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온‧오프 통합지원 플랫폼 2일 오픈
5개 여성‧공공단체 'On Seoul Safe 프로젝트' 가동한다

서울여성의 절반 가까이가 디지털 성범죄에 직간접 피해를 입었을 정도로 우리 사회의 디지털 성범죄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서울시 제공

 

[시사경제신문=정혜인 기자]  서울 여성은 2명 중 1명 꼴로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된 정도로 디지털 성범죄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가 서울 여성 3,687명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서울 여성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 실태 및 인식 조사' 결과 “디지털 성범죄 피해를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여성”은 43%(1,581명)로 조사됐다. 직접 피해자는 14.4%(530명)으로 20~30대 직‧간접 피해경험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았고, 직접 피해경험자는 30대(16.1%)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 디지털 성범죄에 ▴카메라 등 매체를 이용해 상대의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 ▴촬영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해당 촬영물을 동의 없이 유포, 유포 협박, 저장, 전시 ▴디지털 공간, 미디어, SNS 등에서 원하지 않는 성적 언어 폭력, 이미지 전송 등 성적 괴롭힘을 가하는 행위를 포괄했다.
 
직접 피해를 경험한 여성의 47.5%는 “원치 않는 음란물 등의 수신” 피해를 입었다. “특정 신체 사진 전송 요구”(30.4%), “특정 신체부위 노출 요구”(25.9%), “성적 모멸감이 느껴지는 신체 촬영 피해”(19.8%), “성적행위가 찍힌 영상 및 사진 무단 유포”(17%)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 피해 유형별로 대처를 했다는 응답률은 7.4%로, 대부분 대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처를 한 경우에는 신고보다는 “해당 온라인 서비스 이용을 중단(17.1%)”, “가해자에게 정정 및 삭제 등 요구(16%)”가 많았고, 이어 “경찰에 신고(13.9%)”, “센터 상담접수(12.7%)”,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11.5%)” 순이었다. 경찰에 신고한다는 응답률은 “성적 모멸감이 느껴지는 내 신체의 일부 또는 나체 촬영 피해(27.6%)” 문항에서 가장 높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 접수한다는 응답은 “성적 모멸감과 불쾌감이 느껴지는 나의 사진·영상물 타인소지 피해(27.3%)”를 당한 경우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피해를 입고도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경우는 전체 피해자 530명 중 353명(66.6%)이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처벌의 불확실성(43.1%)”을 꼽았다. “신고 등 대응절차가 번거로워서(36.8%)”, “어떻게 대응할지 방법을 몰라서(35.4%)”, “다른 사람에게 나의 피해 사실이 알려지는 것이 걱정되어서(30.6%)”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 후 가장 힘들었던 점은 “심리적 불안, 모멸감 등 정신적 스트레스(27.6%)”였으며 다음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불안(23.8%)”, “가해자에 대한 분노(19.9%)” 순이었다.

 “원치 않는 성적 대화(채팅)요구(37.2%)”, “특정 신체 사진 전송 요구(33.5%)”, “성관계 제안 수신(32.1%)” 피해의 경우 가해자가 “SNS 사용자”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성적 모멸감이 느껴지는 사진 영상물의 타인 소지(31.3%)”, “성적 행위가 찍힌 영상 및 사진 무단 유포(27.8%)” 등 피해에선 가해자가 “친구(선후배 포함)”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 경로는 메신저(32.3%), SNS(26.1%), 커뮤니티 사이트(25.3%), 이메일(24.8%), 채팅어플(18.6%) 순으로 나타났다. 직접 피해 경험이 비교적 높은 10대에서는 SNS(46.9%), 메신저(40.6%), 채팅어플(26.6%), 온라인 게임(23.4%) 순이었다.

피해 대응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었는지 여부에 대해: 직‧간접 피해 여성(1,580명) 중 “도움이 되었다”는 응답은 33.6%에 불과했다. 대응을 했음에도 본인이 생각한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다고 보는 이유로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약해서(42%)”, “신고내용에 대한 처리결과를 확인할 수 없어서(20.7%)” 순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가해자 처벌 강화를 위한 법제 정비(78.5%)”, “디지털 성범죄 및 온라인 이용 시민교육(57.3%)”, “피해 감시 모니터링 및 단속(50.2%)”, “유통 플랫폼 운영자 규제(35.2%), “피해자 지원을 위한 상시기구 확충(34.2%)” 순으로 주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를 온‧오프라인으로 통합지원하는 국내 최초의 플랫폼 ‘On Seoul Safe(온 서울 세이프)’를 2일 정식 오픈하고 서울지방경찰청, 서울특별시교육청,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한국대학성평등상담소협의회 등 4개 단체와 함께 'On Seoul Safe 프로젝트'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프로젝트를 온라인 익명 상담부터 피해자 혼자서는 힘든 고소장 작성, 경찰 진술 동행, 법률‧소송, 심리상담 연계까지 피해구제 전 과정과 정서적 지지까지 종합지원한다. 이 모든 과정은 젠더폭력 분야 1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지지동반자’가 1:1로 전담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전문강사 40명을 양성, 전국 최초로 초‧중고 200개 학급, 5000명을 대상으로 성범죄 예방교육과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를 지지‧연대하는 ‘IDOO(아이두) 공익캠페인’도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홍보대사로는 10~20대에게 친숙한 배우 김혜윤을 위촉했다. ‘IDOO(아이두) 공익캠페인’은 불법촬영물 등이 유포되기 전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시민 인식개선 캠페인으로, 홍보대사 배우 김혜윤이 출연하는 홍보영상을 제작‧배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2일 오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출범식을 열고 5개 기관 간 공동노력을 약속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뒤이어 서울시는  ‘디지털 민주시민 100인, 100분 열린회의’를 통해 법률, 교육, 홍보, 온라인 환경, 정책 등 5가지 분야의 주제에 대한 정책 토론회도 개최했다.  ‘디지털 민주시민’은 일상에서 사용하는 포털, SNS, 커뮤니티 상 디지털 성범죄를 모니터링하고 이를 신고해 그 결과를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12월까지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이후엔 캠페인 활동에 참여한다.

서울시는 홍보대사인 탤런트 김혜윤과 함께 아이두 공공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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