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아이’처럼 어느 한쪽 편들기 힘들어

중국과 미국은 이혼한 부모처럼 싸우고 있고, WHO는 중간에 낀 아이로 편을 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그래픽 : 시사경제신문)

보건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처리 문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유엔의 역할에 대한 깊은 오해를 보여주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세계 보건의 약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에이피(AP)통신이 19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Tedros Adhanom Ghebreyesus)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전 세계적으로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현지시각) 앞으로 30일 안에 WHO실질적인 개선(substantive improvements)”을 약속하지 않으면, 미국의 출연금을 영구적으로 중지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미국의 납세자들이 현 상태에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지 않는 기구에 계속 자금을 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썼다. 미국은 WHO의 가장 큰 출연금 국가이며, 연간 약 45천만 달러를 제공한다. 반면 중국은 4천만 달러를 제공하고 있다.

데비 스리다르(Devi Sridhar) 에든버러대학(University of Edinburgh)의 글로벌보건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이 서한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위해 작성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감염과 바이러스 사망자를 갖고 있는 미국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의 파괴적인 영향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미국은 이혼한 부모처럼 싸우고 있고, WHO는 중간에 낀 아이로 편을 들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국제기준을 정하고, 회원국들이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그가 그들에게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회원국들은 이에 동의하고 더 많은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우샘프턴대학(University of Southampton)의 마이클 헤드(Michael Head)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고 있는 상당 부분이 WHO의 의도된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마이클 헤드는 “WHO는 발생 국가들에 대해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 제한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들은 법률에 의한 강제집행이 아니라 전문가의 지도를 제공한다.”고 지적하고,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었던 다른 곳들, 특히 코로나19와 연계된 150만 명의 감염과 9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보인 미국에서 분명한 거버넌스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HO가 중국의 부당한 영향을 받았다고 거듭 비난하고, WHO가 중국의 투명성을 칭찬하는데 고집스럽게 주장하고있다고 말했다.

파델라 차이브( Fadela Chaib) WHO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WHO는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100명 미만이었던 지난 130일 전 세계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선언이 발표되었을 때, WHO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중국이 새로운 발병 대응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가 중국이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취했던 특별한 조치들로 다른 나라들이 계획할 시간을 벌어준 것에 대해 감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었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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