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택지분양 받으면 24% 수익 나
"건설사 배불리는 공공택지 민간매각 중단해야"

지난 10년간 LH 택지분양이 호반, 중흥 등 5개 건설사에 몰렸다고 경제정의실천연합은 밝혔다. 자료=경실련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지난 10년간 한국토지주택공사(LH) 택지 공급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토지를 가장 많이 가져간 건설사는 호반, 중흥, 우미, 반도, 제일건설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5개 건설사가 가져간 필지는 전체 473개 중 142개, 30%에 달하고 면적기준으로는 전체  618만평 중 196만평인 32%를 가져갔다.

총 10조 5,700억원 어치로 이 중 호반이 3조 1,419억원(5대 건설사의 29.7%), 중흥이 3조 928억원(5대 건설사의 29.3%)의 토지를 매입해 상위 5개 건설사 안에서도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경제정의실천연합과 서울신문이 송언석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입수한 ‘LH공사 공동주택용지 블록별 입찰 참여업체 및 당첨업체 현황’을 분석한 결과로 공공택지가 건설사들의 이득을 보장하는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통해 평균 건축비, 토지비, 분양가를 산출한 결과 5개 건설사의 분양수입은 26조 1,824억원, 평균 한 채당 3.2억원이다. 하지만 경실련은 "LH매각 금액(건설사 매입금액), 적정건축비, 이자 등 부대비용 등을 고려한 적정분양원가는 19조 9,011억원, 평균 한 채당 2.4억원이었다"며 "분양수익은 6조 2,813억원, 평균 한 채당 8천만원으로 추정되며 분양매출 기준 수익률은 24%에 달한다"고 밝혔다.

건설사별로는 호반건설이 2조1,700억원, 중흥건설이 1조9,000억원, 우미건설이 9,600억원 순이다. 반도건설이 19%의 수익률을, 나머지 4개 건설사는 20% 이상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경실련은 "호반건설의 경우 추첨으로 당첨된 필지 이외에 10개 필지를 다른 업체로부터 전매로 취득해 이중 9개를 분양했으며 이를 통해서도 4,500억원의 추가수익이 예상, 총 수익은 2조6,200억원으로 늘어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또 "이처럼 국민들의 땅을 강제수용해 조성한 공공택지가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안정과 집값 정상화가 아니라 건설사들의 이득의 수단으로 변질되어 왔다. 일부에서는 저렴한 분양가로 수분양자가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가져간다며 로또분양이라고 분양가를 높이라고 주장하지만, 현재 분양가로도 건설사들은 매출액대비 20%이상, 수천억 원의 이익을 가져간다. ‘로또 분양’을 막기위해 분양가를 지금보다 높일 경우 건설사들의 분양수익은 더욱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공공택지 사업으로 막대한 이득이 보장되지만 시공능력이 있는 건설사에게 토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추첨을 통해 공급하다 보니 건설사들은 페이퍼컴퍼니를 무분별하게 늘려왔고, 토지 전매 등으로 편법승계, 시공능력도 없는 건설사들의 불로소득의 수단이 되어 왔다는 것이다.

시공능력도 없는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입찰에 참여하고 이후 고분양으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취하는 등 지금의 공공택지 공급방식은 공공택지 조성 목적과 전혀 부합하지 않을뿐더러 건설사들의 불법거래만 부추길 뿐이라고 폭로했다.

따라서 "기존에 매각된 택지의 경우 불법전매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여 불법이 드러날 시 관계자에 대한 엄중처벌이 이루어져야 하며 반드시 택지를 매입한 사업자가 전매하거나 직접시공하지 않을 경우에는 택지를 환수해야 한다"고 경실련은 주장했다.

근본적으로는 공공택지는 건설사들에게 매각하지 않고 공공이 보유하고 장기임대와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의 토지임대건물분양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공공택지 조성 목적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소수의 중견 건설사들이 상당부분의 공공택지를 차지하고 이들은 공공택지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시공능력이 없는 수십개의 계열사를 동원했다"면서 "국민들의 토지를 강제로 수용한 공공택지가 건설사들의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택지를 사들인 경우 반드시 토지매입 건설사의 직접시행, 시공을 의무화해야 하고 근본적으로는 공공택지의 민간매각을 중단하고 전부 공공이 직접 공급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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