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노점상 정비... 빛과 자연을 담은 ‘영중로 보타닉 거리’로 변신 중

민선7기 중점사업, ‘영중로 환경 개선’
주민, 상인, 전문가 등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정책 추진
올 3월 노점상 철거, ‘탁트인 영등포’의 가시적 변화 시작

‘거리가게 시행’, 주민과 상인 모두 공감한 상생방안
영등포역 일대, ‘사람 중심의 보행 친화 거리’로 탈바꿈
서울의 문화와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지로 도약 기대

영등포구는 영중로 일대를 ‘사람 중심의 보행 친화 거리’로 탈바꿈시켰다. 영중로 보행환경 개선사업은 서울시 거리가게 허가제 시범 자치구 5개 중 첫 성공사례로 그 의미가 크다. 새롭게 정비된 영중로 일대에 거리를 지나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뿐하다. 사진=백종국 기자

[시사경제신문=원금희 기자] 2019년 3월 25일 ‘탁트인 영등포’의 가시적인 변화가 시작됐다. 50년 숙원사업인 영중로의 불법노점상 철거가 불과 2시간 만에 물리적 충돌 없이 완료됐다. 한 사람조차 지나기 힘들었던 보도는 여러 사람의 발걸음에도 가뿐해졌다.

노점상으로 시야를 방해하고 도시미관을 해치던 이곳에 낡은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다양한 나무를 심고 버스정류장을 정비해 보행자들의 편의를 높였다. 특히 노점상이 철거된 자리에는 새롭게 디자인한 거리가게가 들어섰다.

영중로는 지난해까지 최악의 보행지역으로 손꼽혔다. 불법시설물 설치와 무질서하게 자리 잡은 노점상들, 이로 인해 벌어지는 상인과 주민과의 갈등은 해결하기 힘든 난제였다. 이 사안은 민선7기 출범과 동시에 구 신문고에 게재된 ‘영등포역 주변 환경개선을 위한 노점상 정비’라는 청원글을 단초로 문제 해결을 위한 사업 착수로 이어졌다.

대상지는 영등포역 삼거리~영등시장 사거리까지 총 390미터로 사업의 초점은 주민과 노점상인 모두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는 것이었다. 구는 주민과 노점상 관계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생자율위원회를 발족해 수십 차례 의견교환을 거쳐 더불어 사는 길을 찾았다. 전문가와 함께하는 현장방문 및 자문회의를 실시하는 등 구민과의 소통 행정을 통해 영중로 환경개선 사업에 가속도를 냈다.

영중로의 변화는 탁트인 도시의 서막을 알렸다. 앞으로 영등포는 ▲영등포로터리 고가 철거 ▲대선제분 복합문화공간 조성 ▲제2세종문화회관 건립 ▲경인로 일대 도시재생 등이 완성되면 문화와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지로 도약할 전망이다.

영중로는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끈 서울의 중심이자 영등포의 대표 거리였다. 반세기동안의 낡은 허물을 벗고 탁 트인 영등포를 만드는 변화의 바람이 됐다. 이제 변화의 동력을 발판으로 빛과 자연을 담은 ‘영중로 보타닉 거리’로 변신 중이다.
 

새롭게 정비된 영중로 일대 모습. 사진=원금희 기자

 

◆도시계획에 의한 거리가게 허가제로 노점상 정비

채현일 구청장은 2018년 10월 오픈한 ‘영등포 신문고’의 공감청원 1호인 ‘영등포역 주변 환경개선을 위한 노점상 정비’를 위해 거리가게 허가제 도입을 밝혔다. 이를 위해 영중로 일대를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시민이 걷고 싶은 거리로 조성한다고 전했다.

영등포구는 올 1월부터 주민들의 오랜 바람이자 민선7기 역점 사업인 영중로 보행환경개선 사업을 본격 추진했다. 영중로 노점상을 규격화된 거리가게로 전환 배치해 이들의 생계를 보장하고 동시에 보행자 중심의 거리환경 조성에 주력했다. 이와 함께 거리가게 판매대 규격 및 배치, 영업시간, 전매ㆍ전대 금지 등에 관한 세부적인 운영 규정도 마련했다.

