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 외세 영향력 통로 우려”

사진=PIXABAY

 

[시사경제신문=이인배 외교안보전문기자] 미국이 북한을 ‘최악의 종교탄압 국가’로 지정했다.

미국 연방정부 산하 국제종교자유위원회(이하 종교자유위원회)는 4월 28일 '2020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공개했다. 

종교자유위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한을 ‘특별우려국’으로 지정, 종교탄압이 가장 심각한 국가로 지목했다. 이 특별우려국에는 북한을 비롯해 중국, 이란, 파키스탄 등 14개국이 이름을 올렸다. 
 
보고서엔 특별우려국의 종교탄압상황에 대해 국가별로 자세히 언급하고 있는데,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종교탄압 상황은 매우 충격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헌법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종교를 북한 주체사상에 대한 위협요인으로 간주하고 있다. 

특히 기독교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그 이유는 이것이 외세 영향력의 통로가 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북한은 당국이 지정하는 5개 교회 외에는 일절 기독교 단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이를 감시하는 기관은 치안을 담당하는 부서인 보안성이 아닌, 반체제 세력을 감시하는 국가보위성”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성분에 따라 북한 주민들을 차별하는데, 기독교인의 경우 ‘적대세력’으로 간주한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들 기독교인들을 수용소에 감금하고 있다고 전하며 그 숫자를 8만에서 12만명으로 추산했다. 

이어 탈북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이들은 열악한 시설에서 기아, 영양부족, 강제노동에 시달린다”고 고발했다. 수용소에 감금당한 대다수가 기독교인들이며, 이들은 성경책을 소지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돼 수용소에 끌려온다고 상황을 전했다.

미 종교자유위원회 보고서에는 그간 트럼프 정부의 종교자유수호를 위한 관련 정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미 국부부는 올해 2월 영국 등 27개국으로 결성된 국제종교자유동맹(IRF Allaince)을 발족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내 국가안보실(NSC)에도 국제종교자유 담당 선임과장으로 사라 맥킨 애시아니를 임명하는 등 국제사회의 종교탄압을 대응하기 위한 제도와 대응책들을 가다듬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의지는 재선에 성공할 경우 더욱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종교 문제는 2021년 미북관계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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