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반도체부문선방, 1분기실적 양호…SK하이닉스, 비슷
주가 상승세, 7일 종가 각각 2%·3%↑…국내외 투자에 주력
내년 업황회복에 대비…삼성, 국내 설비·SK, 中공장 확충 등

[시사경제신문=정수남 기자] 시사경제신문은 먹고 사는 일과 직결된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빠진 점을 고려해 산업별 진단과 함께 처방을 찾았다.

세번째로 국내 산업 중 부동의 수출 1위 반도체산업을 들여다봤다.

[글 싣는 순서]
[韓경제, 긴급 진단①] 정유산업
[韓경제, 긴급 진단②] 자동차산업
[韓경제, 긴급 진단③] 반도체산업
[韓경제, 긴급 진단④] 선박·철강[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분기 양호한 실적을 달성했으나, 향후 업황은 불투명하다. 이들 업체는 내년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사진=정수남 기자)

올해 들어 세계에 창궐한 코로나19로 주요국 경제에 짙은 먹구름이 덮쳤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부동의 수출 1위인 반도체 산업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다만, 통상 반도체 경기주기가 2년인 점을 고려해 국내 ‘빅2’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사업에 방점을 더 둔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233억2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231억9900만 달러)보다 0.6% 증가했다.

일반기계, 자동차, 석유제품, 석유화학 등 5대 효자 종목 수출액이 모두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사태에도 반도체가 선방한 셈이다.

이 같은 호조는 한국경제 버팀목인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을 뒤엎고 양호한 실적을 거둔데 따른 것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5%(2조6145억원), 2.7%(1667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 약세를 극복한 것이자,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증권가는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실적을 매출 54조7000억원, 영업이익 6조256억원으로 예상했다.

◇ 삼성電, 1분기 실적 개선…시장 전망치 상회

이로써 삼성전자는 1분기 영업이익률 11.6%를 달성했다. 2016년 3분기(10.9%) 이후 17분기 만에 최저이며, 지난해 영업이익률(12.1%)보다 다소 낮지만 지난해 실적보다는 양호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30조4009억원, 영업이익 27조7685억원, 당기순이익 21조7389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5%(13조3705억원), ​52.8%(31조1182억원), 51%(22조6060억원) 급감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등 스마트폰 출하량이 상대적으로 예상치를 초과했고, 반도체 역시 서버수요가 늘면서 코로나19 역풍을 피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분기순이익을 집계하고 있지만, 지난해 1분기(5조436억원)보다는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업계 ‘빅2’를 이루고 있는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역시 양호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7일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전날보다 3.3%(2700원) 오른 8만58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주가도 4만9600원으로 1.9%(900원) 뛰었다.

삼성전자가 1분기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 2.7% 각각 늘면서 증권가 전망치를 상회했다. 삼선전자 기흥반도체 공장. (사진=정수남 기자)

이를 감안할 경우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 실적이 전년 실적을 상회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26조9907억원, 영업이익 2조7127억원, 당기순이익 2조16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33.3%(13조4544억원), 87%(18조1310억원), 87%(13조5236억원)으로 역시 크게 줄었다.

이들 ‘빅2’가 2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지는 장담할 수 없다. 1분기는 코로나19 성행 전에 이미 계약이 체결된 물량이기도 하고, 2분기부터는 코로나19가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한 연구원은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게다가 반도체 부문이 양호했으며, 환율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반도체 ‘빅2’의 실적이 탁월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서버 D램 가격이 강세를 기록했고, 코로나19로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 비대면 업무가 늘면서 반도체 수요를 끌어 올린 점도 이들 ‘빅2’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는 게 이 연구원 설명이다.

◇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양호 전망…주가 3.3%↑

그는 “2분기에도 반도체 부문이 이들 기업의 실적을 주도하겠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서버 수요보다 모바일 수요가 크게 감소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과 함께 주요국의 생산기지 가동 중단, 가전 유통망 훼손 등이 2분기에 본격화 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래에 투자한다. 업황 회복에 대비해 국내외에서 대규모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 이사회는 중국 법인에 3조2000억원을 빌려주기로 이달 초 결의했다. 현지 우시공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금으로, 현지 신공장의 C2F 팹(웨이퍼제조공장) 설비 확충에 쓰인다.

이 같은 SK하이닉스의 행보는 중국이 현재 자국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데 따른 대응책이라는 게 우리은행 한 관계자 전언이다.

SK하이닉스는 자사가 투자한 특수목적회사(SPC) 매그나칩반도체의 파운드리 사업부를 최근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에 대한 투자를 늘린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역시 양호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사진=정수남 기자)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11억 달러(1조3530억원), 2월 7억달러(8610억원)로 전년 동월대비 각각 154%, 67% 급증했다. 이는 대부분 삼성전자가 수입한 것이라고 관세청은 설명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경기 화성사업장에 극자외선(EUV) 전용 반도체 생산라인을 최근 완공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올해 구체적인 업황 극복 전략이 없다”던 삼성전자 관계자 말과는 반대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향후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설비 투자는 반도체 경기의 선행 지표이다. 반도체 경기주기가 2년 정도”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저점을 찍고 내년 시장 회복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일본 스팍스자산운용 다케시 스즈키 사장은 이와 관련, “종전 반도체는 컴퓨터에만 들어갈 정도로 시장 규모가 협소했다. 현재는 자동차, 휴대폰, 사물인터넷, 스마트공장 등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면서 “삼성전자 등이 올해 불가항력적인 악재로 다소 주춤하겠지만, 향후 성장세는 가파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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