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석11구역, 현충원, 한강변, 서달산 조화 이루는 스카이라인 도출
공평15‧16지구, 정비/존치 조화 이루는 혁신적 계획안 도입

서울시의 ‘도시‧건축혁신 방안’이 적용된 흑석 지구가 새로운 동 배치와 연결을 보여준다. 자료=서울시 제공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서울시의 ‘‘도시‧건축혁신 방안’의 실제 적용이 흑석과 공평에서 이뤄졌다.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준공까지 정비사업 전 단계를 공공이 민간과 함께 고민하고 전문적으로 지원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공화국에서 탈피, 창조적 도시경관을 창출한다는  ‘도시‧건축혁신 방안’의 1호 사업지인  ‘흑석11구역(재정비촉진사업)’과 ‘공평15‧16지구(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에 대해 서울시가 기본구상을 확정해 6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지난 3개월 간 각 사업지별로 ‘시‧구 주관부서+도시건축혁신단+공공기획자문단’으로 구성된 원팀(One Team)의 주도로 공공건축가, 전문가그룹, 주민이 참여하는 수십 차례 논의절차를 진행, 이 과정에서 정비조합이 적극 참여하고 지역주민들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기본구상에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도출한 기본구상에 따르면 ‘흑석11구역’은 인접한 현충원과 배후의 서달산, 한강변의 정온한 도시풍경과 조화가 필요한 지역으로, ‘특별건축구역’ 등을 활용해 자연에 순응하고 지역사회와 어울리는 조화로운 스카이라인과 친환경 설계를 도입한다.

‘공평15‧16지구’는 종로, 피맛길, 인사동이 교차하는 대표적인 역사특성지역이라는 중요성을 살리기 위해 정비와 존치가 공존하는 ‘혼합형’ 정비기법을 도입, 역사성과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둔다. 존치되는 건물과 정비되는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혁신적인 계획안을 도입하고, 저층부와 옥상정원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개방한다.

서울시는 연내 정비계획 변경 결정을 목표로 추진하고, 상계주공5단지(재건축사업), 금호동3가 1(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등 나머지 시범사업지 2개소도 연내 사전 공공기획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시는 공공건축가, 전문가그룹, 주민이 함께 만든 이번 기본구상이 단순히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시행과 준공까지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공공이 ‘책임관리’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민간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은 높이고, 기간과 비용, 혼선과 갈등은 대폭 줄인다는 목표다.

흑석11 재정비촉진구역(주택정비형 재개발)은 당초 계획했던 주변환경과 어우러지지 않는 천편일률적인 고층의 성냥갑 아파트 대신, 현충원의 정온한 도시풍경을 존중하고 도시와 자연이 어울리는 아파트 단지라는 새로운 밑그림을 그렸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마련한 기본구상은 비개마을 특유의 경관가치 보존, 삶을 담는 마을, 서울 시민의 다양한 라이프 사이클에 대응, 주민과 지역사회가 함께 어울리는 주택단지 등 4가지 원칙을 담았다.

특히 창조적인 계획 수립을 위해 ‘특별건축구역’을 적용, 현충원에서 대상지가 보이지 않도록 높이를 관리하고 배후의 서달산으로 열린 조망이 확보되도록 스카이라인을 계획했다. 고층부에는 계단식 테라스형 옥상정원을 조성해 한강변 아파트의 경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했다.

구릉지에 비스듬히 비껴있는 데서 유래한 ‘옛 비개마을’ 특유의 경관가치 보존을 위해 기존지형과 길을 고려한 블록형 마을로 조성한다. 아울러, 지역사회와 어울리는 주택단지가 될 수 있도록 정비사업으로 조성되는 공공시설을 문화‧복지시설 등으로 기획할 계획이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사업성과 공공성을 동시에 고려해 기본구상을 마련한 만큼, 12월말까지 정비계획 결정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초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부결된 계획안이 15개월 정도 소요(주민제안~위원회 심의)된 것과 비교하면 약 1/4로 단축하는 것이다.

도시‧건축혁신 방안 적용으로 혁신적 설계안을 보여주는 공평지구 조감도. 자료=서울시 제공

공평 제15・16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은 주변 도시조직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던 당초 정비계획 대신 과거‧현재‧미래가 어우러지는 ‘포용적 보전’ 개념의 대안을 제시, 지난 4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시범사업 4곳 중 최초로 정비계획이 결정된 지역이다. 공공건축가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을 공공기획자문단으로 꾸리고 지난 3개월 간 집중논의 과정을 거쳤다.

공공기획자문단의 기본구상은 기존 도시조직 맥락 유지, 실제 이용과 괴리되지 않는 역사보전계획, 저층부 개방성 및 공공성 강화, 주변과 조화로우면서도 특화된 건축계획 등 4가지 원칙을 토대로 피맛길변 종전 정비사업과 차별성을 꾀했다.

특히 조선시대부터 시간과 삶이 축적된 역사적 공간이지만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일대 도시조직을 보존하기 위해 ‘혼합형’ 정비기법을 도입, 존치되는 건물과 정비되는 건물이 조화되는 저층부 소규모 매스/입면계획 등 혁신적인 계획안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상업‧업무공간과 연계해 건물 저층부를 모든 시민에게 개방하고 옥상정원을 조성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목표다.
 
추후 정비사업 시행이 본격화되면 공평구역 내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인 공평공원의 조기 조성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3‧1운동의 진원지인 태화관터, 승동교회 및 탑골공원 등 일대 역사적‧문화적 자원들과의 연계도 기대된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 결정으로 공평구역 제15·16지구는 개별 필지별 건축인허가로 진행되는 ‘소단위관리형’(9개 지구)과 근현대건축자산 보전을 전제로 하는 ‘보전정비형’(3개 지구)을 비롯해 이면부 제15·16지구가 용적률 1,000%이하, 높이 70m이하, 주용도 업무의 ‘일반정비형’으로 변경된다.

서울시는 올해 10월중 정비계획을 변경결정 고시하고 내년 2월 사업시행 인가를 완료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건축위원회 심의부터 최종 준공 시까지 공공건축가가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공공이 절차이행 조정 등 끝까지 책임있게 지원해 당초 계획의 일관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진희선 행정2부시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도시‧건축 혁신방안'의 효과를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본격 실행에 들어간다”며 “서울의 미래 100년 도시경관을 디자인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성공적인 도시・건축 혁신을 통해 도시와 삶의 터전이 조화되는 서울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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