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빛과 그림자 ④라임자산운용] 자본시장 신뢰 붕괴 ‘희대의 금융 사기’
[기업의 빛과 그림자 ④라임자산운용] 자본시장 신뢰 붕괴 ‘희대의 금융 사기’
  • 민정수 기자
  • 승인 2020.03.26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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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 운용업계 1위 라임의 추락…고객돈 1조원대 펀기 사기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사태’(라임사태)로 대한민국 자본시장 전반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국내 해지펀드 1위라는 라임의 명성은 과대 포장되었고 회사는 방만하게 운용됐다. 의도적인 수익률 부풀리기와 투자금 돌려막기가 횡횡했다. 다단계 사기에서 볼 만한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폰지사기 수법까지 등장했다.

시중은행은 이런 회사 상품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은 채 상품을 판매했고 환매 중지가 임박한 걸 알면서도 판매에 열을 올렸다. 천문학적인 금액의 투자금을 유치한 은행은 두둑한 수수료를 챙겼다. 그러나 라임의 환매 정지로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갈 것이다. 라임사태의 시작과 현재를 톺아본다. - 편집자주

사모 운용업계 1위 라임의 추락

라임은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대한민국 해지펀드 1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자기자본금 338억원으로 시작한 라임은 지난해 7월 말 사모펀드 설정액 5조9천억원까지 불려 몸집을 키웠다. (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라임은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대한민국 해지펀드 1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자기자본금 338억원으로 시작한 라임은 지난해 7월 말 사모펀드 설정액 5조9천억원까지 불려 몸집을 키웠다. (사진=라임자산운용 홈페이지)

[시사경제신문=민정수 기자] 2015년 12월 금융위원회에 등록해 영업을 시작한 라임자산운용은 높은 수익률을 내세우며 수년간 덩치를 키웠다. 라임은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대한민국 해지펀드 1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자기자본금 338억원으로 시작한 라임은 지난해 7월 말 사모펀드 설정액 5조9천억원까지 불려 몸집을 키웠다.

그러던 중 2018년 12월 라임이 투자 회사인 지투하이소닉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 거래정지 전날(12/12) 주식을 전량매도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투하이소닉 소액 주주들이 지난해 5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해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같은 해 7월에는 채권파킹거래(채권매입시 장부에 기록하지 않고 있다가 자신이 유리한 시점에 장부에 기록) 의혹이 불거져 금융감독원에서 본격 조사가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코스닥 시장의 악화로 CB/BW를 발행한 기업들의 주가 상태가 안 좋아졌고 CB/BW의 평가액이 줄면서 펀드의 수익률이 급락했다. 라임은 그로 인해 투자자의 환매청구가 한꺼번에 몰렸고 현금(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급기야 환매중지에 이른다.

여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지난해 10월, 라임은 6천200억원 규모의 펀드 자금을 환매 중단하기로 발표하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라임은 환매중단 선언 직전까지 고객들에게 환매 중단은 없다고 호언장담하며 자신감 내보이기까지 했지만 헛된 구호에 불과했다. 같은 달 14일에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2천436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 환매도 추가로 중단했으며 총 환매 중단 금액이 1조3363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라임의 대체투자 부문 책임자인 이종필 전 부사장은 환매 중단에 대해 사과하며 사태를 최대한 빨리 수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실질심사 출석에 나오지 않고 도주했다. 그는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자 명단에 올랐다.

이 전 부사장은 사기적인 투자 유치 영업, 펀드 돌려막기, 개인 전용 펀드 설립 등으로 불법적인 이득까지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심각한 것은 대형 사모펀드의 불법적인 행위에 펀드 판매사이자 프라임 브러커(PBS)인 신한금융투자가 공모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자본시장 전반의 신뢰가 무너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월 14일 라임환매 중단 사태 중간 조사결과 발표에서 “라임은 고수익추구를 위해 투명성이 낮은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함에도 만기불일치 방식으로 펀드를 설계하고 TRS를 통한 레버리지를 황용하면서 펀드 유동성 위험이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또 “투자의사 결정 과정에서 적절한 내부통제장치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운용역의 독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위법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라임의 모자펀드 운영방식…‘밑돌 빼 윗돌 괴는 방식’

환매연기된 모펀드 및 자펀드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문제가 된 라임의 펀드 규모는 사모채권·메자닌·무역금융 등 3개 모(母)펀드와 173개 자(子)펀드 총 1조6679억원이다.

라임은 안전자산이 아닌 코스닥 기업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의 메자닌, 사모사채 등에 투자했다. 라임이 판매한 상품은 유동성이 낮아 투자가치가 높지 않다. 투자가치가 하락하면 투자자들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투자금액이 적게 들어올 수밖에 없다. 라임은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고 투자가치를 높이기 위해 모자구조로 펀드를 구성했다.

