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신문=김강희 기자] 서울시는 창업지원 사업을 통해 2022년까지 ‘글로벌 창업 거점도시’로 거듭나겠다며 4년간 총 1조9,000억 원 예산을 투입해 매출 1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을 100개 이상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창업 지원 시설은 총 45개소에 이른다. 창업 지원 시설은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발굴과 창업상담, 인적네트워크 구축, 창업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창업정보 교류공간 10개소와 본격적인 시제품 제작을 위한 시제품 제작소 8개소, 입주공간 제공과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 전반을 운영하는 창업보육기관 27개소로 구분된다.

(사진= 김강희 기자)

 

이중 가장 최근 개관한 ‘메이커스페이스 G캠프’는 아이디어와 시제품을 본격적으로 양산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을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이디어의 시제품 제작, 시제품 실증을 완료한 후 소규모 양산을 위한 금형 제작, 이런 금형을 이용해 제품 양산이 가능한 제조업체 연결까지, 양산을 위한 전 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사진=김강희 기자)

 

“시제품 양산은 만들어진 빌딩을 3cm 옮기는 일”

박기태 서울산업진흥원 G밸리메이커스페이스 TV팀장은 시제품을 양산하는 과정을 ‘만들어진 빌딩을 3cm 옮기는 일’에 비유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제품을 처음 만들 때 아두이노 등 단일 보드 마이크로컨트롤러와 라즈베리파이 등 싱글 보드 컴퓨터를 기반으로 제작한다. 이런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빠르게 원하는 기능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시된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시제품 (사진=김강희 기자)

 

하지만 박 팀장은 이런 장점이 곧 독이 된다고 지적했다. 다양한 기능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기 개발 당시 상정되지 않은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만드는 수준의 기술적 어려움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는 시제품 양산 단계에 들어가려는 스타트업들도 직면한 문제다. 작동하는 시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양산해 시장에 유통하기 위해서는 제품 외면 디자인뿐 아니라, 내부 배치, 기판, 대량생산을 위한 금형 등 모든 단계가 소규모 스타트업이 쉽게 진행하기 어려운 작업이다.

G캠프에서는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소모 부품을 제공하고 있다.(사진=김강희 기자)

 

3D프린트, QDM, PCB, 금형제작까지 양산 위한 통합 지원

G캠프 장점은 이런 각 단계를 통합하고 전문가가 상주해 상담을 원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시제품을 만들기 위한 각종 센서·저항 등 소모품을 무료로 제공하고, 만들어진 시제품 케이스를 만들기 위한 3D프린팅을 재료비만으로 출력해준다. 나아가 제대로 동작하는 시제품을 PCB형태로 인쇄해주는 기초적인 설비를 갖췄다. 또 기본적인 금형 제작이 가능해 최초 양산 단계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G캠프에서는 CNC(머시닝센터, 5축, 라우터 등), SMT, PCB 등 장비와 해당 장비를 사용하기 위한 컨설팅을 제공중이다.

PCB 인쇄 예시(사진=김강희 기자)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시장에 빠르게 진출해야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에게 있어선 양산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이르는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또 프로젝트를 통해 발굴된 10여개 참가기업 사무공간을 제공해 이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G캠프는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을 통해 확보된 1,002㎡(실면적 약 303평) 규모 공간 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사업을 통해 확보된 DK웍스(DK Works)가 함께 위치하고 있어 CMF(Color, Material, Finishing) 관련 다양한 디자인소재 정보를 비롯해 CMF컨설팅, 제품 촬영 등 다양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공간을 함께 활용중인 DK웍스 (사진=김강희 기자)

 

보다 ‘실전’ 가까운 지원 필요

서울시는 창업 지원 정책 로드맵을 통해 기술창업 공간을 1,000개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를 담당하는 양재, 바이오·의료 기업을 담당하는 홍릉, IoT 기업을 담당하는 G밸리 등 거점별 클러스터를 통해 인프라 면적과 기업 입주 공간을 1배 이상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G캠프 담당자가 홈페이지에서 제공중인 강좌를 촬영하고 있다.(사진=김강희 기자)

 

하지만 메이커스페이스를 운영하는 담당자들은 아직 저변 확대가 더욱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메이커스페이스 대다수가 본격적인 양산·사업 연계에 이르지 못하고 단순한 취미 단계에 이르고 있다는 지적 역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취미 역시 더욱 발전이 필요하지만 취미 단계를 넘어서 경제 부흥을 이끌어갈 사업화에 좀 더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이 이들 관계자의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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