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의 미북정상회담 실패 트라우마, 北주민들 기대심리 우려”

[시사경제신문=김종효 기자] 지난 3월 2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3월 3월에 이어 다시 한 번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담화를 발표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이 김여정의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없는 조선중앙통신에만 공개됐고, 북한주민 사상 학습 교재인 노동신문에는 게재하지 않았다. 그 배경에 대해 청와대 대북전략담당 선임행정관을 지낸 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정치학 박사)이 유튜브를 통해 분석했다.

이번 영상을 통해 이인배 원장은 우선 ‘왜 북한 주민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친서를 보내왔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을까’에 대한 의문을 풀어주고 있다. 연초가 되면 아프리카 작은 국가 원수가 보낸 신년축사 서한까지 노동신문 1면에 실으면서 세계적으로 존경받은 지도자 이미지를 심어주려고 노력하는 북한 체제에서 미국 대통령 친서를 숨기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원장은 그 불편한 진실의 원인을 두 번의 미북정상회담 실패 트라우마에서 찾고 있다. 이 원장은 “잔뜩 기대했던 미북정상회담에서 1달러의 지원도 받지 못해 실망했던 북한주민들이 다시 트럼프 대통령 친서에 기대를 가지게 될 것이 두려운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숨기면서 왜 대외적으로는 공개하는 이상한 배경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속시원하게 분석한다. 2018년처럼 김영철과 폼페오를 통해 친서를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채널이 끊긴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친서가 전달됐는지 확인해 주고자 했다는 것. 그러니 북한 주민들에게는 알리지 않더라도 대외적으로 잘 받았다는 메시지는 발표해야 했다는 분석이다.

끝으로 김정은이 이런 ‘영양가 없는 편지’를 왜 받았을까에 대해서도 이 원장은 안보전략 차원에서 해석하고 있다. 

이 원장은 만일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 편지를 받지 않을 경우 이는 대화 거부 신호가 될 것이고, 이후 트럼프는 대화가 아닌, 보다 강경한 카드를 쓸 수도 있는 가능성을 들어 “김정은이 기분 좋지는 않지만, 친서를 거절할 수도 없었을 것”으로 보았다.
 
한편 이 원장은 현재 북한 상황에 대해 ▲유엔경제제재와 함께 ▲내부 생필품 고갈로 인한 시장 마비, 그리고 ▲코로나19에 의한 북한 주민들의 생명 위협 등 3중고를 겪고 있다면서 “고난의 행군 2.0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이인배 원장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대북전략담당 선임행정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내부 정보와 국제 정세를 폭넓게 분석해 안보 상황을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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