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대상 ‘건강하고 행복한 나로 살기’ 복지사각지대 틈새 메워

1인 가구 증가로 인한 자살 및 고독사 예방 절실
대부분의 복지정책 사회적 약자에 한정돼 있어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민관 협치의 복지정책 필요

휘경1동, 새로운 아이디어로 복지사업 추진
전문가, 민간자원, 초록어린이재단 등과 연계
주민 누구도 소홀함 없는 복지정책 실현

동대문구 휘경1동에서는 이귀용 동장을 비롯해 심미정 팀장, 양희정 주무관 등이 똘똘 뭉쳐 복지사각지대 틈새를 메우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심미정 팀장, 이귀용 동장, 양희정 주무관. 사진=원금희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50대 독거남 등 1인 가구의 고독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복지정책의 주요 대상은 어르신, 수급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한정돼 있다. 이런 가운데 동대문구 휘경1동에서는 이귀용 동장을 비롯해 심미정 팀장, 양희정 주무관 등이 똘똘 뭉쳐 복지사각지대 틈새를 메우는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휘경1동 주민센터는 ▲1인 가구 대상 ‘건강하고 행복한 나로 살기’ ▲저출산 극복 ‘다둥이 축하 지원 및 후원’ ▲소외 노인을 위한 ‘따뜻한 밥한끼 나눔 행사’ ▲건강한 힐링 ‘작은 음악회’ 등의 복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20년 경력의 사회복지전문가 양희정 주무관은 올 초 휘경1동에 거주하는 50대 독거남 2명의 고독사 소식을 접했다. 고독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세상과의 단절이다. 이로 인한 알콜 의존증, 여기서 발생하는 각종 질병과 소통의 부재로 겪는 우울감과 자존감 결여가 심각하다.

양 주무관은 이들을 세상 밖으로 인도해 삶의 질을 높이고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복지사업을 고민했다. 복지의 손길이 절실한 수많은 주민들의 사연과 다양한 복지정책을 시행하면서 터득한 노하우를 연계해 ‘건강하고 행복한 나로 살기’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

복지정책은 구청이나 동주민센터에서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휘경1동은 민간자원과 전문가들의 협력을 최대한 이끌어냈다. 관 주도가 아닌 민관 협치로 동대문구를 대표하는 복지정책 롤 모델을 정착시키고 있다.

특히 마을공동체와의 공조를 통해 일회성으로 끝나는 복지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불어 사는 지역 사회 만들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희정 주무관이 1인 가구 대상 ‘건강하고 행복한 나로 살기’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동대문구 제공

◆‘건강하고 행복한 나로 살기’... 자괴감을 극복하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시간

현재 휘경1동 희망복지위원회는 저소득, 질병, 고독 등 삶의 그늘에 내몰린 1인 가구를 대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나로 살기’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10월부터 12월까지 매월 넷째 주 화요일에 실시하며 ‘동 희망복지위원회 보듬누리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나눔 사업과 연계해 진행한다. 1인 가구의 증가 속에서 이들의 자살 및 고독사를 예방하고 소중한 삶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10월 22일 1회 차에는 ‘인생곡선 그리기 & 향초 만들기’를 주제로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본인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내면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마음속에 내재된 자괴감과 희미해진 자신감을 이겨낼 수 있는 위안을 얻었다. 좋아하는 향을 첨가한 향초를 만들면서 정신적 안정도 찾았다.

1회 차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11월 19일 2회 차에는 ‘건강한이야기 & 마늘고추장 만들기’를 주제로 건강한 나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했다. 몸 상태가 여의치 않은 이들에게 면역력 향상을 위한 생활 습관과 상식을 전달하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건강이야기를 나누는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몸에 좋은 먹거리를 소개하고 마늘 고추장을 만들면서 삶의 활력을 갖도록 도왔다.

