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신문=이재혁 기자] 정상적 취재를 거친 인터뷰 기사가 합당한 이유 없이 사라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이른바 ‘기사 거래’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지난 7월30일 C언론사에 실린 넷마블 비판 논조 기사가 갑자기 삭제됐다. 제보에 따르면 해당 기사는 게재된 뒤 여러 커뮤니티로 퍼져나가며 C언론사 인기기사로도 올랐는데, 뚜렷한 이유 없이 삭제가 됐다.

해당 기사는 넷마블 게임 ‘마블 퓨처파이트’ 공식 카페 중심으로 발생한 이른바 ‘마퓨파 사태’ 중 넷마블 상대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선언한 게임 유저(이하 A씨)를 S 기자가 인터뷰한 내용이다. 

현재는 삭제된 C언론사 기사 갈무리

A씨는 어뷰징(핵 사용) 논란으로 ‘마블 퓨처파이트’ 유저들이 게임사에 큰 불만이 일었던 지난달 말, 게임 콘텐츠 ‘에이전트 레벨’이 실제 다른 게임 콘텐츠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하고 과금 부분에 대한 환불 등을 요구하며 넷마블에 대한 공정위 신고 등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대기업을 상대로 개인인 게임 유저가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었기에 업계 주목을 받았다.

S 기자는 A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A씨가 넷마블 상대 소송을 제기하기까지 과정을 설명하고, 소송 의의와 향후 바람 등 A씨 주장을 담았다. 실제 팩트만을 담은 스트레이트 기사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사건 관련 취재 기사이며, 모든 인터뷰 내용은 인용 문구로 처리됐으며 사건을 바라보는 기자 견해가 별도로 담겼거나 독자의 판단가치에 선입견을 줄 수 있는 단어 선택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언론계 전문가 견해다. 제보에 따른 확인 결과, 기사가 삭제된 건 확인이 되지만 해당 기사가 삭제된 합당한 이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C언론사는 이에 대해 “기사 수정과 삭제는 언론사 및 데스크 고유권한”이라며 “자사 기준에 따라 삭제된 기사에 대해 이유를 묻는 것은 실례”라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로 언론사 데스크는 전체적인 취재 방향을 정하고 기사에 대한 최종 책임을 진다. 책임을 지는 만큼 기사에 대한 최종 권한도 갖는다.

그러나 다른 언론사 기자는 “기사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면 기사가 삭제된 것에 대해 기자 본인이든 주변이든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데스크와 기자 합의 하에 기사를 보완하거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어 삭제한 것이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또 “기사에 언급된 당사자(A씨)가 원했을 경우에도 기사를 삭제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확인 결과, A씨는 “해당 기사를 수정 및 삭제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즉 글에 언급된 본인 요청에 의한 기사 삭제는 아니었다.

삭제된 C언론사 기사 갈무리, 인터뷰 내용 대부분이 쌍따옴표 내에서 처리되는 등 객관성 유지를 위해 노력한 것이 확인된다.

이에 대해 언론관련 단체 한 전문가는 “기업 입장에선 어떤 형태건 상관없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사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이에 파생되는 타 언론사 기사를 막는 것과 본래 기사를 삭제 혹은 톤(비판의 수위) 조절시키도록 언론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기업 홍보팀의 또다른 역할이기도 하다”며 “해당 기사는 기업의 압박이나 회유에 따라 삭제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매우 조심스레 추측했다. 

실제 C언론사는 최근까지 홈페이지에 넷마블 광고를 게재해왔다. 모 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C언론사 배너 광고비는 한달 기준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천만원 선까지다. 기업은 언론사 홈페이지에 광고 배너를 전달하고, 배너 대가로 광고비를 지급한다. 

이에 대해 넷마블 한 관계자는 “광고 관련 부서 정책에 대해선 알지 못한다”면서도 “언론사에 광고집행을 하는 목적엔 해당 언론사에서 기업 친화적 기사를 써주기를 바라는 부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넷마블 경쟁사인 N사 홍보 관계자는 “새로운 게임 출시나 게임 업데이트시 홍보자료를 작성 및 배포하는 것도 홍보팀 업무지만 기업에 부정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해당 기사를 대응하는 것도 그 이상의 중요 업무”라면서 “그런 경우 광고 담당 부서와 협의해 대책을 논의하기도 한다. 이번 넷마블 기사 삭제 역시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다”고 의견을 내비쳤다.

C언론사 인기기사 목록, 현재 삭제된 기사와 비슷한 내용으로 이보다 며칠 전 게재됐던 넷마블 관련 기사가 인기기사 목록에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사가 삭제된 과정이나 이유에 대한 질문에 S 기자는 “별도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또 외부에서의 회유나 기사 삭제 압력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역시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최근까지 확인됐던 C언론사의 넷마블 광고는 7일 현재 보이지 않는 상태다. 

이른바 ‘마퓨파 사태’까지 갔던 넷마블 게임 ‘마블 퓨처파이트’는 최근 네이머, 웨이브, 실버 서퍼 등 영웅을 추가한 마블 80주년 기념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사진=넷마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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