모자 펀드는 자펀드의 자산을 모두 모아 모펀드에서 운용하는 방식이다. 당연히 자펀드를 많이 만들수록 투자금이 들어오고 자산운용이 원활해진다. 라임은 4개 모펀드에 173개나 되는 자펀드를 만들었다. 해지펀드는 폐쇄적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내부 사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장부조작이나 배임·횡령에 취약하다.

라임이 부실투자로 손해를 보자 자펀드끼리 서로 돌려막기를 하면서 부실을 감췄다. 자본시장법상 모펀드의 수익자는 자펀드만 될 수 있고 자펀드는 모펀드가 발행한 펀드 지분 외에 다른 펀드지분은 취득할 수 없도록 돼 있다. 하지만 라임은 하나의 모펀드가 투자 실패로 큰 손실을 입자 다른 모펀드 투자금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폰지 사기’라고 불리는 다단계 금융사기와 유사하다. 폰지 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다가 결국 폭탄 터지듯 손실을 입히는 경우가 많다. 밑돌 빼서 윗돌 괴는 방식이다. 라임 사태 더 황당한 점은 폰지 사기 의혹을 받는 ‘플루토 펀드’ 역시 투자처의 폰지 사기에 속았다는 점이다.

금융권 ‘모럴 해저드’…신한금융투자 전 임원 구속영장

금융지주연대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신한 라임 및 해리티지 펀드 배상 및 경영진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금융정의연대 제공)
금융지주연대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세종로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신한 라임 및 해리티지 펀드 배상 및 경영진 책임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금융정의연대 제공)

이러한 라임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잃게 됐다. 일부 금융회사 직원들은 투자금 원금손실 가능성이 없다고 투자를 권유하거나 투자계약서, 설명서 등을 교부하지 않는 등 ‘불완전판매’가 이뤄졌다.

라임사태를 키운 펀드 운용·관리를 맡았던 라임과 신한금융투자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에게 숨긴 것으로 알려져 ‘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국내 금융당국 조사 결과 이들은 손실 상각을 하기는커녕 펀드 기준가를 높게 조작하면서 우리은행 등을 통해 10월 환매 중단 직전까지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정의연대 전지예 사무국장은 “라임자산운영, 신한금융투자, 신한은행은 2018년 11월 경 신한금융투자가 기획하고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CI펀드 중 40%가 환매 중지되는 등 라임자산운용의 상황이 현저히 나빠지고 있다는 사정을 알면서도 고객들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오늘(26일) 라임펀드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 전직 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26일 전날 체포한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PBS 본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외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수재·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2019년 12월 기준 라임의 환매연기 펀드 판매 현황을 우리은행 3577억원, 신한투자 3248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54%를 차지한다. (자료=금융감독원)
2019년 12월 기준 라임의 환매연기 펀드 판매 현황은 우리은행 3,577억원, 신한투자 3,248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64%를 차지한다. (자료=금융감독원)

라임사태 주요 일지

2019.6월 금감원, 라임운용에 대한 이상 징후 포착

2019.6.19. 증선위(금감원), 미공개정보 이용 혐의로 라임관계자 검찰에 이첩

2019.7.1. 라임의 불건전영업행위 부조리 금감원 신고

2019.7.23.~24. 한국경제, 수익률 돌려막기등 라임 관련 의혹 제기

2019.8.21.~9.6 9.20.~10.2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 실시

* 포트코리아 및 라움자산운용 : ’19.8.28.~9.6, KB증권 : ’19.10.10.~10.16.

2019.9.10. 금감원, 검찰에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해 수사참고자료 제공

2019.10.1~8 라임, 대량 환매연기 선언

2019.10.14. 라임, 환매연기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2019.10.31.~12.6 신한금투에 대한 종합검사 실시

2019.11.4. 삼일회계법인, 라임 펀드 실사 개시

2019.11.15. 남부지검, 이종필 부사장 구속영장 청구

2019.12.30. 삼일회계법인, 라임 157펀드 실사 개시

2020.1.14.~16. 금감원, 3TRS 증권사 담당 부서장 면담

2020.1.31. 금감원, 라임 펀드 관련 3TRS 증권사 CFO 면담

2020.2.5. 금감원, 검찰에 사기 혐의 등을 통보

2020.2.6. 금감원, 라임 펀드 관련 3TRS 증권사 CEO 면담*

* 라임 사태의 원만한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기로 협의

2020.2.7. 금감원, 라임 펀드의 19개 판매사와 간담회 실시

* 2개 모펀드 실사결과 기준가격 변경에 따른 투자자 안내 철저 등을 당부

2020.2.12. 삼일회계법인, 2펀드에 대한 최종 실사결과 제출

2020.2.12.~13. 금감원 상주검사역 및 판매사 상근 관리단의 라임 파견

(자료=금융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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