1, 2회 차를 진행하는 동안 참가자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배웠다. 오는 12월 24일 3회 차에는 ‘연말카드 만들기 & 소감 나누기’를 주제로 ‘행복한 나로 살기’를 함께 고민하고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양희정 주무관과 함께 이번 사업을 이끌어가는 심미정 팀장은 “복지업무는 크게 맞춤형 복지와 보편적 복지로 구분한다. 하지만 복지사업은 대부분 비슷한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어 어느 한 분야의 업무를 단독으로 진행하기 어렵다. 양 주무관이 맡고 있는 맞춤형 복지의 경우도 자원봉사, 민간자원 연계 등 행정적 지원이 반드시 수반된다. 이 과정에서 모든 직원들은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서로 논의하며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한다. 이러한 이력들이 제도적으로 표면화 될 때 주민을 위한 진정한 복지가 실현 된다”고 전했다. 
 

휘경1동 주민센터는 삼둥이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사진=동대문구 제공

◆저출산 극복 및 다둥이 축하ㆍ후원 프로그램... ‘삼둥이 출산, 마을이 함께 키운다’

‘건강하고 행복한 나로 살기’ 등 다양한 복지 사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10월 초 지역에서 ‘삼둥이 출산’이라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2019년 3분기 ‘전국 출산율 0.88명 기록’이라는 위태로운 수치를 접한 후 듣게 된 낭보였다.

이어 가정 형편이 어려운 삼둥이 부모를 돕기 위해 마을 전체가 나섰다. 주민들은 힘을 모아 삼둥이 육아에 보탬을 줄 방법을 찾았다.

주민자치위원회와 방위협의회가 총 100만원의 후원금을 지원했다. 이 후원금은 삼둥이 육아용품비용으로 소중하게 쓰이고 있다. 관내 사업가인 이브자리 최인권 대표는 온가족이 따뜻한 겨울을 지내도록 이불 5채를 지원했다.

휘경1동 직원들도 손을 놓지 않고 작은 정성을 모았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22만원 상당의 장난감을 구매해 전달하며 삼둥이의 건강한 성장을 소원했다. 동 차원에서는 따뜻한 겨울나기 성금 90만원을 지원해 비용 부담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산모도우미 서비스를 연결했다. 뿐만 아니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연계해 아이들을 위한 생계 및 보육비로 200만원의 후원을 약속 받았다.

이귀용 동장은 “일상적인 복지 업무는 전국 어느 자치구 읍면동에서 모두 시행하고 있다. 기초연금, 장애인 수당 등 법정 급여를 지급하는 보편적 혜택에서 조차 소외된 주민을 발굴하고 지원해 불행한 일을 사전에 예방하는 사업이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며 “양희정 주무관을 포함한 우리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추진하는 새로운 사업들이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일익을 담당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또 “각종 복지 서비스 안내와 신청·접수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주력하고, 그동안 실시했던 다양한 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복지사각지대 제로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복지사각지대 구민을 위한 동대문구 지역 특화 복지공동체 사업 ‘보듬누리’

2011년 12월부터 시행하는 동대문구 보듬누리는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해 생활이 어려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구민을 돌보는 사업이다.

구청장 이하 소속 구 직원 1,377명이 저소득 홀몸 어르신,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 복지사각지대 구민과 일대일로 결연을 맺었다. 직원들은 각자의 결연자에게 매달 안부 전화를 걸고 가정방문을 통해 소외계층의 생활을 보살피고 있다. 현재는 직원뿐만 아니라 민간까지 대상이 확대돼 3,201가구가 결연 혜택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동 희망복지위원회 구성까지 연결돼 교육, 경영, 전문직, 종교 분야에 속한 1,523명의 위원들이 각 지역의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지역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652명의 주민들이 무보수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어려운 이웃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복지서비스를 적극 연계하는 등 지역 공동체 조성의 촉진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동대문구는 지난 12월 2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제1회 나눔과 배려 복지대상’ 시상식에서 지역발전 부문 기초단체 대상을 수상했다.
 

동대문구 휘경1동 주민센터 내부 모습. 사진=이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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