다 더 우호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UAE는 이 같은 정상화 과정에서 그동안 유지해왔던 이스라엘과의 경제교류금지법을 폐지하기도 했다.

셰이크 칼리파 빈 자예드 알나흐한 UAE 대통령이 지난 829일 수십 년 동안 이스라엘과의 경제교류금지를 했던 법을 폐지하는 칙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일부 이스라엘 기업들은 재빨리 UAE기업들과 비즈니스 체결에 들어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들 기업들은 831일 회담 이후, 항공과 금융 분야 등 다양한 분야로의 문호 개방을 기대하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재러드 쿠슈너 미 백악관 선임 고문, 오브라이언 보좌관,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이란 특사 등 미국 대표단은 지난 83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 정부 지도자들과 비공개 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UAE 관계 정상화 합의에 찬사를 보냈다.

쿠슈너 고문은 양국 관계 정상화 합의는 수많은 불가능 속에 이뤄진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실수 없이 잡아, 역내 평화와 발전을 달성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제 중동 평화를 위한 무대는 만들어졌으며, 다른 중동 국가들과 이스라엘 간의 평화협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나라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UAE와의 관계 정상화가 다른 아랍 국가들과 관계를 확대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UAE와의 합의로 경제적 이익도 강조했다. 그는 얼마나 높게 날지 보게 될 것이라며, 엄청난 무역과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이스라엘-UAE 관계 정상화에 대해 걸프만 7개국의 핵심이자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대부분의 아랍 국가들은 비교적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방송(VOA)831일 전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이스라엘 엘알 항공기가 자국 영공을 통과하도록 묵인했다. 이스라엘 항공기가 사우디아라비아 영공을 통과하는 것 역시 사상 최초의 일이다.

상황이 우호적으로 진행되면서 앞으로 바레인, 수단, 오만이 현재 집중적으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주 이들 국가들을 방문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UAE가 배신을 했다면 크게 반발을 보이고 있지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팔레스타인을 끝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며, 앞으로 더 많은 아랍 국가들이 중동평화의 중심으로 들어오게 되면, 팔레스타인도 결국은 주변정세에 맞춰 수긍하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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