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남한 측 대북 전단(삐라) 에 대한 북한의 비난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장금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통전부장)은 12일 남한 측의 대북 전단 살포 대응을 강력히 비난하면서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장금철이라는 인물은 2019년도 2월 하순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넘겨받았고, 통전부장이 개인 명의로 담화를 낸 것은 이번 최초이다.
장금철은 2001년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참사로 6.15 남북공동행사에 참가했고, 이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중앙위원에 임명되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에서 민간 교류 업무를 맡았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2019년 4월 10일 노동당 7기 4차 전원회의에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으로 선출되었고, 정무국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으로 임명됐다.
이날 장금철 통전부장의 담화는 지난 4일 김정은 위원장 친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 1부부장의 담화이후 강도를 높여 나온 것이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장금철 통전부장은 “북남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이번 사태를 통해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면서 청와대의 NSC 상임위원회에서 11일 대북전단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하겠다는 내용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조선 속담이 그른 데 없다.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고 꼬집었다.
장금철은 “이것이 청화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면 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며 “좌우상하 눈치를 살피고, 좌고우면하면서 번지르르하게 말 보따리만 풀어놓는 것이 남조선 당국”이라고 매우 거친 비난을 쏟아댔다.
그러면서 장금철은 “여태껏 말이 부족하고 글을 제재로 남기지 못하여 북남관계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해, 말과 글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남한 정부를 꼬집었다.
이어 그는 “북남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진심으로 우려하였다면,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런 법 같은 것은 열 번 스무 번도 더 만들고 남음이 있었을 것”이라며, 역시 말이나 글로만 떠들지 말고 실질적으로 자신들에게 이득이 있는 행동으로 즉각 옮기라는 재촉성 발언으로 보인다.
장금철은 또 “북과 남이 손잡고 철석같이 약속하고, 한자 한자 따져가며 문서를 만들고 도장까지 눌러 세상에 엄숙히 선포한 합의와 선언도 휴지장처럼 만드는 사람들이 아무리 기름 발린 말을 한들 누가 곧이 듣겠는가”라고 되묻고는 “가볍기 그지없는 혀 놀림으로 험악하게 번져진 오늘의 사태를 어물쩍 넘기려고 타산했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오산은 없을 것이며, 큰일이나 칠 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치지만 실천은 한 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 서고 싶지 않다”고 굵은 선을 그었다.
한편, 북한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외에도 13일 0시 5분쯤 북한 내 주민들이 청취하는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에 장금철의 담화를 공개해, 남한을 ‘대적사업(對敵事業)’으로 하겠다는 김여정의 담화 내용을 확인시켜 주면서 대내결속을 다져 나가는 과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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