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장 서병완(민), 부의장 나상희(통), 행정재경위원장 이수옥(민), 복지건설위원장 윤인숙(민)
민주당의 욕심과 통합당의 내분으로 운영위원장 제외한 ‘원 구성’

한 달 넘게 감투싸움을 벌인 양천구의회는 7월 31일 제 279회 본회의를 열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의장단을 선출했다. 그나마 1차 당선자가 없었던 의회운영위원장은 공석으로 남겨둔 채 본회의는 정회 후 자동 산회했다. 양천구의회 전경. 사진=시사경제신문 DB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4.15일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163석의 지역구를 확보해 단독 과반에 성공했다. 미래통합당은 84곳, 정의당 1곳, 무소속 5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범여권은 전체 의석의 5분의 3인 180석 이상을 확보해 ‘슈퍼 여당’이란 타이틀을 거머줬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러한 의석수를 빌미로 국회의장, 국회부의장은 물로 17개 상임위원장을 싹쓸이했다.

지난 7월 1일부터 서울 25개 자치구 제8대 후반기 기초의회 임기가 시작됐다. 서울 25개 기초의회 역시 대부분 민주당의 의석수가 우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무너진 경제를 회복하고 부동산 정책으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구민의 생활 안정과 지역 정서를 고려해 여야 간 타협점을 찾아 대부분 합리적인 모양새로 의장단을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 9명, 미래통합당 8명, 정의당 1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된 구로구의회는 의장 및 운영위원장을 제외한 부의장, 행정기획위원장, 복지건설위원장을 미래통합당 의원들로 선출했다. 옆동네 강서구의회는 더불어민주당 14명, 미래통합당 8명 등 총 22명의 의원 중 부의장과 미래복지위원장은 미래통합당의 몫이 됐다. 이렇듯 대다수 기초의회가 구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의장단을 꾸려 새로운 도시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민생현장 돌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달 넘게 감투싸움을 벌인 양천구의회는 7월 31일 제 279회 본회의를 열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의장단을 선출했다. 그나마 1차 당선자가 없었던 의회운영위원장은 공석으로 남겨둔 채 본회의는 정회 후 자동 산회했다.

민주당 10명, 통합당 8명 총 18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양천구의회는 지난 5월 27일 민주당 서병완 의원을 일찌감치 의장으로 내정했다. 이후 부의장과 3석의 상임위원장을 놓고 여야 간 첨예한 대립 속에 마찰을 일으켰다.

그동안 여야는 수많은 논의와 의총 끝에 본회의 당일 의장단 구성의 최종 안을 제시했다. 민주당은 통합당에게 부의장 한 자리만을 허락했다. 통합당은 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의장단 구성의 바통을 민주당에게 모두 넘겼다.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본회의는 몇 차례의 시간 연기와 정회를 거듭했고 양 당은 그들만의 당리당략을 위한 명분을 찾았다.

이 지리멸렬한 싸움은 통합당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본회의에 참석한 나상희 의원의 손끝에서 막을 내렸다. 나 의원은 민주당의 최종안(부의장 한자리)을 수락해 의장단 선거에 표를 던졌고, 의장 서병완(민), 부의장 나상희(통),  이수옥 행정재경위원장(민),  윤인숙 복지건설위원(민)이 선출됐다.

앞서 양천구의회는 전반기 원 구성부터 삐그덕 거리며 상임위별 배속위원 숫자 싸움, 특정 조례안 통과 여부 등 수많은 갈등을 빚어왔다. 이러한 갈등의 끝은 여야 간 ‘본회의장 단상 위 집단 난투극’을 초래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의원들은 폭행 및 상해 혐의로 쌍방을 고소하며 서로에게 주홍글자를 달았다.

여야가 720시간을 넘게 허비한 이번 감투싸움에서 의회운영위원장을 제외한 4명이 가시면류관을 쓰게 됐다. 민주당의 오만과 욕심, 통합당의 무기력과 내분이 만든 이번 싸움판의 피해자는 50만 구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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