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과 아담 램버트, 프레디 머큐리가 만들어낸 ‘라이브 에이드 인 서울’

[시사경제신문=김종효 기자] 

“왕관을 쓴 머리는 편히 쉴 수 없다(Uneasy lies the head that wears a crown)”

셰익스피어 ‘헨리 4세’의 명대사이자,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에게 책임감의 무게를 알려주기 위해 닉 퓨리(사무엘 L.잭슨)가 인용해 깊은 울림을 준 말이다.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대체 불가 존재인 보컬 고(故) 프레디 머큐리가 남기고 간 빈자리를 10년 가까이 채우고 있는 아담 램버트, 그가 오랜 시간 가장 많이 -직·간접적으로-들었던 말이 아닌가 싶다.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이번 공연은 1971년 퀸 결성 이후 성사된 첫 단독 내한 공연이다. 지난 2014년 8월 ‘슈퍼소닉 퀸 내한 공연’ 당시 한국을 찾긴 했지만, 단독 공연은 처음이다. 원년 멤버로는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가 함께 했다. 앞서 언급했듯 고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인 보컬은 아담 램버트가 채웠다.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아담 램버트와 퀸이 거대한 왕관 속에서 등장하는 순간부터 고척돔에 또다른 세계가 열렸다. 퀸은 ‘전설’이라는 수식어를 몇 번 쏟아내도 아까울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 장치와 조명을 돔 공연장에 아낌없이 쏟아부었고, 그 스케일을 압도할만한 파워풀한 연주와 보컬로 자신들이 ‘추억 속의 노장’이 아닌, ‘현재진행형 밴드’라는 것을 증명했다. 

아담 램버트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극찬받은 폭발적이고 카리스마 가득한 보컬은 물론, 섹시함과 파워풀함을 오가는 퍼포먼스, 과감한 무대매너로 2만5000여 명 관객을 휘어잡았다. 70대의 로저 테일러는 드럼 스틱의 안위가 걱정될 정도로 파워풀한 드럼 연주를 해 관객의 가슴을 울렸으며, 브라이언 메이 역시 70대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신들린 기타 리프에 더해 고 프레디 머큐리와의 가상 협연을 통한 감동까지 선사했다.

이미 음악영화 국내 관객 동원 1위를 기록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싱어롱 버전까지 섭렵해온 한국 관객들은 떼창과 열광적인 호응으로 퀸을 받아들였다. 일부 곡의 한국식 개사와 멤버들의 한국식 손가락 하트, 한국말 인사 등은 공연장을 한층 더 뜨겁게 달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전설’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퀸의 공연은 역시 세계적 수준이었다. 퀸이 미국에서 직접 공수한 300t에 달하는 LED를 비롯해 구성, 조명, 영상, 연출, 무대 디자인 모두 공연의 모든 순간을 명장면으로 만들었지만, 그 중심엔 멤버들이 있었다. 그 중 ‘두잉 올라잇(Doing Alright)’, ‘아이 원트 잇 올(I Want it All)’ 등에서 보여준 로저 테일러와 브라이언 메이의 보컬도 반갑고 인상적이었으나, 공연 전면에 선 밴드의 얼굴, 보컬을 담당한 아담 램버트의 활약은 매우 돋보였다. 

아담 램버트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퀸과 총 170회 이상의 공연을 진행, 환상적인 팀워크로 270여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미 많은 영상 등으로 아담 램버트의 활약을 볼 수 있었고, 지난해 ‘슈퍼소닉’ 내한 공연을 통해 잠시나마 피부로 느낄 수 있었지만, 이번 단독 공연에서 보여준 모습은 왜 ‘현대판 퀸’이라는 이름 대신 ‘퀸+아담 램버트’라는 이름으로 공연하는지를 납득케 했다.

아담 램버트의 매력은 퀸과 따로 또 같이 어우러졌다. ‘프레디 머큐리의 환생’이라 불리며, 아담 램버트와 잦은 비교 대상이 되곤 하는 마크 마텔과 비교했을 때 아담 램버트의 창법, 외모는 고 프레디 머큐리를 떠올리기엔 이질감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바로 아담 램버트가 퀸을 과거에 머물러 있는 존재가 아닌, 현대에도 재해석되고 재평가돼야 하는, 게다가 현재 진행형인 밴드의 입지를 갖게 하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아담 램버트는 과거를 기억하는 퀸의 팬들에게 그만의 매력으로 전혀 다른 퀸을 전달하다가도, 결정적인 순간엔 자신의 자리에 위대한 프레디 머큐리를 투영하면서 추억이라는 감정의 절정을 완벽하게 전달했다. 이번 내한 공연 앙코르를 제외한 마지막곡 ‘보헤미안 랩소디’ 후반 아담 램버트의 그 방식이 빛났다. 아담 램버트의 보컬은 서서히 사그라들었고, 영상을 통해 원년 멤버들의 원곡이 흘러나오자 관객 모두의 가슴이 저릿해졌다. 앞서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에서 브라이언 메이 옆에 프레디 머큐리가 스크린을 통해 함께 무대에 설 때도 아담 램버트는 한 발짝 물러났다. 그게 그의 방식이었다.

공연 전부터 “흉내내지 않겠다, 해석으로 승부하겠다”, “함께 프레디, 그리고 퀸을 기념하자”던 아담 램버트는 무거운 퀸의 왕관을 쓰고 휘청거리지 않았다. 그만의 방식으로 그 왕관을 고쳐 썼고, 고쳐 쓴 왕관은 마치 처음부터 그의 것이었던 것처럼 잘 어울렸다. 억지로 퀸이 되려 하지 않은 아담 램버트의 선택은 옳았다. 그래서 앙코르 당시 아담 램버트가 왕관을 쓰고 나왔을 때 모습은 뿌듯하기까지 했다.

