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신문=이재혁 기자]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일본 시장서 맞붙는다. 일본 시장엔 이미 페이페이가 자리잡고 있지만 국내 포털과 스마트폰 메신저를 비롯한 여러 시장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온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 시장에서 또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받는다.

정부는 지난 5월 국무회의에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 시행했다. 이에 따라 그간 외국환거래법상 해외에서 현금이나 신용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었던 것에서 벗어나 해외에서도 선불식 전자결제 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시행령 개정이 이뤄진 직후 외국환업무취급 등록을 신청하고 일본 결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QR코드로 결제하는 서비스를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해 있던 네이버는 라인페이 가맹점을 통해, 카카오는 이전 기술협력을 완료한 알리페이 가맹점을 통해 간편페이 결제 서비스를 지원한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일본 시장서 맞붙는다.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온 네이버와 카카오가 일본 시장에서 또 어떤 결과를 낼지 주목받는다.

라인페이 가맹점은 160만개를 넘어서고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그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는 라인페이 마케팅을 위해 불과 10일간 3,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쏟아부었다.

카카오페이 역시 일본 진출을 준비해왔지만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이 늦어지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그러나 그간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공략 계획은 충분히 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자신들이 유리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을 공략 중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선 포털 영향력으로는 카카오보다 우위에 있지만 메신저 라인 영향력은 카카오에 뒤진다. 때문에 국내에선 라인페이가 아닌 네이버페이를 주력으로 한다. 반면 일본에선 라인 메신저가 국민 메신저로 통하기에 라인페이로 시장을 공략한다.

네이버는 자회사인 라인페이 외에도 중국 텐센트의 위챗페이와 손잡았다. 한국에선 네이버페이, 일본에선 라인페이, 중국에선 위챗페이를 통해 결제망을 빠르게 늘린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처럼 네이버 역시 중국 시장을 이미 겨냥하고 있다.

카카오는 당연히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페이 시장을 파고 들었다. 이렇게 성장한 카카오페이 가입자는 2,800만명에 달한다. 2년 전엔 카카오페이를 별도 자회사로 분리하면서 보통의 결제 송금 외에도 보험 서비스 등 추가적인 편의 지원에 나섰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간편결제 관련 제휴를 맺고 일본 시장은 물론 향후 중국과 동남아시아 진출 계획도 구상했다. 알리페이는 일본 내 가맹점 수가 지난 3월 기준 30만개로, 라인페이 가맹점에 비해 부족하지만 중국 등 기반이 탄탄하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글로벌 시장에서 손잡고 수수료 없이 결제 체계를 만든다는, 이른바 ‘글로벌 크로스 보더 결제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

일본 간편 결제 시장에선 아직 여러 면에서 라인페이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의 간편 결제 시장 선점은 양사 글로벌 진출에 있어 분명 중요한 포인트”라면서도 “중국 시장 진출에선 텐센트와 손잡은 네이버보다 알리바바와 손잡은 카카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에서 비자나 마스터카드 가맹점이 부족해 신용카드를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간편 결제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쪽이 글로벌 시장 우위를 선점할 것이라고 예상된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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