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독재자들이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사람들을 봉쇄하기 위해 사용하는 ‘억압적인 전술’을 기꺼이 구사할 것임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CNN은 판단했다. (사진 : 미국 포틀랜드 지역 방송 KGW8 동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고 있다. 그것은 트럼프 자신을 세계의 독재자들의 반열에 오르게 하고 있다. ”

미국의 CNN방송은 26일 이 같이 보도하고, “중무장한 정체불명의 보안요원들이 오레곤 주 포틀랜드 거리에서 인종차별주의 반대 시위대를 붙잡아, 뚜렷한 명분도 없이 아무 표시도 없는 차안으로 무더기로 집어넣고, 이는 모습은 미국이 아닌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들이라고 지적했다.

CNN이름표를 달지 않은 준군사적 스타일의 장교들 중에는 주로 테러리즘에 대항하기 위해 9/11 이후에 창설된 국토안보부 출신들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그 신원을 알 수 없는 경찰관들은 위험인물들과 물질로부터 미국의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만들어졌다는 부서, 세관국경보호기관(Customs and Border Protection agency) 출신들이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내 인종차별주의 반대 시위대를 거듭 테러리스트로 낙인찍고 있으며, 포틀랜드에서 다른 민주당 출신의 주지사가 있는 도시에 대해, 몇 주 안에 준군사적 성격의 부대를 파견, '폭파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보면, 독재자들이 자신들에게 도전하는 사람들을 봉쇄하기 위해 사용하는 억압적인 전술을 기꺼이 구사할 것임을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CNN은 판단했다.

오레곤 주 의회 의원인 제프리 머클리(Jeffrey Merkley), 론 와이든(Ron Wyden), 수잔 보마미치(Suzanne Bomamici), 얼 블루메나워(Earl Blumenauer)는 법무부와 국토안보부에 보낸 서한에서 포틀랜드에서의 시위대에 대한 강압적인 진압을 맹비난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권위주의 국가에서나 사용하는 전술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 주 의회 의원들은 서한에 이러한 전술에는 투명성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명백한 노력의 일환으로, 휘장을 확인하지 않고 연방 요원을 배치하는 것, 뚜렷한 이유 없이 사람들을 길거리에서 납치하는 것, 그리고 평화로운 시위자들에게 해를 입히기 위해 잠재적으로 치명적인 무기를 사용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이 행동들은 통제할 수 없다. 이들은 입헌적 민주공화국의 정부가 아니라 독재자가 이끄는 정부의 전술을 더 잘 반영하고 있다. 비평가와 반대파를 망신시키는 독재 정부를 섬뜩하게 연상시켰다고 적었다.

반정부 시위가 본질적으로 금지되고, 이유 없는 실종이 드문 일이 아닌 이집트에서는 지난해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매우 이례적인 시위로 수천 명이 억류됐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는 억류된 100명 이상이 17세 미만이며, 이들 중 수십 명은 테러조직의 일원이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터키에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반정부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묘사하고 있으며, 지난 2년간 언론인, 학계, 인권운동가와 함께 반테러법에 의해 수감된 사례가 많다.

그리고 7월 초 홍콩에서는 23세의 민주화 시위대가 중국의 새로운 홍콩국가보안법(Hong Kong National Security Law)에 따라 기소되는 첫 번째 사람이 되었는데, 이는 중국이 고도의 자치를 인정한 영중 공동선언을 위반하는 것이며, 동시에 중국 본토에서와 마찬가지로 강압적, 일방적 권력 장악법을 홍콩에 처음으로 노골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보안법으로 첫 적용으로 이 청년은 탈옥과 테러 활동을 선동한 혐의로 기소되었고, 경찰들에게 오토바이를 들이댄 혐의로도 기소되었다. 홍콩보안법은 2020710(현지시간)부터 전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갔었다.

중국은 또한 반테러 운동을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해가며 이용을 해왔다. 미국 국무부와 몇몇 인권단체들의 추산에 따르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설치된 재교육 캠프(사실상 수용소)”에 있는 100만 명 이상의 무슬림 소수 집단을 구금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독립된 신장 위구르지역의 분리주의 운동과 정치 폭력의 소동을 정치적으로 적절히 이용하고 있다.

안티파(Antifa)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해 새로운 대테러법(new counterterrorism laws)에 대한 욕구가 있음을 보여준다.

안티파는 반()파시스트(Antifa=Anti+Fascist)의 줄임말로, 트럼프 대통령은 공식 지도자나 본부가 없는 느슨한 기반의 운동인 안티파를 대체적으로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이 사람들을 폭력 행위를 자행한 탓으로 돌렸다. 미국에는 온전한 국내 단체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 무법자 집단(group outlawed)’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테러방지법은 세계 각지에서 문제가 되어왔고, 문제는 종종 테러리스트가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된 국제적 정의가 없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터키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망명 경쟁자인 페툴라 굴렌(Fethullah Gulen)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이는 학계와 권리 운동가들을 테러법이라며 수감해버렸다. 또 러시아에서는 국가의 시민적 자유가 없는 것에 비판적인 한 기자가 최근 테러를 정당화했다는 이유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9.11 테러 이후, 유엔 안보리는 회원국들에게 테러리즘을 적절히 해결하기 위한 법을 고안하고 개정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그들은 테러리즘을 규정하는 것을 개별 국가에 맡겼다.

