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쌍용차 하락 주도, 각각 14%·36% 판매 줄어
기아·르노삼성·한국GM 성장세…신차 효과 ‘톡톡’

[시사경제=정수남 기자] 올해 1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국 확산으로 국산차의 국내 판매가 줄었다.

코로나19 이슈가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어 올해 국산차 판매가 전년보다 감소할 전망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이다. 국산차 산업은 지난 2년간 약세를 기록했다.

최근 국산차 5사가 각각 발표한 3월 자동차 판매를 바탕으로 시사경제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이들 5사는 국내에서 33만2,350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36만59대)보다 판매가 7.7% 줄었다.

이중 같은 기간 국내 업계 1위 현대차의 판매는 15만9,062대로 13.5%(2만4,896대) 급감했다.

지난 2년간 국내 판매 1위에 오른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판매 1위에 오른 현대차 신형 그랜저. 현대차는 1분기 14% 판매가 줄면서 국산차 산업의 추락을 견인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는 1월 제네시스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을 내놨지만, GV80이 대중차가 아니라 판매 확대를 달성하지는 못했다. GV80은 1분기 4,791대 판매에 그쳤다.

다만, 지난해 말 선보인 신형 그랜저가 1분기 3만3,500대가 팔리면서 내수 판매 1위에 오른 게 현대차에는 위안이다. 그랜저는 지난 2년 연속 내수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쌍용차는 이 기간 35.9%(2만7350대→1만7518대) 판매가 크게 줄었다. 이로써 쌍용차는 지난 2년간 유지한 업계 3위 자리를 르노삼성자동차에 내주고 업계 꼴찌로 추락했다.

이들 두 업체가 4만대에 육박하는 신차를 팔지 못하면서 국산차 약세를 주도한 셈이다.

반면, 업계 2위 기아차는 1분기 11만6,739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1.1%(1,274대) 소폭 판매가 늘었다. 기아차가 3세대 K5, 4세대 쏘렌토 등 신차를 선제적으로 투입한데 따른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최근 선보인 차량의 높은 상품성을 고객이 인정하면서 판매가 증가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해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과 한국GM 역시 신차 덕을 톡톡히 누렸다.

르노삼성의 경우 2월 선보인 쿠페형 소형 SUV XM3이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 1만9,98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20.1%(3,351대)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한국GM도 1월 선보인 올해 전략 모델인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덕을 톡톡히 누렸다. 1분기 국내 판매가 14.4%(1만6,650대→1만9,044대) 크게 상승한 것이다.

XM3와 트레일블레이저는 1분기에 각각 5,038대, 3,795대가 판매돼 자사 전체 판매에서 25.2%, 20%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GM이 1월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가 서울 삼성동 코액스에 전시됐다. [사진=정수남 기자]

현대차 관계자는 “세계에 유례없이 닥친 위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각 지역별 대응책을 마련하고, 조기 정상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며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공급 망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쌍용차 측은 “올초 브뤼셀 모터쇼와 비엔나 오토쇼를 통해 코란도 유럽 진출을 본격화한 데 이어 2월은 페루에서도 전략 모델을 출시하는 등 중남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면서도 “이달 출시된 주력 차량의 상품성 강화 모델 등을 통해 판매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 5사의 1분기 수출 실적도 초라할 전망이다.

후발 업체 가운데 쌍용차만이 1분기 수출이 11.2%(6277대 →6983대) 증가했으며, 르노삼성 63%(2만2573대→8322대), 한국GM 31%(9만7770대→6만7494대)의 수출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판매가 급감해 1분기 수출 확대를 장담할 수 없다. 이들 회사는 올해 1∼2월 수출이 14.1%, 34.8% 각각 급감했다. 여기에 3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판매는 26.2%, 11.2% 하락했다.

현대차와 기차아는 2015년 말 정의선 총괄 수석부회장이 경영에 나선 이후 수출이 지속적으로 추락하자, 2018년부터 수출 실적 대신 국내생산 수출분과 해외생산 판매분을 통합해 해외판매로 묶어 매달 초 발표하고 있다. 종전에는 수출과 해외 판매 실적을 별도로 내놨다. 현대기아차가 실적 부풀리기 꼼수를 부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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