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단지 정밀안전진단 ‘D등급’ 조건부 통과

목동1~3단지 제2종에서 제3종으로 전환 결정

목동6단지의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통과와 목동1~3단지의 제3종 환원으로 목동신시가지아파트의 재건축 붐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백종국 기자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1216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대체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재건축을 추진 중인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단지만이 홀로 독주하고 있다. 목동6단지가 목동 신시가지아파트로는 처음으로 정밀안전진단을 D등급으로 조건부 통과하고, 목동1~3단지가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 환원 결정 등 호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목동6단지의 전용 143.68가 호가 265000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재건축에 보다 가까워지면서 5단지 최고 호가 24억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목동1단지 전용 65.34, 목동2단지 65.82는 지난해 12월 각각 13억원에 거래됐다. 목동3단지 64.98는 같은 달 133000만원에 거래됐다. 모두 1년 전에 비해 2억원 가까이 오른 금액이다. 최근 제3종으로의 종 환원이 결정되면서 앞으로는 그 금액 이상으로 거래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양천구청은 지난 31일 재건축을 위한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목동6단지에 대해 ‘D등급을 통보했다.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으로 앞으로 6개월 동안 국토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원, 한국시설안전공단 등의 적정성 검토를 거쳐 최종 안전진단 결과가 나온다.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송파구 올릭픽선수촌 아파트가 C등급을 받아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목동 일대 주민들은 큰 기대를 걸진 않았었다. 안전진단 결과 목동6단지는 주거 환경비용 분석 부문에서 점수가 높았지만 건축 마감 및 설비노후도구조안전성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51.22점으로 조건부 재건축 점수 기준(30점 초과~55점 이하)을 충족했다.

목동6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 통과하자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단지 전체에 재건축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각 아파트 단지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중 913512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한 상황이다. 7810단지도 대형 건설사와의 설명회를 개최하고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5단지는 오는 11일 대림 아크로와 함께 재건축 소유주 총회 및 설명회를 개최, 정밀안전진단 경과보고 등을 한다.

이에 앞서 목동1~3단지의 제3종 일반주거단지로의 종 환원은 또 다른 호재였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추가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약 20%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배정하는 조건으로 목동1~3단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하여 종 상향할 것을 확정했다.

이로써 목동1~3단지는 전용면적 85기준 다른 단지에 비해 7000~1억원 디스카운트 되던 요인을 없애는 동시에 서울시가 조례에 따라 통상 적용하는 용적률을 200%에서 250%로 높일 수 있게 됐다. 층수 제한이 없어 35층 아파트도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1~3단지의 경우 재건축을 하려면 꼭 풀고 가야 하는 숙제였던 종 상향 해결함과 동시에 재건축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목동2단지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재준위) 측은 지난 1일부터 정밀안전진단 모금을 시작했다면서 비영리단체 등록을 통해 고유부호증을 받고 재준위 통장을 미리 만들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단지 재준위는 3일 긴급회의를 갖고 앞으로 진행할 사항들을 정했다. 그동안 재건축 사업을 장기적으로 보고 하나하나 마무리하며 진행한다는 방침을 지켜온 3단지는 최근 인근 단지의 움직임에 고무되어 조금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밀안전진단을 위한 모금운동을 즉각 시작하고 2월에는 건설사와 함께 주민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23단지보다 준공이 한 해 앞선(1985) 1단지 역시 정밀안전진단 모금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목동 신시가지아파트 단지가 정부의 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호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좋은 학군을 갖춘 데다 현재 용적률이 낮고 대지 지분이 넓어 월등한 사업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꼽았다.

하지만 현재 목동 신시가지아파트의 재건축 붐이 계속 지속될 거라는 낙관은 금물이다. 6단지가 재건축의 첫 관문인 정밀안전진단을 완전히 통과한다는 보장이 없다. 주요 정당들이 아파트 단지에 6단지의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통과를 축하하는 플래카드를 붙였지만 주민들은 그러지 않았다. 아직 확정이 아니므로 조심스러운 것이다. 구로구 동부그린의 경우 D등급을 받았다가 적정성 검토 끝에 최종 C등급을 맞아 재건축이 무산된 바 있다.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조합 설립, 각종 인가 등 넘어야 할 산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목동 신시가지 주민들로서는 정부의 재건축 억제정책도 부담스럽다. 정부의 1226부동산대책 이후 거래가 거의 끊긴 것은 목동도 마찬가지다. 공인중개사들은 특히 15억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금지 조치가 영향이 컸다고 입을 모았다. 총선 전까지는 보합세를 유지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 공인중개사는 재건축은 보통 10, 길어지면 15년 걸린다. 정권이 바뀌면 정책 또한 달라질 수 있다며 묻지마 식 투자나 단기 이익 창출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차분히 인내하는 접근 자세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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