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수 작년 동기대비 세자리수 줄고 직원수도 6천여명 줄어
영세업체 다수, 경기침체에 가동률 '뚝' 떨어져... 집약적 지원 필요

지난 6일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 내 한 공장 모습 (사진=민정수 기자)

 

“지난 해 미중 무역마찰 등 여파로 추석 이후부터 일거리가 줄기 시작해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 때문에 내수경기가 폭삭 내려앉으면서 일거리가 반 토막 났습니다.”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 내에 자동화기기 부품을 만드는 A업체 대표는 이처럼 하소연했다.

그는 “직원도 4명에서 2명으로 반으로 줄였지만 그나마도 일거리가 없어서 4시30분이면 퇴근시킨다”며 “지난 15년간 운영해 온 공장을 이번에는 문 닫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집진기를 만드는 B업체 대표도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내수경기가 침체되면서 주문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공장임대료에 전기세, 직원들 월급에 숨만 쉬어도 하루에 고정적으로 드는 돈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막막하다”고 했다.

1977년부터 조성·운영되고 있는 반월시화산단은 국내 최대 중기 집적단지로 자동차부품, 전자부품, 기계부품과 뿌리산업(도금 주물 열처리 등) 등 기업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또 수도권에서 최대 고용·생산 기지로 꼽혀 왔다.

그러나 지난 6일 반월시화산단에는 공장을 임대하거나 매각한다는 현수막이 이곳저곳에 붙어 있었다. 오후 5시가 지나자 일거리가 없는 탓인지 직원들은 다 퇴근을 하고 산단은 텅 비었다.

반월시화산단 내 한 부동산 관계자는 "불황 여파로 직접 제조업을 하기보다는 임대업으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규모가 큰 공장의 매각이나 임대는 문의가 적어 1년 이상 기다리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2월 현재 반월시화산단의 업체수는 총 1만9668개사(반월 7125개사, 시화 1만1632개사, 시화MTV 980개사)로 지난 해 2월(1만9781개사)에 비해 세자릿수나 줄었다.

고용인원도 2월 기준 24만9906명(반월 11만4759명, 시화 12만3594명, 시화MTV 1만1553명)으로 전년동기비(25만6434명) 6527명이나 줄었다.

2월 현재 국가산단 전체 평균 공장가동률이 76.7%인데 비해 반월산단은 66.7%, 시화산단은 70.9%에 그쳤다.

이처럼 반월산단이 침체되는 원인으로 자동차 전자 기계 등 주력 산업의 침체를 들 수 있다. 또 미·중 무역 마찰이나 국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여파로 대기업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하청공장들의 일거리가 줄어든 것으로도 분석된다.

거기에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여파로 내수경기가 대폭 위축되고 수출도 부진해지면서 연이은 불황으로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산단공 관계자는 "반월시화산단은 주로 하청업체들이 몰려있는 구조이다 보니 경기가 위축되면 가장 먼저 가동률이 하락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중소공장들을 지원하는 집약적인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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