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반대파가 요구해온 내용 전격 수용

[시사경제신문=김우림 기자] 경영권을 놓고 골육상쟁을 벌이고 있는 한진가의 내분 속에 두 세력 간 세 불리기 싸움의 묘수가 현란하다.

한때 수세에 몰리는 듯 보였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반대파가 요구해온 내용을 전격 수용해 자파의 외연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대한항공이 연내 서울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매각에 나선다. 또 우휴자산과 비주력사업을 매각해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6일 오전 조원태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고 그룹 차원에서 매각 계획을 발표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인천 을왕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연내 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6일 오전 조원태 회장 주재로 이사회를 열고 그룹 차원에서 매각 계획을 발표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인천 을왕리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연내 매각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보유한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6642㎡)는 당초 회사가 한옥 호텔 건립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개발하려고 했다.

이번 연내 매각 결정은 그룹 경영권을 놓고 자신을 반대해 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인 연합을 결성한 KCGI 등이 과거부터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내용이다.

이 때문에 이번 매각 결정은 조 회장이 내달 말 그룹 지주회사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권 경쟁에서 보다 명분을 쌓기 위한 전략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한진그룹이 지난해 2월 안정성 및 수익성 향상을 달성하기 위한 ‘비전2023’에서 송현동 부지 매각을 약속한 만큼 약속을 준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도 풀이된다.

자신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KCGI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는 동시에 본격적인 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착수하는 쌍안적 전략으로 주주들에게 경영권 지속 확보의 이유를 부각시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에서 이사회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투명화를 위한 안건도 의결했다.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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