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미사 시간, 마스크 착용 권고하고 성가는 중단하기로
주일예배, 온라인 중계로 대체··· 교회 출입 시 ‘성도 등록증’ 검사하는 곳도

23일 정동 프란치스코 수도회 주일 미사 참석자는 평소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참석한 신자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사진=김주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와 개신교 등 종교계가 성가대 합창을 중단하고, 신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주일 미사가 열린 지난 23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수도회는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성당 입구 성수대는 비어있었고, 대신 세정제가 놓여있었다.

신자들 대부분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은 소리로 기도문을 읊조렸다. 성가 합창도 생략됐으며, 성체 분배 또한 손 소독 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진행됐다.

이날 미사에 참석한 한 신자는 "평소 참석하던 사람들의 반도 참석하지 않았다"며 "성당 모임도 줄줄이 취소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구원모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신부는 신자들에게 미사 시간에 가급적 마스크를 착용하고 감기 기운이 있으면 참석하지 말 것, 몸에 이상 징후가 있을 때 신속한 조치를 위해 성당으로 연락할 것 등을 당부했다.

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 20일 총대리 주교 명의로 교구 내 232개 본당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본당 차원에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도록 요청한 바 있다.

온라인 중계로 주일예배 대체··· ‘성도 등록증’ 검사로 신천지 출입 대비

소망교회는 24일부터 교회 내 모든 모임을 잠정 중단하고 시설물 출입을 제한한다. (사진=김주현 기자)

개신교계도 대응에 나섰다. 대부분 교회들이 예배와 행사를 축소·중단하거나 교회 입구에 열화상 감지기를 설치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서울 소망교회는 정부가 23일 오후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자 24일부터 교회 내 모든 모임을 잠정 중단하고 시설물 출입도 제한하기로 했다.

수요예배와 새벽기도회 등도 중단하며, 주일예배는 온라인 중계로 대체했다. 서울 소재 대형교회 중 주일예배를 중단한 사례는 소망교회가 처음이다,

소망교회 측은 "사회 공동체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서울 명성교회도 주일예배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명성교회는 주일예배는 정상 진행하지만, 다른 예배와 모든 모임을 취소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25일 이 교회 부목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당분간 주일예배 또한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달 진행 예정이었던 '3월 특별새벽집회'도 5월로 미뤘다.

명성교회는 "자체적으로 각 전문가(TF)를 꾸려 확진 판정을 받은 2명(목사와 그의 친지 등 2명)의 접촉자 및 이동 경로 등을 확인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3일부터 교회 출입구를 기존 7개에서 3개로 줄이고,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교인들의 체온을 검사했다. 또한, '성도 등록증'을 일일이 검사해 혹시 모를 신천지 신도 출입에 대비했다.

주요 교단, 연합 단체들 또한 산하 노회와 교회들에게 코로나19 대응 가이드 라인을 제시, 정부와 방역 당국 방침에 적극 협력하고 각종 모임과 행사를 자제하도록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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