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사간 협력 첫 사례···과도한 경쟁 자제 및 상호협력 약속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지난 2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지성규 하나은행장,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사진=하나금융그룹)

[시사경제신문=양희영 기자] 순익 기준 국내 1위와 3위 금융그룹인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손을 잡았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호협력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해외시장에서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공동으로 영업기회를 발굴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 대형 금융그룹의 협력관계 구축은 이번이 첫 사례다.

두 그룹은 그간 다양한 형태로 해외 진출을 도모했으나 ▲특정 지역 쏠림현상 ▲국외 네트워크의 현지화 및 대형화 추진 정체 등의 문제를 겪었다. 이에 두 그룹은 글로벌 금융사와 경쟁하기 위해선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상호 보완을 통해 질적 성장과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두 그룹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글로벌 사업 전반의 공동 영업기회 발굴 및 추진 ▲각국 규제와 이슈 사항에 대한 공동 대응 ▲공동 신규 해외시장 진출, 해외 공동 투자, 해외 네트워크 조성 ▲기타 다양한 형태의 글로벌 부문에서의 교류와 협력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이번 협약은 신한과 하나가 선의의 경쟁관계를 극복하고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금융 페러다임을 제시한 것”이라 평하며 “양 그룹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불확실한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좋은 기회”라고 기대를 밝혔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금번 협약은 기존 양 그룹간 단순한 선의의 경쟁관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금번 협약을 통해 양 그룹이 세계적인 금융기관들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 그룹은 이날 업무협약식에서 구체적 협력 계획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업무협약은 국내 1, 3위의 대형 금융지주사가 협력한다는 데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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