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신문=김강희 기자] 서울시가 혁신창업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지난 4월 서울시는 서울시를 ‘글로벌 창업 거점도시’로 만들겠다며 4년간 총 1조9,000억 원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창업지원공간을 현재 1,043개에서 2,200여 개까지 확충하고 ▲융합형 기술인재를 1만명 육성하며 ▲현재 7,800억 원 수준 창업기업 투자시장 규모를 1조2,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켜 ▲최종적으로 연매출 100억원 이상 벤처기업을 100개 이상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지원공간-인재양성-투자유치를 아우르는 종합 전략을 세워 창업 전략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1월 벤처투자과와 디지털창업과를 합병해 투자창업과를 구성, 창업 지원 정책을 이끌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그동안의 창업지원정책이 다소 산발적이고 통합정보제공이 어려웠다는 반성과 함께 보다 통합적인 사업 진행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G캠프에서 KTB그룹과 벤처기업협회 SVI가 주최한 2019 KTB Venture Challenge 밸류 업 캠프가 7월 18일부터 진행됐다. (사진=김강희 기자)

“‘공간-인재-투자’잇는 통합 거버넌스 전략으로 대응한다”

서울시는 지난 6월 개관한 금천구 G캠프를 비롯해 산하에 45개 창업 지원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 지원 시설은 창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발굴과 창업상담, 인적네트워크 구축, 창업 정보와 교육을 제공하는 창업정보 교류공간 10개소와 본격적인 시제품 제작을 위한 시제품 제작소 8개소, 입주공간 제공과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 전반을 운영하는 창업보육기관 27개소로 구분된다.

서울시 큰 그림은 이런 지원시설들 간 협력을 강화하고 나아가 공간지원, 인재양성, 투자유치를 통합해 창업 초기단계 기업부터 글로벌 진출까지 원스탑 지원에 나서겠다는 목표다. 나아가 민간과 공공, 투자자와 기업 간 통합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 민간 주도로 창업기업의 글로벌 진출까지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7가지의 프로젝트(글로벌 인재 파이프라인, 테크 스페이스 1000, 전략 성장 투자, 민간 주도 성장촉진 플랫폼, 제품화 180, 테스트베드 도시 서울, 글로벌 마켓)를 세분화하고 목표치 달성을 위해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 7대 창업 지원 프로젝트(이미지=서울특별시 제공)
서울 창업 통합플랫폼 기획안(이미지=서울특별시 제공)

특히 ‘서울 창업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통합적 정보 제공에 보다 힘쓰겠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각 기관 홈페이지만을 통해 제공되던 정보를 통합해 창업기업, 투자자, 창업지원기관 등 각 당사자들이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정보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해당 플랫폼은 기관과 기업, 투자자, 시민이 각각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입주 기업 통합 DB를 구축하고, 창업시설과 창업가 통합 멤버십을 구성해 프로그램·공간을 연계하는 한편, 준비기업-입주기업-졸업기업간 맞춤형 서비스 및 성공 노하우 멘토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현재 용역을 진행중인 해당 플랫폼은 빠르면 하반기부터 시범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통합적인 정책운영을 위해 서울시는 분기별로 창업지원기관 운영협의회를 개최해 오고 있다. 운영협의회를 통해 각 기관간 협력을 도모하고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최판규 서울특별시 투자창업과장은 “서울시 창업지원정책의 강점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신속한 정책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시설을 단순히 지어놓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운영되도록 할 수 있도록 창업생태계를 성장시켜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신산업 시장 생존 위해 ‘빠른 제품화’로 승부한다

창업지원정책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창업기업을 다수 육성해내는 것이다. 이미 해외 주요도시는 기술기반 창업기업을 육성해 경제 활성화를 노리고 있다. 신기술을 빠르게 개발해 나가는 실리콘밸리, 하드웨어 중심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는 중국 심천 등이 그 예다. 이에 반해 서울 창업 생태계는 세계 30위권 수준에 불과하다.

벤처·창업기업은 미래 일자리 창출과 성장 견인을 이끌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런던 테크시티에 입주해 있는 5천여개 혁신기업은 현재 런던 일자리 27%를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고, 베를린 스타트업 평균 인력 고용은 27.2명에 달해 일반 기업 평균 2배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5%로 전망돼, 기존에 비해 성장률 둔화가 예측되고 있다. 이런 경제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창업을 적극 유치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생 창업률이 중국의 10분의1 수준인 0.8%에 그치고, 기술기반 창업 비율이 주요 OECD 국가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시리즈 A 투자규모 및 해외시장 거래처 확보는 해외 선진도시 6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중국의 경우 생산단지 인프라를 기반으로한 대량생산으로 압도적인 가격공세가 가능해 국내 창업기업들 성공을 위해서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박기태 서울산업진흥원 G밸리메이커스페이스TF팀장은 “한국 벤처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이디어를 시장에서 빠르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캠프는 180일 이내에 제품 양산을 진행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3D프린터를 이용한 시제품 제작부터 제품 양산을 위한 PCB, 금형 제작 등 제품 제작 전단계를 지원하고 있다. G캠프 내 전시된 시제품의 모습.(사진=김강희 기자)

이를 위해 서울시는 아이디어를 시제품 완성까지 180일 내에 이뤄질 수 있도록 종합지원하는 ‘제품화 18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제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완성된 시제품을 이용한 투자유치 기회를 확보하고, 시제품을 넘어 양산을 위한 기술적 지원과 양산 가능 공장을 매칭하는 통합·연계 프로젝트다. 이를 통해 제품 생산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 창업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제품화180 프로젝트 개요도(사진=김강희 기자)

창업시장 저변 ‘아직 부족’, 내실 있는 성장 지원 필요

관계 전문가들은 창업 시장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저변 확대가 필수라고 지적한다. 단순한 창업기업 수를 늘리기 위한 지원정책이 아니라 성공 가능성 높은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창업 관련 교육 사업은 아직도 ‘아이디어 발굴’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의 창업활동은 64개국 중 52위에 그치고 특히 청년층 창업활동은 62위에 머무르고 있다. 중국 대학생의 89.8%가 창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반면 한국 대학생은 2.8%에 불과했다. 또한 한국 30대 창업자 중 도소매·숙박·음식점 등 생계형 창업이 54%에 달해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갖춘 혁신기술창업 저변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품양산까지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산업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이끌어나가야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공언한 서울시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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