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주말보다 90% 이상 고객 감소…온라인 판매 강화 등
“고객 대부분 필요 물품만 구입해 서둘러 귀가”…“대책 無”
코로나19 초기 1월 매출 6.2% 늘어…이달 80% 감소 전망

[시사경제신문=정수남 기자] #.
한국은 2011년 세계에서 9번째로 교역 1만달러를 달성하면서 2008년 금융위기에서 상대적으로 빠르게 탈출했다. 다만, 이 같은 선전은 불황형에 불과했다. 이후 유럽연합 일부 국가의 재정난과 미국의 더딘 경기 회복,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이로 인한 신흥국의 침체 등으로 우리나라는 이중경기침체(더블딥)에 빠졌다.

이 같은 침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2017년 상반기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실효성 없는 경제 정책과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국 확산이 맞물리면서 내수가 초토화 됐기 때문이다.

시사경제는 5회에 걸쳐 내수 상황을 살펴보고, 정부에 대응책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글 싣는 순서]
[코로나 급습 현장, 전통시장①] 서울 “우울증 걸릴 것 같아요”
[코로나 급습 현장, 전통시장②] 성남 “며칠째 개시도 못했습니다”
[코로나 급습 현장, 백화점③]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죠”
[코로나 급습 현장, 대형마트④] “3월 성수기? 옛날, 이야기죠”
코로나 급습 현장, 가맹점⑤] “죽지 못해 삽니다, 문 닫아야 할 것 같아요”

홈플러스 잠실점.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카트가 고객을 기다리고 있다. 2층 수영복 매장은 문을 열지 않았고, 공산품 매대에는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다. 평소 주말이면 10분 이상 기다려야 계산을 할 수 있지만, 현재는 주말에도 40% 수준인 서너개의 계산대만 운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파고를 넘는다는 복안이다. [사진=정수남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을 휩쓸면서 대형마트 업계가 신음 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마트가 최근 들어 장을 보는 대세로 자리 잡았지만, 상대적으로 밀폐된 공간에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될 확률이 높은데 따른 것이다.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장을 가장 많이 보는 토요일(7일) 이른 오후부터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자리한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문정동 NC백화점 식품관, 성남 태평동 이마트를 각각 둘러봤다.

잠실역에서 내리자 지하 상가에 행인이 드문드문 하다. 이곳은 2010년대 초 새단장하면서 인근 롯데백화점 등과 쇼핑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평소 하루 유동인구가 수십만에 달한다.

잠실 홈플러스는 신천동에 자리했다. 이로 인해 관내 아파트 단지 주민과 바로 옆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석촌동 등 송파구 주민들이 이곳에서 장을 본다. 홈플러스로 들어서기 전 만난 결혼식장.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차량 1, 2대가 눈에 들어온다. 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도 연기됐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2층 의류 등 판매층에 들어가자 문 닫은 스포츠 용품점을 먼저 만났다. 2층 매장의 경우 물건을 고르는 고객을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다.

2층에서 핸드백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심모 씨(59, 여)는 “종전애는 오후부터 손님들이 몰려온다”면서도 “2월부터는 개점휴업 상태라, 넉을 놓고 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에서 롯데마트로 향하는 길목.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주로 롯데어드벤처 방문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식당 역시 의자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마트 공산품 매대에만 고객이 1명 있고, 냉장식품과 신선식품 매대에는 직원만 보인다. 카트 역시 자리만 지키고 있다. [사진=정수남 기자]

홈플러스 3층에 자리한 가전 등의 판매 층도 2층과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1층은 먹거리 판매 층이다. 맨 먼저 휑한 계산대가 나온다. 평소 주말 오후면 계산하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만 1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는 게 홈플러스 잠실점 직원의 귀띔이다.

최근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평보다 90% 이상 급감했다는 게 이 관계자 추산이다. 이를 감안해 홈플러스는 온라인 배달과 부모님 대신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을 활성화 하고 있다.

오던 길을 되짚어 롯데백화점으로 행했다. 롯데백화점과 롯데월드어드벤처를 지나면 롯데마트가 자리하고 있어서 이다.

