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독과점영대위 “국회·정부부처, 규제-지원 정책 병행” 촉구

영화 '겨울왕국2' 포스터. (자료=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사경제신문=김종효 기자] 영화 '겨울왕국2' 개봉을 계기로 스크린독과점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는 11월 22일 오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반독과점영대위는 “스크린 독과점은 특정 영화의 제작·배급사와 극장이 아니라 그것이 무제한으로 가능한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국회와 정부를 향해 “영화법을 개정하고 바람직한 정책을 수립·시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21일 개봉작 '겨울왕국2'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계기로 마련됐다. 

반독과점영대위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이날 상영점유율 63.0%, 좌석점유율 70.0% 등으로 집계됐다. 이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로 높은 독과점이라는 것이 반독과점영대위 측 설명이다. 

영화인들은 이에 대해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인 마케팅을 구사한다”면서도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독과점영대위 측 발표에 따르면 일례로 개봉일인 지난 11월 13일 이래 하루에 80~90만명 대 좌석을 점유(일 평균 점유율 31.1%)하며 20일까지 약 140만 명 관객을 불러들인 영화 '블랙머니'는 '겨울왕국2' 개봉일에 좌석수가 30만석 대(좌석점유율 11.7%), 관객이 6만명 대로 뚝 떨어졌다.

반독과점영대위 고문이자 '블랙머니'를 연출한 정지영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시사회 이후 평이 좋아 극장에서 스크린을 많이 열어줄 것 같았지만 배급사에게 30%를 넘지 말자고 했다”며 “이런 가운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는데 하루 만에 점유좌석 30% 중 70%가 줄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정지영 감독은 '겨울왕국2'에 대해 “좋은 영화”라면서도 “단기간에 많은 관객을 확보하려는 것보다 오랜 기간 동안 상영하면서 다른 영화에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 감독은 또 "봉준호 감독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못한 채 이야기하는 점이 미안하다"면서 “칸영화제 수상 후 개봉을 앞둔 봉 감독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상영 스크린이 전체의 1/3을 넘지 않도록 힘써 줄 수 있겠느냐’고 했고 봉 감독은 ‘배급에 관여할 입장은 아니지만 50%를 넘지 않게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면서 “빨리 스크린 독과점 금지가 제도적으로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는 일담도 전했다. 

반독과점영대위는 "스크린 독과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일부 특정 영화들의 승자독식 구조는 영화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시장이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영화법과 협약에 따라 강력한 규제·지원 정책을 병행하고 있는 프랑스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면서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권영락 반독과점영대위 운영위원, 최순식 영화제작사 C.C.K픽쳐스 대표, 낭희섭 독립영화협의회 대표, 황의완 부산영화협동조합 대표와 정지영 감독이 참석하고 반독과점영대위 배장수 대변인 사회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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