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3일 전자상거래(온라인 쇼핑)의 급증으로 배달 인력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22년 말까지 싱가포르 전역에 1000개의 택배보관소를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지 스트레이트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현지 콘도미니엄 아파트를 주 대상으로 하는 상업용 택배보관소 운영업체와는 달리 정부 소유의 택배보관소는 정부 임대주택(HDB)를 중점으로 위치하게 될 것이어서 전국적인 택배보관소 네트워크가 구축될 것이라고 싱가포르 정부가 밝혔다.
택배회사들은 바코드를 스캔해 소포를 사물함(택배보관소의)에 보관하고, 소포를 회수하기 위해 입력해야 하는 암호로 수신인에게 SMS 통지가 전송된다.
택배보관소는 HDB 구역, MRT 역 및 지역 센터에 위치하며, 싱가포르의 10,000개의 HDB 블록 중 어느 곳에서도 걸어서 5분 이내에 위치할 것이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한 개의 택배보관소(locker station) 설치비용이 15,000달러에서 20,000달러 사이로, 이를 위해 최소 1,500만 달러가 추가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어, 민간사업자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으로 싱가포르 정부는 생각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내 물류 스타트업 블루(blu)는 쇼핑몰, 사무실 건물, 편의점, 주유소에 약 130개의 택배보관소를 가지고 있으며,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150여개의 보관소를 운영하고 있는 싱가포르 포스트(Singapore Post)도 인포콤 미디어 개발공사(IMDA)와 공동으로 62곳의 택배보관소를 부킷판장과 풍골(BukitPanjang and Punggol)지역에 배치했다.
싱가포르 정부의 이 같은 전국적인 사업 구상은 콘도미니엄에 350개의 택배보관소를 운영하고 있는 지역 물류 스타트업인 파슬 산타(Parcel Santa)도 환영했다. 또 물류 회사인 닌자 반(Ninja Van)측도 “택배보관소 시스템은 온라인 쇼핑객들에게 더 낮은 비용과 더 큰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면서 “택배 사물함에서 직접 수거하는 것에 비해, 도어 스텝 배송(doorstep delivery)은 더 최상의 서비스로 간주 된다”며 역시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 같이 환영을 하는 쪽도 있지만,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 의한) 전국적인 네트워크는 민간 부문과의 경쟁이다. HDB 보이드 데크(void deck : 아파트 건물·공동 주택 1층에 모든 거주자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워 놓은 공간) 등 접근성이 높은 주요 장소에 택배보관소를 신설하는 것은 기존의 민간 보관소와 혼란을 빚으며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내보이고 있다.
[시사경제신문=김우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