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신문=유주영 기자] #.
한국은 2011년 세계에서 9번째로 교역 1만달러를 달성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탈출했다. 다만, 이 같은 선전은 불황형에 불과했다. 이후 유럽연합 일부 국가의 재정난과 미국의 더딘 경기 회복,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이로 인한 신흥국의 침체 등으로 우리나라는 이중경기침체(더블딥)에 빠졌다.

이 같은 침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17년 상반기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실효성 없는 경제 정책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국 확산이 맞물리면서 내수가 초토화 됐기 때문이다.

시사경제는 5회에 걸쳐 내수 상황을 살펴보고, 정부에 대응책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글 싣는 순서]
[코로나 급습 현장, 전통시장①] 서울 “우울증 걸릴 것 같아요”
[코로나 급습 현장, 전통시장②] 성남 “며칠째 개시도 못했습니다”
[코로나 급습 현장, 백화점③]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죠”
[코로나 급습 현장, 대형마트④] “3월 성수기? 옛날, 이야기죠”
[코로나 급습 현장, 가맹점⑤] “죽지 못해 삽니다, 문 닫아야 할 것 같아요”

코로나로 손님이 급감한 요즈음, 지난 주말 만난 프랜차이즈 음식점 직원의 말이다. 유통계는 물론 대부분의 경제인구에게 미친 '코로나의 공포'는 가장 쉽게 찾는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카페에도 여지없이 밀려왔다.

#젊은 유동인구가 북적여야 할 금요일의 강남역. 강남구와 서초구의 경계이며 강남 지역의 대표적 번화가이기도 하다.  또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은 하루 유동인구 20만명으로 서울 지하철역 중 가장 혼잡한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게다가 신분당선의 출발역이며 한남대교 방면으로 9호선 신논현역이 있어 강남역 양쪽 대로는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붐볐다. 

또한 대기업을 비롯한 각종 사무실, 대형의류브랜드매장, H&B숍, 대형서점, 학원과 술집이 밀집해 들어서 20~30대들이 가장 많이 꼽는 만남의 장소로 이름이 높다. 

이중에서도 유동인구가 몰리는 강남구 쪽 거리 CGV 뒤편에 자리한 한 일본식 우동 체인점을 찾았다. 이 매장 직원은 "(보시다시피) 거리에 사람이 없쟎아요"라고 말이다. 

그는 "일본 제품 불매 때 손님이 확 줄었다가 지난해 하반기 다시 회복됐어요. 그러다가 (코로나19가 번진) 요 몇주전부터 다시 손님이 뜸하네요"라고 덧붙였다. 

평소같으면 불금을 맞아 저녁을 먹으러 몰려오는 손님들로 꽉 차 있을 시간인 오후 7시. 홀에는 두 세 테이블에서 2명 혹은 1명이 주문한 음식을 먹고 있었다. 

이 식당은 줄을 서서 차례로 음식을 주문해 먹기 떄문에 평소에는 자연스럽게 가게 안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그러나 정작 줄을 서야 할 손님은 간혹 들어올 뿐이었다. 손님을 맞이하는 직원들이 손님보다 많은 기현상이 벌어졌다. 

한 손님은 "여럿이 먹기가 두렵다. 그나마 이곳이 혼자 먹기 편해서 들른다"며 "동료들과 같이 오자고 하기는 내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90여개의 테이블을 가진 넓직한 프랜차이즈 케익숍. 

강남역 카페에서 테이블 수가 제법 많은 축에 속하지만 이날 테이블 90여개 중에 사람들이 앉아 커피와 케익을 즐기는 곳은 단 4곳.  

이곳의 점원도 "코로나 사태 이후 사람이 줄었다"며 휑뎅그레한 점포 내부를 가리켰다. 

#"이번 달부턴 단축 영업을 시작했어요. 일단 3월까지 (단축 영업) 예정이지만 언제까지 연장될 지는 모르겠네요"라며 말을 흐렸다. 

국내 유명 식음료 회사에서 운영하는 강남역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도넛 가게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도넛과 커피는 물론 샌드위치 등 식사를 대용할 수 있는 메뉴도 구비돼있다. 또한 3월 중 통신사 할인을 대폭 실시해 고객을 끌 수 있는 장점이 많았다. 그런데도 커피를 시켜놓고 마시는 몇몇 손님들 외에는 매장 안은 한산햤다. 

이 직원은 "사실 저희 매장은 7~8시 보단 더 늦은 시간 커피나 도넛을 드시러 오시는 분들이 많아요"라고 부연했다. 

피크타임이 될 수 있는 늦은 시간을 한 시간 씩 단축영업한다는 것은 그만큼 손님이 줄었다는 얘기다. 

#서울 구로구 오피스 밀집가의 편의점. 

마스크를 쓴 샐러리맨들이 분주하게 편의점 앞을 지나고 있다. 

이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사장 A씨는 "출근길에 손님이 몰리더니 이제 아침에도 사람이 없네요"라며 한숨을 쉬었다. 

낮은 물론 가장 바쁠 시간인 아침 7~8시에도 고객이 뜸하다고 그는 전했다. 오히려 저녁에 담배 등 기호품을 사러 오는 사람들이 조금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손님이 적어도 점포 내부를 청결을 유지하고 손님에게 깍듯이 인사한다는 그는 점포 바닥을 대걸레로 열심히 닦고 있었다. 

#또다른 수도권의 번화가인 '안양 1번가'를 찾았다.  

안양의 H프랜차이즈 카페는 피크타임이라 할 수 있는 저녁 10시에도 한산한 모습이었다. 아무리 평일이라고 해도 제법 손님들이 많아야 할 시간대였다.  

직원은 "손님이 적어 문을 일찍 닫고 있다"고 말했다. 

#불야성이 끊이지 않을 토요일 오전 5시 사당동 태평백화점 뒤편의 24시간 운영하는 A프랜차이즈 카페. 

이 카페엔 인근 술집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나온 사람이 마지막으로 들러 커피를 마시며 마무리를 하는 곳으로 꼽혔다.  

지하1층, 지상2층의 매장에 2층은 닫혀 있고 1층엔 손님이 없었다. 지하에만 3~4 무리의 20대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 매장의 직원인 B씨는 "(코로나 사태 이후) 손님이 확연히 줄었다. 요 앞 술집도 문을 일찍 닫아버리니 이 시간에 손님이 없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 매장의 매니저 C씨는 "낮 시간에도 손님이 줄었다. (여행객을 찾아볼 수 없는) 공항점보다는 타격이 적지만 30% 정도 매출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A항공사의 승무원 D씨에 따르면 "비행 편수 자체가 없어 (승무원을이 비행을 안 하고) 기본급으로 생활할 정도니 프랜차이즈 형태로 운영되는 공항 내의 음식점, 카페 등은 거의 손님이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태평백화점 인근의 L패스트푸드점을 찾았다.

두 명 정도 테이블을 채우고 있을 뿐 나머지는 빈 좌석 뿐이었다. 

아르바이트생 F씨는 "날마다 들쭉날쭉하지만 손님이 준 것은 맞다. 이곳에서 담소를 나누러 오는 어르신분들도 (코로나로 외출을 꺼려선지) 많이 줄었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음식점 점주들은 "딱히 방법이 없다. 그저 이 난리가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