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가, 농약 흘러들어 친환경 인증 취소될까 걱정
인근 농민들, 지하수 부족으로 농사에 어려움 토로

김포공항 활주로 아래에 들어서는 '인서울27골프클럽'이 인근 농민들과 여러 마찰을 빚고 있다. 사진은 골프공이 넘어온 구간을 가리키는 서형진 농대위 간사. 사진=백종국 기자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김포공항 활주로 옆에 27홀 대중화 골프장과 인근 농민들이 환경문제 등으로 맞서고 있다.

김포공항 활주로 남서쪽, 주소지는 강서구 오정로 443-198이지만 강서구와 부천시에 걸쳐 길게 자리 잡은 인서울27골프클럽 에 대해 골프장 인근 과해동 농가의 주민들이 지난 3월 골프공이 농지와 시설 위로 넘어온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인서울27 관계자들도 시설하우스의 여러 겹 비닐을 뚫고 들어온 골프공들을 확인했으며 주민들과의 합동 시타를 통해 공이 골프장을 벗어나 인근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골프장 측은 농가와 인접한 군데군데 비구(飛球)방지망을 세웠으나 농민들을 만족시키지 못 하고 있다.

허가권자인 서울지방항공청 관계자는 “2번 홀이 비구 방지 보완이 안 됐다. 2번 홀만 보완되면 가급적 빨리 승인을 내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찾아본 골프장 인근의 비구 위험은 생각보다 더 컸다.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는 새그물 같은 비구방지망은 상당히 어설퍼 보였다. 실제로 비구방지망이 있는 곳에서도 공이 넘어왔다고 농민들은 말했다.

골프장 측이 내어준 농로를 사이에 두고 농가와 농지, 시설하우스 등이 길게 줄지어 들어서 있었다. 골프장은 또 김포공항 경항공기 구역의 헬기이착륙장과도 가까워, 날아온 골프공이 그 곳을 이용하는 헬기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도 논란거리다.

김포공항골프장 농민대책위원회 서형진 간사는 “20만 평의 부지에 27개 홀을 무리하게 설치하느라 이격거리를 충분히 두지 못한 게 근본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인근 생태습지와 접한 김포공항 골프장. 사진=백종국 기자

 

문제는 비구만이 아니었다. 골프장에서 사용한 농약이 인근의 물을 오염시키고 골프장의 연못을 채우느라 지하수가 고갈될 위험도 크다고 농민들은 주장했다. 서 간사는 골프장에서 사용한 농약이 구조상 제대로 배수되지 못해 인해 인접 생태습지를 거쳐 논농사 관계 용수로로 흘러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인근에서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가 비율이 30~40%로 그 면적이 40만 평에 달하는데 골프장에서 흘러든 합성농약이 검출되면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 친환경 쌀인 경복궁쌀을 학교급식에 납품하는 농가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직접 강서농협에 확인해본 결과 김포공항 인근에서 친환경농업을 하는 농가가 7가구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 간사는 또 골프장 측이 공사 시작 전에는 농약을 쓰지 않겠다고 했다가 농약 치는 것을 농민들에게 몇 번 들키자 농지 쪽으로는 약을 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면서 골프장 농약 목록을 받아보니 두더지를 잡는 고독성 농약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골프장에 하수도 시설을 해서 김포공항 배수로와 연결해 물을 배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골프장의 농약 사용에 대해 감시하지 않으면 농약이 동부간선 수로에 흘러들어 이와 연결된 한강까지 오염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골프장 경계로부터 50m 이내에 위치한 오곡동에서 농사를 짓는 김포공항골프장 농민대책위원회 황성태 총무는 지난해부터 우물에서 물이 안 나온다고 호소했다. “지하수에서 공기가 섞여 올라올 정도로 관정의 수위가 줄어들었다는 그는 그 원인이 골프장에서 연못들의 물을 채우려 관정을 10개나 뚫은 것이라고 의심했다.

이어 연못 공사 현장을 가봤는데 바닥을 메운 시멘트에 틈새가 벌어져 있었다. 물이 새어 나갈 수 있는 구조로서 연못으로 흘러든 농약이 지하수를 오염시킬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농민들의 주장에 대해 인서울27골프클럽 민홍식 이사는 인근에 정식 친환경농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농대위 측과 골프장 인근의 시료를 채취해 농약 유출 검증을 받기로 몇 주 전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하수 부족에 대해서는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1500톤 사용 허가를 얻었다면서 건기여서 물이 안 나온 데다 대곡소사선 김포공항~원종 구간 지하철공사장에서 30개 이상의 관정을 뚫은 게 지하수에 영향을 준 것 같아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정 하나를 폐쇄하고 김포공항 저류시설을 이용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프장 인근에 자리한 서형진 간사의 친환경 논. 사진=백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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