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이상진 등 내부출신 선임 희망
정부,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 고려 중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이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관치금융 반대 일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기업은행 노조 제공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내부 출신이냐 외부 인사냐? 노동조합들이 연대하여 '낙하산 행장 반대' '관치금융 반대'를 외치는 가운데 차기 IBK기업은행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의 김형선 노조위원장은 지난 9일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차기 기업은행장에 외부 출신 인물이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를 차단하려는 목적에서다.

기업은행장은 국책은행으로서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오는 27일 만료되는 김도진 기업은행장의 후임에 대한 선임이 곧 이뤄져야 한다.

기업은행 행장은 2010년(23대 조준희), 2013년(24대 권선주), 2016년(25대 김도진) 3연속으로 내부 출신 행장이 맡아 높은 실적과 성장을 이어왔다. 내부 출신 행장 재임기간 중 기업은행 총자산은 163조4000억원(2010년)에서 260조8900억원(2018년)으로 100조원 가까이 늘었고, 기업 대출 자금은  89조4200억원(2010년 6월)에서 164조5600억원(2019년 6월말)으로 84% 증가했다.

금융노조, 한국노총까지 연대해서 노동계가 한목소리로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은행 노조 측은 청와대가 노조 측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줄 것을 바랐다. 노조 측은 기업은행에 리스크가 되는 관계 인사보다는 은행업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가진 인물이 행장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5~6명의 후보를 두고 후임 기업은행장 결정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장식 전 청와대 일자리수석(63)을 비롯해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59),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56) 등이 거론되는 관계 인사들이다.
 
반면 노조 측에서는 이상진 전 IBK캐피탈 사장 등 내부 인물이 발탁되길 바라고 있다. 여신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이 전 사장은 지난 1986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중소기업 여신 분야에서 탁월한 성적을 거둔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 시민단체들은 최근 공동성명을 통해  "6년 전, 박근혜 정부가 기업은행장으로 기획재정부 출신을 내정하자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공동성명을 내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과 같은 것'이라고 맞섰다. 당시 비분강개하던 열혈 의원들은 현재 청와대와 여당, 국회의 핵심인사가 되었다. 그런데도 6년 전과 똑같은 현 사태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침묵하거나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와 집권여당은 10만 금융노동자가 소속된 금융노조의 경고를 깊이 새겨 관치금융으로 돌아가는 일만은 막아야 할 것이다. 명분없는 낙하산 임명부터 막는 것이 진정한 금융 개혁의 첫 걸음이다"라고 강조했다.

과연 차기 기업 은행장으로 이전 전통을 이어받아 내부 인사가 오를지  유력한 관료 출신이 선임될지 기업은행은 물론 모든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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