필리핀은 미첼 바첼레트(Michelle Bachelet) 유엔 인권위원장이 로드리고 두테르테(Rodrigo Duterte) 대통령에게 서명하지 말 것을 촉구한 반테러법(anti-terror law)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비판과 범죄, 테러의 중요한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으며, 평화적 비난에 관여하는 사람들에 대한 오남용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으나  묵살됐다.

런던경제대 인권법학 교수인 코너 기어티(Conor Gearty)“2001년부터 정의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면서, “당신들이 가지고 있던 것은 유엔이 그곳에 가서 대테러를 하면 우리가 테러리즘이 무엇인지 결정하게 해주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그것은 단지 권위주의 정권들을 위한 선물용 말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의 사진은 중국, 터키, 이집트처럼 암울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일들은 물론 최근 백악관 밖 시위대에 대한 이전의 단속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감을 얻기 위해, 이들 국가들을 찾고 있다는 최근의 신호일 뿐이라며 트럼프를 출세지향적인 권위주의자(aspirant authoritarian)”라고 묘사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현상과 현실은 미국인들에게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며, “미국인들 역시 걱정해야 할 것은 이 문제에 대한 명백한 지지와 이에 반대하는 매우 고위층의 목소리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마디로 트럼프에게는 고언이나 직언을 하는 사람이 없는 점이 큰 문제라는 것이다.

포틀랜드에서 볼 수 있는 탄압에 대해 국가의 보안 기구는 목소리를 내는 반대자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위 간부들 중 일부는 국내 정치로부터 독립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켄 쿠치넬리(Ken Cuccinelli) 국토안보부 차관 대행은 지난 21일 포틀랜드의 상황을 테러리즘이라고 표현하며 포틀랜드의 영상과 이미지를 리트윗했다.

군 최고위급인 마크 밀리(Mark Milley) 장군은 백악관 인근 교회 밖 사진촬영에서 트럼프와 함께 등장한 것에 대한 비난이 일자 사과했다. 경찰은 대통령의 길을 닦기 위해 불과 몇 분 전에 고무탄과 후추 스프레이 발사를 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른바 레전드작전(Operation Legend)’으로 불리는 75000명의 연방요원을 미국 다른 도시에 보낼 수 있다며, 포틀랜드 에 이들 요원들을 점진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히 인종차별반대 시위가 계속되면서 이들 도시들, 모두 민주당 주지사나 시장들이 있는 도시들이 범죄자들에 의해 과잉 운영되어 왔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지역 지도자들과 경찰이 범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의 비판론자들은 레전드 작전이 트럼프 대통령이 113일 투표를 앞두고 자신을 법률과 질서정연한 대통령으로 투영하려는 뻔뻔한 재선 투구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민주당의 라이벌인 조 바이든(Joe Biden)을 경찰 반대자로 그리려는 것이다.

인디아나 주의 노트르담 대학의 정치학 조교수인 루이스 시우메리니(Luis Schiumerini)쉽게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시위가 반인종주의 운동에서 더 넓은 반정부 운동으로 변모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터키, 브라질, 우크라이나의 시위에 대한 최근 연구를 공동 저술하며, 보안군에 의한 공격이 어떻게 “(사회 변화 등에 대한 대중의) 반발 시위(Backlash Protests)"를 촉발할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는 저술에서 여러 나라에 분명한 패턴이 있다. 시위는 특히 무언가를 요구하며 작게 시작할 수 있지만, 시위를 진압하는 대신 고무탄이나 최루탄과 같은 이른바 덜 치명적인 무기로 진압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 그들은 성장하며, 종종 거대한 운동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의 예는 많다. 이란에서는 지난해부터 연료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가 수개월에 걸치면서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로 번져나갔다. 2019년 홍콩에서 시작된 범죄인 인도법안(이른바 중국송환법)에 반대하는 평화시위는 경찰이 시위대에 고무탄과 최루탄을 사용하자 순식간에 더욱 공격적인 민주화 시위로 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분열적인 사건이 자신의 근거지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런 자극을 확대해 나가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루이스 시우메리니 조교수는 이것이 투표에서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어느 쪽이 더 폭력적이고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인지에 달려 있다면서 유권자들은 대통령의 행동이 폭력을 감소시키는지 또는 악화시키는지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로 낙인찍으려는 것은 우리의 연구에서 일관되게 보았던 것, 특히 터키의 경우 그랬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정부가 이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면, 여론을 돌려 시위대를 부정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그것의 성공은 시위대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시위대의 행동을 폭력적, 무법적이라는 식으로 표현할 수 있을 때, 테러범이라는 꼬리표가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고 지적했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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