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백신 개발을 서두를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위키피디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현지시각) “러시아가 세계 최초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승인했다고 밝혔다고 이날 영국의 BBC방송이 보도했다.

승인이 난 백신은 러시아 국방부와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전염병-미생물센터 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국영 TV로 생중계된 내각회의를 통해, 러시아가 임상 실험 두 달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세계에서 최초로 백신 승인을 허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의 과학적 능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자랑하고, “백신이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강한 면역력을 형성한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백신이 안전하며, 자신의 두 딸 중 한 명에게도 투여했다면서 백신의 대량생산이 곧 시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두 딸은 마리아와 카트리나인데 누가 백신을 맞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백신 1차 접종 첫날엔 체온이 섭씨 38도까지 올라갔으나, 다음 날 떨어졌고, 지금은 항체가 생겨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러시아의 국부펀드 카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백신 개발을 옛 소련의 1957년 세계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1호 발사에 비교하면서 백신 승인을 환영하고, 승인이 난 백신의 이름은 외국 시장에서 스푸트니크 V"라고 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이어 이 백신이 브라질에서 생산될 것을 기대하고,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과 필리핀에서는 곧 임상실험이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번 러시아의 백신 승인은 가장 중요한 3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백신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으며, 백신의 중요성은 세계 최초가 아니라 얼마나 부작용이 없는 안정성이라며 러시아 백신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방 국가에서는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을 대상으로 3차례의 임상시험을 거치면서 안전성을 검증한 다음, 공식적인 등록과 대량생산, 일반인 접종의 순서를 밟는다. 그러나 러시아 백신은 우선 1, 2차 임상 시험에 대한 정보가 거의 밝혀지지 않고 있어,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국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가말레야 연구소에서는 지난 6월 중순 1차 임상시험은 76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두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은 액체형 백신, 다른 그룹은 물에 녹는 가루 형태의 백신을 접종했다는 것이다. 2차 임상시험은 7월에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 결과가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아,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임상시험 대상자의 일부는 러시아 군인들도 포함되어 있어 군의 압박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백신 개발 책임자인 알렉산더 긴츠버그가말레야 연구소 소장은 113상 임상시험을 계속 진행과 동시에 백신 접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상 임상시험을 하기 전에 백신을 등록한 것은 성급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세계보건기구(WHO)의 대변인은 11러시아와 사전 자격심사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알렉스 에이자 미국 보건후생부 장관은 이날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백신을 먼저 개발하는 것보다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 세계 코로나19 감염 확진자는 2000만 명을 넘은 20,487,648. 사망자는 743,966명인 가운데 러시아는 확진자 수 순위 세계 4위로 확진자 897,599, 사망자 15,131명이다.

그동안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고, 국제사회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백신 개발을 서두를 것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