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앞두고 기자회견 활용이 지지율로 연결 안 되고 있어

미국 갤럽이 발표한 여론 조사(4월 14~20일 실시)에 따르면, 트럼프의 브리핑을 중요한 정보원으로 지목한 것은 27%였다. 중요하지 않은 정보원이라고 한 응답자는 26%, 46%는 정보원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사진 : 폭스뉴스 화면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대처능력에 대해 무능하다라는 매우 비판적인 비난과 함께, 113일의 대통령 선거를 앞둔 그의 조바심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폭스 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대선에서 당당히 승리, 재선을 하려 온갖 수단을 동원하면서 유권자들의 환심을 얻으려는 치열한 노력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좌충우돌하는 면을 보임으로써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과학적 근거 없는 코로나 대처법이 그의 무식함과 무능함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소독액을 체내에 주입하면 어떻겠느냐는 매우 비상식적인 질문에 자신의 무지함이 고스란히 공개적으로 드러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23(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국토안전부의 고위 관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고온이나 높은 습도와 햇빛에 약하고, 소독액 등이 바이러스 격퇴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무식함이 드러났다.

연구는 소독액의 체내 투입을 상정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독액을 체내에 주사하는 것은 어떤가?”라고 물은 것이었다. 회견에 배석했던 백악관 코로나TF 데보라 벅스 조정관은 그것은 치료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지만, 트럼프의 치료법을 둘러싸고 큰 소동이 일어났다.

벅스 조정관은 지난 314일 브리핑에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를 소대하면서 한국모델을 따라가면 성공하고, 이탈리아를 따라가면 실패한다고 한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소독액 체내 주사 치료법(?) 발언이 있은 후 미 동부 메릴랜드 주의 위기관리국은 트위터에서 신종 코로나 소독액에 관해서 문의를 몇 건이나 받았다면서소독액이 체내에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주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치료법과는 정반대이다.

가정용 소독액 등을 제조하는 미국의 레킷벤키저도 성명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당사의 소독제품을 주사하거나 마시지 말라며 주의를 환기시켜야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424일 기자회견에서 같은 발언을 번복하며, 거기에 있던 기자들을 향해 다소 빈정거림으로 어떤 사태가 일어날지 지켜보려 했던 말이라고 해명하면서 벌어진 소동을 회피하려했다. 그러나 그의 그 같은 변명 역시 기자들에게 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를 놓고도 의학적, 과학적 근거 없이 독자적인 주장을 펼치면서 정권 내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한국에서는 오전 오후 하루에 두 차례씩 전문가 집단, 즉 질병관리본부와 중앙재해대책본부에서 아무 친절하게 국민들에게 전문성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대통령은 관련 회견이라든가 설명을 하지 않고 전문가 집단에 맡겨놓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이 직접 나서서 알자도 못하는 분야를 다루다가 사고를 치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수시로 언론에 자신을 노출시켜 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겠다는 의욕이 너무 앞서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발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치료약으로서의 유용성이 논의되고 있는 항말라리아치료제인 하이드로클로로킨과 클로로킨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 상황을 확 바꾸는 획기적인 것)라며, 임상 사용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신종 코로나 대책반 전문가들은 미승인 때문에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지 않다면서 임상 사용 반대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인 엑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 내의 대립은 분명하게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피터 나바로의 대통령 국가무역회의 보좌관과 대책팀의 멤버로 일하고 있는 국립 알레르기연구소 앤서니 파우치 소장의 사이에서 일어났다.

파우치 소장은 “(나바로의 데이터는) 반드시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반격하자 나바로 보좌관이 격분했다는 보도이다. 또 이와 관련, 미 식품의약국(FDA)는 심장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FDA측은 알려진 부작용은 심사숙고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의료진의 감독아래 신중한 사용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자신을 향한 비판이나 비난에 참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 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말 정례 기자회견을 하다말고 나가버리는 이레적인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간헐적으로 관계자와의 만남에 기자를 끼워넣어 질의에 응하거나 자신의 정책을 과시하는 듯한 회견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 건수가 세계 1위라고 자신의 업적을 과시한 지난 511일 회견에서 미국 CBS방송의 중국계 미국인 여기자가 비판적인 질문을 하자 중국에 들어보라며 발끈하는 장면이 방송돼 버렸다.

트럼프의 자기 업적과시 즉 검사의 수가 세계 1위라는 것에 대해 기자는 그게 왜 중요한가? 여전히 매일 미국인들이 목숨을 잃고 있는데...”라고 하자, 트럼프는 나에게 묻지 마라, 그 질문은 중국에 해라. 아주 색다른 대답이 있을 것이다며 반발하는 영상이 그대로 방영돼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들고 나오자 왜 나한테 그런말을 하느냐?”며 기자들이 다그쳐 묻자, 그는 불편한 질문을 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런 말을 왜 하느냐면서 회견장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대 방지를 위해 선거 집회를 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역에 TV로 생중계되는 회견을 활용,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작용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갤럽이 발표한 여론 조사(414~20일 실시)에 따르면, 트럼프의 브리핑을 중요한 정보원으로 지목한 것은 27%였다. 중요하지 않은 정보원이라고 한 응답자는 26%, 46%는 정보원이 아니라고 응답했다.

또 조사회사 입소스가 지난 511~12일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율은 41%4월 중순 조사때 보다 4%p하락한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56%5%p상승한 결과를 보여, 트럼프의 수시로 하는 기자회견 활용 효과가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시사경제신문=성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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