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영토 침투 시도를 좌절시켰다고 밝힌 이스라엘과의 국경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베이루트 폭발과 “이스라엘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사진 : 영국 BBC방송 화면 캡처)

레바논은 지난 4(현지시각) 수도 베이루트에서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최소한 78명이 숨지고 4000여명이 부상한 뒤 애도 중이다. 레바논은 5일부터 사흘간 공식 애도기간을 갖는다.

영국 BBC방송 5일 보도에 따르면, 베이루트 상공에는 폭발의 버섯구름으로 가득 찼고, 폭발한 항구의 화재로 등으로 베이루트 도시 전체가 흔들렸다.

미셸 아운(Michel Aoun) 레바논 대통령은 질산암모늄 2,750톤이 6년 동안 창고에 불안전하게 보관되어 왔다면서, 5일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2주간의 비상사태가 선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운 대통령은 또 1000억 리라(7851,360만 원)의 긴급자금을 풀겠다고 발표했다.

조지 케타니(George Kettani) 레바논 적십자 대표는 현지 언론에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엄청난 재앙이라며 도처에 희생자와 사상자가 있다고 밝혔다.

관리들은 4일 폭발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레바논 최고 국방위원회는 책임자들이 가능한 최대한의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질산암모늄은 2013년 항구에 압류된 선박에서 하역된 뒤 창고에 보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폭발은 레바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경제위기가 오래된 분열을 재점화하고 있는 민감한 시기에 발생했다. 2005년 라피크 하리리(Rafik Hariri) 전 총리 피살사건과 관련한 재판에서 오는 7일 선고를 앞두고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폭발은 4일 오후 6(현지시간, GMT 15)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BBC 기자는 베이루트 항을 무력화시킬 만큼 시체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돌무더기 밑에 갇힌 사람들을 보여주었다. “한 목격자는 그 폭발이 귀가 멍멍할 정도였고, 비디오 영상에는 부서진 차들과 폭발에 의해 파괴된 건물들이 찍혔다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AFP통신은 이 부근의 건물들은 모두 무너졌다는 항구 근처의 한 목격자의 말을 전했다. 이어 그 목격자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어둠 속에서 유리와 잔해 속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폭발은 지중해 동부 키프로스 섬에서 240km(150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감지됐으며 현지인들은 지진인 줄 알았다고 한다.

라미 루하임(Rami Ruhayem) BBC방송의 베이루트 파견 기자는 이렇게 나쁜 시기에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코로나19 감염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병원들은 대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고, 그들은 수천 명의 부상자들을 휩싸여 있다고 전했다.

레바논은 대부분의 식량을 수입하고 있다. 레바논 경제는 앞으로 식량 불안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거의 1년 동안 급락 상태에 빠져 있다. 이제 항구에 저장되어 있던 곡식이 모두 없어졌다. 사실 베이루트 항만은 더 이상 항만이 아니다라고 한 관리는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라미 루하임 기자는 충격이 사그라진 후에도 그 충격은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바논은 1975~1990년 내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정부가 처리한 것에 반대하는 가두시위를 벌이는 등 정치적 혼란을 겪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전면적인 개혁을 수행하는데 실패하면서 수 년 동안 정치를 지배하고 자신의 부를 축적한 지배 엘리트들을 비난해왔다. 레바논 사람들은 날마다 전력 절감, 안전한 식수 부족, 제한된 공공 의료 서비스에 대처하면서 살아와야만 했다.

한편, 지난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영토 침투 시도를 좌절시켰다고 밝힌 이스라엘과의 국경에도 긴장이 감돌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베이루트 폭발과 이스라엘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그 폭발은 전 라피크 하리리 총리가 사망했던 자동차 폭탄 테러 현장에서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 4일 폭탄 테러는 또한 네덜란드 특별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4명의 남자들에 대한 평결을 며칠 앞두고 발생했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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