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년차 맞아, 지난해 순익 흑자전환…매출·영업익 6%대 상승
코로나19發, 주가 1만원대로…재무구조 탄탄, 증권가‘매수’제안
“중공업난조, 올해 더어렵다”…“양호한 실적으로 분당시대 열것”

[시사경제신문=정수남 기자] #. 대한민국 경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수출 중심인데다 대기업의 과실을 중소기업이 나눠 갖는 낙수효과(트리클 다운) 시스템이다. 실제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 한 대를 제작하는데 5,000여개의 중소기업이 연관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축을 추진하지만, 1960년대 경제발전 단계부터 반세기 넘게 고착된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를 깨트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전후 독일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시사경제는 지난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3, 4세 경영체제를 구축한 주요 대기업집단 오너의 지난해 실적과 함께 올해 사업계획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올해로 회장 취임 5년차인 재계 15위 두산의 박정원 회장이 발걸음을 가볍게 해 분당 시대를 열 전망이다.

[글 싣는 순서]

[오너 3세 기업분석, 삼성電·현대車 ①] 이재용 부회장 ‘곤두박질’…정의선 수부 ‘상승기류’
[오너 3세 기업분석, SK②] 최태원 회장 ‘한 박자 쉬고’
[오너 3세 기업분석, LG③] 구광모 회장 ‘경영 수업 더 받아야 하나’…실적 2년 연속 하락
[오너 3세 기업분석 한화④] 김동관 부사장·김동원 상무 ‘형제는 용감했다(?)’
[오너 3세 기업분석, 한진⑤] 조원태 회장, 그룹재건 숙제에 ‘오너리스크’까지
[오너 3세 기업분석, 두산⑥] 박정원 회장 올해 ‘분당’시대 열고 ‘경영 탄력’
[오너 3세 기업분석, 효성 ⑦] 조현준 회장, 7대 전략 사업 선전에 ‘방긋’
[오너 3세 기업분석, 한국타이어⑧] 조현식 부회장·현범 대표, 경영능력 부족·모럴헤저드까지…가업 ‘흔들’ [끝]

박정원 회장이 지난해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사진=정수남 기자]

박 회장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에서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4,331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 적자(3,405억원)를 극복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2,619억원으로 7.3%(855억원), 이 기간 매출은 6.2%(17조4,493억원→18조5,357억원) 각각 증가하면서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보다 성장률에서 다소 우수하다는 게 금감원 설명이다.

이는 두산의 129곳의 계열 기업이 모두 선방한데 따른 것으로, 이 회사의 계열사 소유주지분 순이익 역시 지난해 4,204억원을 달성해 전년 적자(1,169억원)를 벗어났다.

두산의 4세 경영이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이다.

박 회장의 증조부인 고(故) 박승직 회장은 1896년 포목점 ‘박승직 상점’을 열었으며, 1946년 두산상회로 개점하고 운수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박 회장의 조부인 고 박두병 회장이 그룹의 기초를 닦으면서 현재 모습을 갖췄고, 박 회장의 부친인 박용곤 회장, 숙부 박용오 회장, 박용성 회장, 박용현 회장, 박용만 회장 등을 거치면서 두산은 탄탄한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실제 2009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두산그룹은 (주)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두산건설, 두산엔진, 두산메카텍, (주)두산전자, (주)두산 모트롤, (주)두산 글로넷, (주)두산 산업차량, (주)두산 퓨어셀, (주)두산 정보통신, 리콤, 한컴, 네오플럭스, 두산매거진, 두타몰, 두산타워, 두산베어스, 두산큐벡스 등 에너지, 워터 플랜트, 주단조, 건설과 엔지니어링, 건설기계, 엔진, 화공기기, 유압기기, 산업차량, 로보틱스, IT서비스 등의 사업에서 세계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2016년 그룹 회장직에 올랐으며, 동생 지원 씨는 현재 두산그룹 부회장이다.

두산장의 재무구조도 양호하다.

두산은 재무구조가 탄탄해 최근 코로나19로 주가가 1만원대로 최근 하락했지만, 증권가는 매수를 제안했다.

지난해 부채비율 76.6%로 회사 안정성도 양호하다. 지난해 매출증가율과 영업이익률(6.8%)도 국내 10대 그룹에 앞서고 있다.

박 회장 취임 이후 두산은 매년 매출이 1조원 이상 증가했으며, 박 회장은 2017년 영업이익 1조1,6762억원을 올리면서 4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재현했다.

박 회장이 국내외 유수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기본기가 탄탄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박 회장이 1985년 두산산업에 입사해 국내외에서 실무를 경험하고, 두산 대표이사 부사장, 두산 대표이사 사장, 두산산업개발 부회장, 두산 부회장, 두산건설 회장 등 22년간 경영을 익힌 점도 이 같은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는 게 재계 풀이다.

두산의 주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19일 종가가 2만5,700원으로 급락했다. 다만, 두산은 지난해 4월 16일 8만9,014원으로 사상 최고가이던 14만1,080원(2012년 3월9일)을 향하고 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올해 중공업의 업황이 불투명해 두산의 양호한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 안양천에서 두산 굴삭기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슈에 따른 주가 하락은 증권가 대세”라면서도 “두산의 지난해 실적과 향후 성장성 등을 고려하면 현재가 매수 적기”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두산 박진휘 부장은 “종전 두산의 실적은 더 좋았다. 지난해 다소 가라앉은 것”이라며 “올해는 문제이다. 코로나19 성행으로 주요 기업들이 모두 목표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룹의 주력인 중공업의 업황이 난조라, 어떻게 해야할 지 남감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두산은 분당 정자동 사옥으로 올해 말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양호한 경영 실적으로 분당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시사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