가는 길에 만난 롯데월드어드벤처 티켓 박스에 평소 주말 대비 0.1%도 안되는 고객만 있다. 이로 인해 에드벤처 방문객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도 의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인근 잠실 1, 2, 3, 5단지 아파트 주민과 삼전동 주민들이 주말이며 대거 장을 보는 곳이다.

신선식품 매대에서 일하는 유모 씨(49, 여)는 “할인 상품 정도만 나가고 정상 제품의 매출은 없다”며 “코로나19로 매장을 찾은 고객들도 필요한 물품만 후다닥 구입해 귀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상황에서는 회사 차원에서도 대책이 없을 것”이라며 “폭풍이 지나가야 정상을 되찾을 것”같다고 예상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가든파이브 광장은 평소 주말 이곳에 입점한 업체들이 이벤트 등을 열어 쇼핑객으로 북적인다. 지난 토요일 모습은 을씨년스럽다. NC백화점 식품관 모습. 생활용품 매대와 주류, 계산대, 신선식품 매대 모두 한산하다. [사진=정수남 기자]

롯데마트에서 나와 버스를 타고 서울 끝자락에 자리한 송파구 가든파이브를 찾았다. 가든파이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시장 재직(2202년∼2006년) 당시 개발을 추진해, 이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08년 12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백화점과 결혼식장, 대형마트 2곳, 복합상영관, 쇼핑몰, 공구와 가구 상가 등이 자리해 인근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서는 국태 택배 업체들의 물류 센터가 인근에 자리하면서 동남권유통단지로 통한다.

NC백화점은 이랜드그룹이 운영하고 있으며. 이곳 1층에는 마트가 있다. 기존에는 킴스클럽이었지만 현재는 식품관으로 변경했다.

이곳은 가족 단위 쇼핑객이 상대적으로 많다. 가족끼리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하고 장을 보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모습은 평소와는 정반대이다. 공산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매대, 신선식품 매대, 주류 매대 등에서는 고객보다 직원을 더 자주 볼 수 있다.

매대 직원들은 물건을 정리하고, 판촉 직원들은 스마트 폰으로 소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선식품 매대에서 일하는 서모 씨(51, 여)는 “요즘에는 1+1이 아닌 1+2를 진행해도 고객이 없어 팔 수가 없다”며 “3월 성수기는 옛말”이라고 토로했다.

이곳 식품관 역시 평소대비 80∼ 90% 가까이 매출이 감소했으나,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이마트 성남의 지난 토요일 모습과 평소 토요일 모습. 2층 이벤트 매장이 썰렁하다. 1층에서 고객을 기다리는 카트와 행인이 드문드문 한 이마트 앞 인도. [사진=정수남 기자]

가든파이브에서 버스를 타고 성남시 구도심인 태평동에 위피한 이마트 성남점을 방문했다.

이곳은 주택가 밀집지역에 자리하고 있으며, 인근에는 전통시장인 모란시장, 제일시장, 성호시장, 종합시장, 제일시장, 은행시장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현재 이들 전통시장의 고객을 흡수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역시 예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1층 식품 매장을 비롯해 의류와 가전 등을 판매하는 2층에는 평소 5% 수준의 고객만 보인다.

1층 유제품 매대의 D사 판촉 사원인 김모 씨(55, 여)는 “주말인데도 마트를 찾는 손님이 없다. 판촉 사원이지만 상대할 고객이 없어 무안할 지경”이라고 하소연 했다.

바로 옆 식품 전문기업 O사의 판촉 사원 오모 씨는 “판매가 어려워 전략 상품인 만두 등은 1+2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남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어 타켓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년 동월대비 1월 유통업계 매출증감률(단위 %). 자료=산업통상자원부

현지 업계 관계자는 “인근 분당과 중원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고, 인근 하남시 확진자가 최근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송파구 쇼핑몰을 방문했다. 이를 감안해 관내 거주자의 이동이 더 제한적”이라며 마트 등의 매출 감소 요인을 들었다.

정부도 특단의 대책이 없기는 매 한가지.

한편, 코로나19가 번창하기 시작한 1월 유통계 매출은 마트가 6.2%로 편의점(6%)와 백화점(2.5%)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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