이를 통해 퀸과 아담 램버트는 4050 세대에 오롯이 그때의 퀸을 추억하게 했고, 2030 세대엔 새로 태어난 노련한 신인 밴드 퀸을 영접하게 했다. 강제로 주입한 것도, 억지 감동을 만들어낸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그들의 공연을 했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퀸이 왜 ‘전설’로 불리는지 보여줬다.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그래서 이날 브라이언 메이가 일주일간 연습했다던 “안녕하세요, 서울”이나 아담 램버트의 “아이 러브 유, 서울”보다, 태극기 티셔츠나 손하트보다 더 기억에 남는건, 그 어떤 군무나 칼합주보다도 심장을 뜨겁게 했던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의 발구르기와 박수로 이뤄진 ‘쿵쿵 짝’과 프레디 머큐리와 ‘에-오’를 주고받으며 훌쩍거리던 관객들, 그리고 그런 관객을 바라보는 70대 백발 성성한 전설들의 흐뭇한 미소였다.

1971년 영국에서 결성된 록 밴드 퀸은 프레디 머큐리(보컬&피아노), 브라이언 메이(기타&보컬), 존 디콘(베이스), 로저 테일러(드럼&보컬)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1973년 셀프 타이틀 앨범인 ‘퀸(QUEEN)’으로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데뷔 이후 총 15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한 퀸은 세기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어 나이트 앳 디 오페라(A Night at The Opera)’를 비롯해 ‘시어 하트 어택(Sheer Heart Attack)’, ‘뉴스 오브 더 월드(News of the World)’, ‘어 데이 앳 더 레이시즈(A day at The Races)’, ‘더 게임(The Game)’ 등을 선보였으며, 그 음악적 공로를 인정받아 2001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과 2004년 영국 음악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2003년에는 개인이 아닌 그룹 최초로 송라이터스 명예의 전당에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파격적이고 천재적인 프로듀싱을 바탕으로 퀸은 프로그레시브 록과 글램 록, 하드 록, 헤비메탈, 블루스, 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을 잇달아 선보였다.

특히 4집 ‘어 나이트 앳 디 오페라‘에 수록된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러닝타임인 6분에도 불구하고, 9주간 영국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하고 타임지가 선정한 올-타임 100 송즈(All-Time 100 Songs)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보헤미안 랩소디’ 외에도 ‘아이 워즈 본 투 러브 유(I was Born To Love you)’, ‘썸바디 투 러브(Somebody to Love)’, ‘위 윌 록 유(We Will Rock You)’, ‘라디오 가가(Radio GA GA)’, ‘위 아 더 챔피언스(We are the Champions)’ 등 퀸의 명곡들이 영화와 드라마, CF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사용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특히 지난해 퀸과 리드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는 10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불러모으며 대한민국에 퀸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보는 N차 관람과 관객들이 극장 안에서 퀸 노래를 함께 부르며 영화를 보는 싱어롱 상영회가 인기를 모으고, 수십 년 전 퀸의 명곡들이 국내 음원 차트에서 역주행하는 등 퀸 신드롬은 영화계를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급부상했다.

이번 내한은 오는 7월 캐나다 벤쿠버에서 시작되는 퀸의 월드투어인 ‘더 랩소디 투어(The Rhapsody Tour)’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그리고 퀸과 아담 램버트는 2020년 1월, 대한민국 서울에 1985년 당시의 런던 웸블리를 옮겨와 전설적인 ‘라이브 에이드’를 성공적으로 재현해냈다. 영원한 프레디 머큐리와 함께.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 Greatest Moment: 
1.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 후반부 브라이언 메이 옆에 선 위대한 전설, 프레디 머큐리
2. ‘에-오’ 타임, 가슴이 뜨거워져 눈시울이 붉어지면서도 목이 터져라 외친 한국의 관객들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 셋리스트
Intro. Innuendo (QUEEN Original)
1. Now I'm Here
2. Seven Seas of Rhye
3. Keep Yourself Alive
4. Hammer to Fall
5, Killer Queen
6. Don't Stop Me Now
7. Sombody to Love
8. In the Lap of the Gods… Revisited
9. I'm in Love With My Car
10. Bicycle Race
11. Another One Bites the Dust
12. I Want it All
13. Love of My Life (w/Freddie)
14. '39
15. Doing All Right
16.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17. Under Pressure
18. Dragon Attack
19. I Want to Break Free
You Take My Breath Away (QUEEN Original)
20. Who Wants to Live Forever
21. Guitar Solo
22. Tie Your Mother Down
23. The Show Must Go On
24. Fat Bottomed Girls
25. Radio Ga Ga
26. Bohemian Rhapsody
Ay-Oh (w/Freddie) 
27. We Will Rock You
28. We Are the Champions
God Save the Queen (Traditional Song)
"Heroes" (David Bowie Song)

1월 18일과 19일 양일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퀸 내한 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5-퀸+아담 램버트 ‘더 랩소디 투어’’가 개최됐다. 2시간이 넘는 러닝타임 동안 퀸 원년 멤버인 브라이언 메이(기타)와 로저 테일러(드럼), 그리고 고(故) 프레디 머큐리의 빈 자리를 대신한 아담 램버트는 눈을 뗄 수 없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사진=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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