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7일 안철수 전 의원이 내방한 자리에서 안 전 의원의 손을 잡고 있다. (사진=민정수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8일 안철수 전 의원의 비대위원장직 요구에 “(안 전 대표가) 개인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듯 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손 대표가 안 전 의원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안 전 의원 측 의원들이 탈당하게 되면 제2 분당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대표가 어제 비대위 구성을 하자고 한 것은 그동안 유승민계 의원들 그리고 안철수 대표 세력이 저를 내쫓으려고 내놓은 것"이라며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표직 사퇴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제가 안철수 대표에게 기대했던 것은 당의 미래에 대해 같이 걱정하고 힘을 합칠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하는 것이었다"며 "그러나 그런 것은 없이 곧바로 저의 퇴진을 말하는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위원장을 자기가 맡겠다는 것이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며 거부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안 전 대표가 전날 자신의 국회 대표실을 방문한 과정에 대해서 "저는 당 대표실로 와서 만난다는 게 정치적인 예의 차원인 것으로 생각했지, 많은 기자, 카메라를 불러놓고 저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일방적 통보, 언론에서 말하는 소위 ‘최후 통첩’이 될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다"며 "개인 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는 듯 말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 전 의원의 제안은 과거 ‘유승민계’나 안 전 의원의 측근들이 했던 얘기와 다른 부분이 전혀 없었다. 그들도 나를 내쫓으려 하면서 전당대회, 전당원 투표, 재신임 투표 등을 말했다”며 “왜 지도체제 개편을 해야 하는지, 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안 전 대표가 전날 ▲비대위 전환 후 비대위원장 요구 ▲전당원 투표로 비대위원장 선출 ▲손 대표에 대한 재신임 등 3가지 당 재건 방안을 제안한 것을 모두 거부한 것이다.

손 대표는 “199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계은퇴를 하고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 연수 갔다가 돌아와서 1995년 정치에 복귀하면서 ‘백의종군’으로 조순 서울시장을 당선시켰다. 김 전 대통령은 ‘헌신의 리더십’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지금 위기에 처한 바른미래당을 살리는 길은 헌신의 리더십”이라며 “이는 안 전 대표에게도 해당하는 정치 리더의 덕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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