앞서 본인 재산 3억5000만 원, 부부 합산 4억 원 미만에 해당하는 생계형 노점상을 거리가게 사업 대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마침내 3월 25일 영등포역 일대 불법 노점상에 대한 정비가 시행됐다. 이번 정비 사업은 영중로 보행환경개선 사업의 신호탄으로 영등포역 삼거리에서 영등포시장 사거리에 이르는 구간의 거리가게 45곳을 철거했다.

이어 4월 거리가게 판매대에 연결할 전기 수도공사 및 버스정류소 이전 설치 등 시설물 공사를 실시했고, 6월 보도블록, 환기구, 거리조명 등 각종 가로지장물 정비 및 다양한 조경 식재를 끝냈다. 8월 영등포역 삼거리부터 영등포시장 사거리 구간 버스 정류소 4곳을 2곳으로 통ㆍ폐합하고 버스 승차대 길이를 확대했다. 정류소에 설치된 버스정보시스템(BIT)에서는 실시간으로 위치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영등포역 일대... 보행친화거리로 탈바꿈

구는 영등포역 일대를 ‘사람 중심의 보행 친화 거리’로 탈바꿈시키고 지난 9월 25일 ‘길·소통과 상생으로 다시 태어나다! 탁트인 영중로!’를 슬로건으로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채현일 구청장을 비롯해 박원순 시장, 거리가게 상인, 구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영중로 입구에는 거리의 새로운 도약과 미래를 상징하는 청년 모습의 조형물과 구민, 상인, 구청의 상생을 담은 기념석을 세웠다.

구는 민선7기 취임 후 영중로 노점 상인들과 첫 회의 개최를 시작으로 현장조사, 공청회, 주민설명회 등 100여 차례 현장 소통을 이어갔다. 주민, 상인,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거리가게 상생 자율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업형 노점은 불가, 생존형 노점과는 상생’이라는 대원칙을 세웠다. 이 기저 아래 꾸준한 대화와 설득을 통해 사업의 강도를 높였다.

총 27억 원을 투입해 노점상을 정비한 자리에 거리가게 26개를 배치하고 버스정류장 통폐합 간판 교체, 가로수 교체 및 띠녹지 조성, 문화 공간 등을 만들었다. 거리가게의 규모는 제품별로 디자인을 달리하고 가로 2.1m, 세로 1.6m로 규격화했다. 이 일대 노후 간판은 올 11월까지 에너지 절약형 LED 간판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특히 거리가게는 전매, 전대, 상속을 금지토록 정하고 허가 조건 위반 시 벌점을 부여해 연간 10점 이상일 경우 허가 취소 등 엄격하게 관리한다.
 

구는 영등포역 일대를 ‘사람 중심의 보행 친화 거리’로 탈바꿈시키고 지난 9월 25일 ‘길·소통과 상생으로 다시 태어나다! 탁트인 영중로!’를 슬로건으로 선포식을 개최했다. 선포식 후 채현일 구청장(왼쪽 여섯번째)외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영등포 제공

◆채현일 구청장, “영등포구의 정책이 서울의 대표, 대한민국의 표준이 되도록 최선”

민선7기 구민의 가장 큰 바람은 ‘영중로 환경 개선’ 사업이었다. 구는 지난 8개월간 지역주민, 상인, 전문가 등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상생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영중로 개선사업은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 서울시와 영등포구가 함께 만든 성과이자 거리가게 허가제 첫 성공 사례다. ‘영등포 구정인식조사’ 결과를 살펴봐도 구민의 82.1%가 이 사업에 공감했다. 응답자 중 65.1%는 영중로 보행환경개선을 포함한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가장 잘한 정책으로 꼽았다.

채현일 구청장은 “이번 사업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거리가게 및 영중로 주변 상인과 지역주민 모두의 ‘상생’에 있었다. 그동안 낙후 됐던 영중로 일대를 걷고 싶은 거리로 변모시켰고 나아가 활기 넘치는 공간으로 조성했다”며 “앞으로도 소통과 상생의 힘으로, ‘더 나은 미래, 탁트인 도시’를 구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덧붙여 “영등포구의 정책이 서울시의 대표, 대한민국의 표준이 되도록 한걸음 더 앞서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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