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 연속 실적감소…전년 영업익 16%·순익74%↓
수익성·안정성 ‘양호’…“올해 반도체·정유, 업황 갈릴듯”
올해도 쉬어갈 가능성 커…“코로나19 파고 너무 높아”

[시사경제신문=정수남 기자] #. 대한민국 경제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수출 중심인데다 대기업의 과실을 중소기업이 나눠 갖는 낙수효과(트리클 다운) 시스템이다. 실제 3만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 한 대를 제작하는데 5,000여개의 중소기업이 연관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축을 추진하지만, 1960년대 경제발전 단계부터 반세기 넘게 고착된 대기업 중심의 경제체계를 깨트리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가 전후 독일과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시사경제는 지난해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59개 ‘공시 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3, 4세 경영체제를 구축한 주요 대기업집단 오너의 지난해 실적과 함께 올해 사업계획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이번에는 오너 3세의 원로로 통하는 국내 3위 기업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의 경영실적을 살폈다.

[글 싣는 순서]
[오너 3세 기업분석, 삼성電·현대車 ①] 이재용 부회장 ‘곤두박질’…정의선 수부 ‘상승기류’
[오너 3세 기업분석, SK②] 최태원 회장 ‘한 박자 쉬고’
[오너 3세 기업분석, LG③] 구광모 회장 ‘경영 수업 더 받아야 하나’…실적 2년 연속 하락
[오너 3세 기업분석 한화④] 김동관 부사장·김동원 상무 ‘형제는 용감했다(?)’

[오너 3세 기업분석, 한진⑤] 조원태 회장, 그룹재건 숙제에 ‘오너리스크’까지
[오너 3세 기업분석, 두산⑥] 박정원 회장 올해 ‘분당’시대 열고 ‘경영 탄력’
[오너 3세 기업분석, 효성 ⑦] 조현준 회장, 7대 전략 사업 선전에 ‘방긋’

[오너 3세 기업분석, 한국타이어⑧] 조현식 부회장·현범 대표, 경영능력 부족·모럴헤저드까지…가업 ‘흔들’ [끝]

최태원 회장의 최근 2년 연속 경영실적이 추락했다. [사진=SK]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엄격히 말하면 2세 경영인이지만,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에 이어 고 최 회장의 동생 고 최종현 회장의 뒤를 이어 1998년 경영 전면에 나섰다.

최 회장은 2007년 투명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는 등 경영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았다.

최 회장은 2014년 3,000억원이 채 안되는 영업이익을 냈으나, 이듬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3,984억원을 달성하면서 자사의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는 이듬해 5조2,808억원, 2017년 5조8,610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내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그룹의 주력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이 선전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2년간 실적은 다소 약세를 보였다. 2018년 영업이익(4조6881억원)은 전년보다 20%(1조1,729억원) 급감한 것이다.

최 회장의 지난해 성적표도 좋지 않다.

SK의 지난해 매출은 99조2,646억원으로 전년보다 9%(8,970억원) 정도 감소했다. 경영 능력의 척도인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7%(4조6,838억원→3조9,499억원) 급락했다. 지난해 SK의 당기순이익은 1조6,072억원으로 전년보다 73.9%(4조5,439억원) 급락하면서 주요 10대 기업 가운데 최고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로 인한 SK의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7,173억원으로 68%(1조5358억원) 줄었다.

 

최근 저유가로 SK이노베이션과 지난해 세계 반도체업계 침체로 SK하이닉스 등이 실적 바닥을 기록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8%, 39.4%, 96% 크게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이 기간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각각 33%, 87%, 87% 축소됐다.

그룹의 주력 가운데 하나인 SK텔레콤의 같은 기간 매출은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 당기순이익은 72.5%가 감소했다.

다만,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SK가 40.7%, 회사 안정성을 의미하는 부채비율은 60.5%로 건전하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반면, 회사의 성장성을 의미하는 매출증가율을 감안하면 SK의 투자가치가 다소 떨어진다고 증권가는 설명했다.

SK에너지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지난달 울산공장에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마련했다. [사진=SK]

이로 인해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서 SK의 지난해 주가는 20만원 중후반에서 등락을 보이면서 2018년 2월 2일 사상 최고가(33만1000원)에 한참 뒤쳐졌다.

올해도 SK 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최근 5년 사이 최저인 14만4,500원(13일)으로 장을 마감했다.

신영증권 한 연구원은 “올해 반도체는 다소 회복이 점쳐지지만, 정유의 경우 국제유가 하락으로 사업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 임수길 전무는 “지난 2년간 세계 경기가 어려워 SK도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다”면서 “올해는 더 어려울 것이다. (코로나19)파고가 너무 강해 방법을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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