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 “매뉴얼 및 펀드 등 지원정책 필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중문화 공연에 대해 당국과 관계기관에 관련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진=PIXABAY)

 

[시사경제신문=김종효 기자]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중문화 공연 상황에 대한 설명 및 당국과 관계기관에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협회는 최근 긴급성명을 통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대중음악 관련 행사가 잇달아 연기·취소되면서 중소 음악 레이블은 직격탄을 맞았다. 중소 레이블은 운영 규모가 작고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 대형 기획사보다 체감하는 타격이 훨씬 크고 앞으로도 손해액을 메꾸기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는 다양한 작품으로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던 콘텐츠 제작 자체가 줄어드는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일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협회 회원사인 44개 중소 레이블 및 유통사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열기로 했던 행사 중 73개가 연기 또는 취소됐다. 손해액만 약 62억7000만원에 이른다. 

특히 인디 뮤지션이 많이 활동하는 홍대 근처 소규모 공연장 공연에 대해 별도로 집계한 결과, 2월부터 4월 사이 공연 117개가 연기·취소돼 약 9억5000만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중음악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전국적으로 211개 공연이 연기·취소돼 손해액만 약 633억2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협회가 공개한 손해액은 전체 티켓 중 80%가 판매됐다고 가정한 뒤, 관람 인원에 티켓 가격을 곱해 나온 값이며, 공연장 대관과 무대 장비 업체 등에 지불한 각종 계약금 및 환불 수수료 등의 금액까지 더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협회는 위급상황시 대처방안에 대한 매뉴얼 구성을 요청했다.

협회는 “공연 진행 가능 여부, 공연장 대관료 및 아티스트 출연료 환불 규정, 소비자 환불 규정, 방역지침 등에 대한 매뉴얼이 없다 보니 각 기관에 문의했음에도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아 피해가 가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정 규모 이상의 공연 진행을 위해 재해대책신고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기관에서는 매뉴얼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차일피일 미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현업 전문인력으로 분과별 TF를 구성해 문제 발생시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고용 유지 및 창출에 필요한 다각도의 지원 정책도 요청했다.

협회에 따르면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스태프들은 현재 수입이 중단된 상태며, 언제 정상업무가 가능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협회는 이에 안정된 고용이 창출되도록 근로자와 업체에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하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인원 감축이나 급여 삭감 없이 운영 중인 업체 및 바뀐 제작 환경에 필요한 신규 고용 인력 창출을 위한 적극적인 고용 지원 정책을 촉구했다.

대관료와 임대료 등 공간 지원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협회는 “현재 진행 중인 정책은 임대인이 할인을 해주면 그중 일부 임대료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형태인데, 이는 상대적 약자인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요구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임차인 기준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취소된 대관 및 등록 공연장에 대한 지원 등으로 한정된 공연장 지원 사업을 확대해, 다양한 공간에서 실험적인 공연이 제작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이어 “현재 공연장뿐 아니라 뮤지션, 제작/기획사 및 시스템 업체들은 수개월째 수익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맞춰 새로운 공연을 기획해 공연장과 외부 시스템 업체가 협업 및 제작하면 제작비를 지원해주는 형태의 콘텐츠 제작 위주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뮤지션은 수입이 없어져 새로운 창작물을 제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지원 사업을 살펴보면 제작 부문은 모두 사라지고, 홍보에 집중된 사업만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제작이 있어야 콘텐츠가 만들어지고, 콘텐츠가 존재해야 홍보도 필요한 것”이라며 제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앨범 제작 지원을 기본으로, 코로나19로 바뀐 제작 환경에 대한 조사와 연구 지원, 랜선 라이브 등 이번 사태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제작 지원이 필요하며, 뮤지션, 연주자, 녹음실, 중소제작사 등 함께 지원이 가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는 이에 더 나아가 추가로 언제 발생할지 모를 위기 상황에 대비해 펀드를 구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운영과 고용을 위한 전문 펀드를 마련해, 업계 전문가가 심사하는 현실적인 저금리 장기 대출 운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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