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련 위험천만한 치료법 제안 발언에 의사들도 당혹

사진=PIXABAY

 

[시사경제신문=이인배 외교안보전문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와 관련, 위험천만한 치료법을 제안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살균제를 체내에 투여해보자는 등 황당한 치료법을 제안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빌 브라이언 국토안보부 과학기술 차관 대행은 “태양광이 바이러스를 죽이는데 강력한 효과를 갖고 있다”며, 기온과 습도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기온이 올라가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 코로나19의 확산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었다.

또 브라이언 차관은 살균제를 사용한 개인위생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표백제는 기침과 재채기 분비물 속 바이러스를 죽이는 데 5분이 걸렸지만, 살균제로는 30초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살균제로 손을 비빌 경우 더 빨리 바이러스가 죽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브라이언 차관의 브리핑을 청취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부차적인 설명을 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자주 사용하는 형용사인 '엄청난'(tremendous)을 연거푸 외치며 “자외선을 인체 피부에 쬐이거나, 인체 내부에 쏘는 시험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며 “결과가 흥미롭지 않겠냐”고 발언했다. 뿐만 아니라 “살균제가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가 좋으니, 이 살균제를 체내에 주사(injection)하는 방법은 없겠느냐”는 위험천만한 제안을 했다.
 
이에 미국 의사들은 “소독제 주입과 자외선을 사용하면 안된다”고 대중에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이런 해프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로 대통령 선거유세를 할 수 없게 되자, 백악관 기자회견에 자주 등장해 미국민들에게 존재감을 내보이려다 생긴 일로 풀이된다. 특히 매일 3만명이 넘는 확진자와 30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트럼프의 대선 가도에 경고등이 켜지자, 무리해서 기자들 앞에서 말을 쏟아내다 실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1월 말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재선이 거의 확실시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이 앞서는 여론조사들이 나오고 있다. 미 정치 전문 웹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4월2일부터 21일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한 결과, 바이든이 48.3%의 지지율을 기록해 42.4% 지지율을 얻은 트럼프 대통령을 5.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발표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결정적 승리를 안겨준 경합지역인 러스크 벨트에서도 바이든이 앞서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을 긴장시키고 있다. 향후 미국 대선 결과에 코로나19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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