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가 알뜰폰 번호 이동 55.3%... 기존업체들 ‘울상’

▲ SK텔링크, KTIS, 미디어로그 등 이통3사 자회사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주말 영업에 유리해 가입자를 대거 유치하고 있지만, 그외 사업자들은 사실상 영업을 포기한 상태다.

이동전화 주말 전산개통으로 이동통신3사의 알뜰폰 자회사만 이득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이통3사의 주말 전산개통이 시작된 지난 1일부터 22일까지 주말 번호이동 실적을 분석한 결과 SK텔링크, KTIS, 미디어로그 등 이통 자회사가 2827건의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이는 20여개 알뜰폰 업체가 유치한 총 5113건의 55.3%를 차지한다.
 
SK텔레콤의 알뜰폰 자회사인 SK텔링크는 3월 주말동안 1444명을 번호이동으로 끌어들였다. KT의 자회사 KTISLG유플러스의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각각 435, 948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사실상 주말 영업을 알뜰폰 시장 1위업체 CJ헬로비전과 KCT, 온세텔레콤 등 알뜰폰 시장을 이끌어왔던 업체들도 주말에 번호이동 가입자를 전혀 유치하지 못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주말영업을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주말의 즉시개통은 소비자에게는 확실한 이점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영업을 하려면 전산시스템 운영뿐 아니라 사후서비스(AS), 고객서비스(CS) 인력, 대리점 등 유통망 인력 등도 돌려야 해 평소보다 1.5배 가량의 비용이 더 필요해 주말 영업을 못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컴즈, 아이즈비전, 에넥스텔레콤 등 우체국을 통한 알뜰폰 수탁판매가 주력이던 중소 업체들도 주말 평균 번호이동 가입자 4.3건에 그쳤다. 우체국이 주말에 문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체 한 관계자는 "이통3사 입장만 반영해 주말 개통을 시작했고 알뜰폰 업체들의 사정은 아예 배제됐다""시장을 전체적으로 보지 않고 성급하게 일을 추진하다 보니 KTOA 한 고위 관계자는 "애초에 이통3사 중 SK텔레콤와 KT가 원해서 주말개통을 시작했고 알뜰폰 업체들이 불리한 상황에 놓인 것은 사실"이라며 "주말 영업의 여력이 없어도 독자 전산망이 있는 사업자들은 전산을 닫아버리면 되지만 이통3사 전산망을 빌려쓰는 사업자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통3사는 3월동안 85749건의 주말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32435, KT26842, LG유플러스가 26473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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