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룹 1위 천명, 지난해 지주사로 재출범…수익성 업계최고, 영업이익률 12%
매출증가율 19%·부채비율 93%로 우수…목표달성에 증권·보험 등 계열사확보 절실
DLF사태로 연임 불투명 불구, 이사회서 연임확정…“초우량 금융그룹으로 거듭날터”

[시사경제신문=정수남 기자] #.

지난해 국내 경제는 주요국의 경기 회복 지연과 이로 인한 신흥국의 더딘 경제성장 등으로 고전했다. 우리나라가 수출 중심의 경제체제를 갖고 있어서 이다.
다만, 경기 침체에서도 4대 민간 금융그룹은 수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선전했다. 국내 저금리 기조가 지속됐지만, 예대금리 차로 막대한 이자 수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들 4대 금융지주의 전년도 실적과 함께 올해 전략 등을 살폈다.

[글 싣는 순서]

①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업게 1위 유지…2년 연속
② 윤종규 KB금융 회장, 2연임에 호실적으로 화답
③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3연임서도 성공 가도 달려
④ 손태승 회장, 우리금융지주 재출범 1년차 ‘합격점’[끝]

손태승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이 지주회사 재출범 1년차에 합격점을 받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나라 첫 은행인 우리은행을 보유하고, 2001년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로 출범했으나 2014년 우리은행에 흡수됐다. 그러다 손태승 회장은 지난해 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을 천명하고, 우리금융지주를 재출범했다.

일단 손 회장은 지난해 양호한 실적을 내면서 지주 재출범 목표를 충족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매출 21조2,900억원으로 전년보다 14.6%(2조7,203억원) 크게 늘었다.

성장성 지표 가운데 하나인 매출액증가율은 ‘빅4’ 가운데 3위이다.

다만,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가 경쟁사보다 적은 9개사인 점을 고려하면, 이는 탁월한 실적이라는 게 금융가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5916억원으로 전년보다 7%(1,695억원) 증가했다. 반면, 당기순이익은 25.6%(5,246억원) 감소한 1조5271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우리자산신탁주식회사와 우리글로벌자산운용주식회사 등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우리금지주는 현재 우리자산신탁 주식 79만5,600주(지분율 51%)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143억원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글로벌 주식 400만주(330억원 상당)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2.2%로 ‘빅4’ 가운데 가장 높다. 손 회장이 민영화를 적극 추진하고, 종합금융기업 1위를 중장기 목표로 내세운데 따른 것이라는 게 금융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재무 안전성도 양호하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의 총자산은 348조1,853억원, 총부채는 325조4,949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이로 인한 부채비율은 93.5%로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지배기업 소유주지분 순이익은 1조8,722억원이다.

◇ 수익성 지표, 영업이익률 12% ‘업계 최고’…매출증가율 19%·부채비율 93% 우수

이 같은 호실적으로 국내 유가 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지주는 매수 기업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지난해 초 지주 출범 이후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주당 1만6,000원(2월15일)을 기록한데 이어, 연중 1만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올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 확산되면서 지난달 28일 주가는 사상 최저인 9,330원을 찍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대우증권 한 연구원은 “지난해 손 회장이 주주가치 극대화 등을 위해 자사 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지난달 중순 주가가 1만20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성장성은 다분하다”며 ‘적극 매수’를 제시했다.

손 회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계열사 확충이다. 종합금융그룹 1위 달성을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증권과 보험 분야 진출을 노리고 있지만, 국내외 매물이 없는 상태이다. 여기에 부동산투자신탁 등의 계열사 마련도 시급하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현재 증권업 진출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면서 “국내외 시장을 두루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책임도 손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고 DLF 사태로 물의를 일으킨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대한 기관제재와 과태료 부과 안을 확정했다.

지난해 우리은행 출범 120주년을 맞은 서울 중구 사옥 모습. 사진=정수남 기자

이에 따라 금융위는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겸 우리은행장에 대한 ‘문책적 경고’ 조치를 확정하고,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손 회장은 연임과 금융권 취업에 제한을 받게 된다.

아울러 금융위는 우리은행에 6개월간 사모펀드 신규 판매 금지를 확정했다. 우리은행은 영업 일부 정지가 끝난 시점부터 3년 동안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과태료 197억1,000만원도 내야한다.

금융그룹의 경우 은행업이 실적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목표 달성에 다소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앞으로 법적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다. 손 회장이 이번 중징계 결정의 효력이 정지되도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는 지난달에 이어 이달 초에도 이사회를 열고 손 회장을 차기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의결하고, 손 회장 연임을 공식화 했다. 손 회장이 25일 주총에서 승인을 얻으면 정식으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다.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창립일 별자리인 (왼쪽부터)물병자리와 염소자리를 구성한 계열사 확충도. 사진=정수남 기자

법원이 주총 전에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손 회장 연임에 무리가 없다. 기각할 경우 연임은 사실상 물 건너가고, 우리금융지주의 종합금융그룹 1위 도약도 어렵게 될 것이라고 금융계는 전망했다.

다른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금융당국의 결정을 존중한다. 지난달 금융위의 판단 이후에 가진 이사회가 손 회장의 연임을 거듭 확정했다”며 “주주들은 현재 손 회장의 연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같은 배경으로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은 1899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우리은행을 모체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든든한 동반자로 국가와 국민의 행복 증진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나라 대표 금융그룹”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국내 최다 세계적 네트워크와 은행, 카드, 종합금융, 소매금융 등을 통해 금융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겠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초우량 다국적 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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