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계 업황 난조…매출 증가 불구, 영업익·순익 큰 폭 감소
주가 1만원대 초반 ‘바닥’…“투자 적기, 향후 수익성·성장성 다분”

[시사경제신문=정수남 기자] #. 대한민국 경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수출 중심인데다 대기업의 과실을 중소기업이 나눠 갖는 낙수효과(트리클 다운) 시스템이다. 실제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 한 대를 제작하는데 5,000여개의 중소기업이 연관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축을 추진하지만, 1960년대 경제발전 단계부터 반세기 넘게 고착된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를 깨트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전후 독일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시사경제는 지난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3, 4세 경영체제를 구축한 주요 대기업집단 오너의 지난해 실적과 함께 올해 사업계획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네번째로 아직 경영권 이양은 끝나지 않았지만, 김승연 회장이 사실상 경영에서 물러난 한화그룹을 살폈다.

[글 싣는 순서]
[오너 3세 기업분석, 삼성電·현대車 ①] 이재용 부회장 ‘곤두박질’…정의선 수부 ‘상승기류’
[오너 3세 기업분석, SK②] 최태원 회장 ‘한 박자 쉬고’
[오너 3세 기업분석, LG③] 구광모 회장 ‘경영 수업 더 받아야 하나’…실적 2년 연속 하락
[오너 3세 기업분석 한화④] 김동관 부사장·김동원 상무 ‘형제는 용감했다(?)’
[오너 3세 기업분석, 한진⑤] 조원태 회장, 그룹재건 숙제에 ‘오너리스크’까지
[오너 3세 기업분석, 두산⑥] 박정원 회장 올해 ‘분당’시대 열고 ‘경영 탄력’
[오너 3세 기업분석, 효성 ⑦] 조현준 회장, 7대 전략 사업 선전에 ‘방긋’
[오너 3세 기업분석, 한국타이어⑧] 조현식 부회장·현범 대표, 경영능력 부족·모럴헤저드까지…가업 ‘흔들’ [끝]

한화 김승연 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올해 본궤도에 올랐다. (왼쪽부터)장남 동관, 차남 동원 씨. [사진=한화]

최근 100세 시대를 맞아 올해 68세인 김 회장은 상대적으로 젊은 총수에 속한다. 다만, 김 회장은 1981년 창업주인 부친 김종희 회장이 작고하면서 29세의 나이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김 회장의 총수 등극이 이건희 회장(1987년)과 정몽구 회장(1999년)보다 빨라, 그가 재계 원로로 통하는 이유이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를 감안해 김 회장은 2010년대 초중반 두 아들을 그룹의 주력 계열사에 투입했다.

장남 동관 씨는 그동안 한화솔라원과 한화큐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한화, 한화솔루션 등에서 경영 노하우를 쌓았으며, 지난해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부사장에 이어 올해 한화 전략부문 부문장, 한화솔루션 부사장(전략부문장)에 올랐다.

차남 김동원 상무는 2015년부터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한화생명에서 상무로 경영을 전담하고 있다.

김 회장의 경영권 승계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재계는 분석이다. 실제 김 회장은 서울 중구 사옥에 가끔 나와 굵직한 사업 현황 정도만 점검 한다는 게 한화 한 고위 관계자 말이다.

지난해 한화는 세계 업황 난조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익은 크게 감소했다. 증권가는 적극 매수를 제시했다. 한화 서울 중구 사옥. [사진=정수남 기자]

이들 형제의 활약으로 지난해 한화는 연결기준 매출 50조4,124억원으로 전년(48조7,402억원)보다 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화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1,257억원, 2,311억원으로 37.7%(6804억원), 71.1%(5682억원)가 감소했다. 이 기간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 역시 900억원으로 80.8%(3784억원) 크게 줄었다.

반면, 지난해 한화의 부채비율은 90%로 안정적이다. 부채비율은 자본의 타인 의존도를 뜻하며 100 이하이면 양호하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한화의 자산은 182조2,862억원, 부채는 164조222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와 관련, 한화 이국천 부장은 “지난해 화학과 에너지를 비롯해 보험 등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나빴다”면서도 “올해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의 지난해 매출증가율은 3.4%, 영업이익률은 2.2%로 각각 파악됐다. 성장성과 수익성이 다소 미약하지만, 투자 적기라는 게 증권가 진단이다.

한화는 2011년 2월 1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상 최고인 5만6,713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이후 국내외 경기 침체로 등락을 기록했다.

지난해 4월 22일에는 3만2,650원으로 상승세를 탔지만, 올 들어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13일 주가는 1만5,300원으로 하락했다.

한화투자증권 한 연구원은 “지난해 실적은 임금 등 고정비용 증가와 해외 사업 투자 등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영향이 컸다”며 “현재 약세는 코로나19라는 이슈에 따른 것이지만, 한화가 태양광 등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 육성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과 성장성은 다분하다”고 적극 매수를 제시했다.

 

한편, 한화생명은 지난해 매출 24조9,785억원으로 전년보다 6.6%(1조5,480억원)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94억원, 587억원으로 92.4%(6,008억원), 86.9%(3,878억원)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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