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3%↑, 주요 기업 중 최고…영업이익률 7%, 상위권
2017년 조 회장 취임 후, 자주사 전환 덕…책임·투명 경영 강화
재무 안정성에 수익성 겸비…“성장 모멘텀 충분, 적극적 매수”

[시사경제신문=정수남 기자] #. 대한민국 경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수출 중심인데다 대기업의 과실을 중소기업이 나눠 갖는 낙수효과(트리클 다운) 시스템이다. 실제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 한 대를 제작하는데 5,000여개의 중소기업이 연관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축을 추진하지만, 1960년대 경제발전 단계부터 반세기 넘게 고착된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를 깨트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전후 독일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시사경제는 지난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3, 4세 경영체제를 구축한 주요 대기업집단 오너의 지난해 실적과 함께 올해 사업계획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2017년부터 ​조현준 회장이 키를 잡은 효성그룹이 약진하고 있다.

[글 싣는 순서]

[오너 3세 기업분석, 삼성電·현대車 ①] 이재용 부회장 ‘곤두박질’…정의선 수부 ‘상승기류’
[오너 3세 기업분석, SK②] 최태원 회장 ‘한 박자 쉬고’
[오너 3세 기업분석, LG③] 구광모 회장 ‘경영 수업 더 받아야 하나’…실적 2년 연속 하락
[오너 3세 기업분석 한화④] 김동관 부사장·김동원 상무 ‘형제는 용감했다(?)’
[오너 3세 기업분석, 한진⑤] 조원태 회장 ‘그룹 재건 숙제에 오너 리스크까지’
[오너 3세 기업분석, 두산⑥] 박정원 회장 ‘올해 ’분당‘시대 열고, 경영 탄력’
[오너 3세 기업분석, 효성 ⑦] 조현준 부회장 ‘7대 전략 사업 선전에 방긋’

[오너 3세 기업분석, 한국타이어⑧] 조현식 부회장·현범 대표, 경영능력 부족·모럴헤저드까지…가업 ‘흔들’ [끝]

2017년부터 ​조현준 회장이 키를 잡은 효성그룹의 재계 순위가 상승하는 등 약진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조 회장은 취임 이듬해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을 제고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지주회사인 (주)효성과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의 사업 회사가 발족했다.

이로 인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을 통한 그룹의 7대 주력인 중공업, 산업자재, 섬유, 화학, 건설, 무역, 정보통신 등 7개 PG(Performance Group) 부문의 전문성이 강화됐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이후 효성은 조석래 전 회장 재임 기간 30위 중반이던 재계 순위가 지주사 전환 첫해 26위, 지난해에 22위로 껑충 뛰었다. 7대 사업 부문에서 국내 44개, 해외 68개의 계열사가 고른 활약을 보인데 따른 것이다.

조 회장의 경영 실적 역시 탁월하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3,734억원으로 전년(3조25억원)보다 12.5% 급증했다.

조현준 회장은 취임 이듬해인 2018년 자주회사로 전환하고, 책임경영·투명경영으로 효성의 새로운 100년 만들기를 천명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이는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로 향후 성장성이 높다는 뜻이다.

경영능력의 척도인 영업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52.8%(1,550억원→2,368억원) 급증하면서 역시 주요 기업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효성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로 수익성도 국내 주요 기업 가운데 높은 편에 속한다.

다만,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500억원으로 전년(3조4,260억원)보다 95.6% 줄었다.

연구개발(R&D)과 해외에 사업 등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데 따른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지만, 2018년 사상 최고인 당기순이익 역시 조 회장이 달성한 것이다.

효성의 재무 안전성도 양호하다. 지난해 효성의 부채비율은 58.5%로 주요 기업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이어 3위이다. 지난해 효성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1,309억원으로 96.9%(3조2,539억원) 급감했다.

반면, 효성의 투자 가치는 충분하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효성의 주가는 조 회장이 취임한 2017년 사상 최고인 10만5,338원(6월16일을 기록했다.

이어 국내외 경기가 침체를 보이면서 주가는 꾸준히 하락하다, 지난해 8월 21일 9만7,900원으로 종전 최고기록을 위협하기도 했다.

 

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20일 4만8,800원으로 저점을 찍었으나, 이후 효성의 주가는 5만원대로 반등했다. 24일 종가는 5만5,000원으로 4일 사이 12.7%(6,200원)이 뛰었다.

이에 대해 KB증권 한 연구원은 “효성의 상승 모멘텀은 충분하다. 현재 하락은 코로나이슈 때문이다. 오너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조 회장의 경영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적극 매수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효성 한창석 부장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면서도 “ 1분기는 기존 계약이 있어 큰 타격이 없겠지만, 2분기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인 섬유와 타이어 코드 등이 미국, 유럽 시장의 침몰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정부 들어 효성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으로 요주의 기업으로 주목 받았으며, 오너의 회사 돈 유용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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