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교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김필수자동차연구장).

미국 헐리우드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서 주인공 윌 스미스가 총을 매고 폐허화된 뉴욕 한 가운데에 혼자 서 있다.

현재 뉴욕의 모습이다.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때문이다. 올 들어 코로나19의 급습으로 세계의 모든 시간이 멈췄다.

현재 세계 각국의 모습은?

이탈리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미 중국을 넘어섰고, 사망자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영국, 확진자 치료를 포기했으며, 총리는 코로나19가 지나가 바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본, 사재기로 대형 할인점은 텅비었고,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어서 감염 여부를 알기 위하 검사조차 못하고 있다.

아프리카, 검사와 치료를 어렵게 병행하는 선진국과 달리 의료가능이 거의 없어, 코로나19가 비켜가기를 바랄 뿐이다.

한국, 역시 종전 경험하지 못한 공포에 휩쌓였다. 코로나19로 모든 일상의 움직임이 정지됐고, 내일을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 이후 2월 국내 코로나19가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주한 외국인은 썰물처럼 한국을 탈출했고, 100국 이상은 한국인의 출입을 불허했다.

한국이 공공의 적이 된 셈이다.

지금은?

국민이 똘똘 뭉쳐 어려움을 극복하고 점차 안정을 찾은 나라가 됐다. 앞서 언급한 세계 각국이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혼수상태인 점과는 대조된다.

투명하면서도 빠른 정보 공개와 역학 추적에 기인한 통제, 상대적으로 빠른 진단과 조치, 세계 최고 수준의 의학 기술을 바탕으로 희생하고 헌신하는 의료,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국민공감대 형성 등으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현저하게 느려졌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듯하다.

2012년 국내를 강타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세계 세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내면서 감염병에 선제적 조치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제고됐다. 이는 우리가 세계 공중보건 위생 9위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2001년 사스와 2014년 세월호 사태는 우리가 국가적 재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체계를 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게다가 미세먼지에 따른 건강에 대한 인식 제고는 개인위생 관념을 크게 개선했다. 하루 1,000만개 이상의 마스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은 마스크 제조 시설이 전무한 이탈리아와 비교를 허락하지 않는다.

우리는 세계 최고의 의료 수준과 의료진을 확보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도 부러워한 단일체제 의료보험제도 역시 이번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공신이다.

코로나19가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됐지만, 정부는 도시 봉쇄 등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통제력을 발휘했다. 중국이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을 고립무원으로 만든 것과는 대비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등으로 현재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두자리로 축소됐다. 개학 연기와 재택근무, 휴업 등 고통은 이어지고 있으나, 조만간 일상 복귀가 가능할 것이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국민이 아침, 저녁으로 휴대폰을 통해 코로나19 현황을 살피고 있다. 우리 이미 곁에는 봄이 왔는데 봄을 느끼지 못하고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속수무책인 주요 국가와 달리 우리는 대한민국은 상대적으로 ‘안전구역’으로 부상했다. 국민 동참과 실천의 결과이며, 머지않아 더욱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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