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경제신문=이재혁 기자] 일본에서 간편페이 한일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페이페이’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라인페이’가 물량공세를 퍼부으며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사진=PIXABAY)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와 야후재팬이 만든 페이페이는 지난해 10월 일본 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가 25만엔 이하를 결제시 결제금 20%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총 환급액 100억엔은 10일 만에 전부 동났지만, 페이페이 이용자 수가 400만 명 이상이 늘면서 대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손 회장은 일본 시장에 인터넷 모뎀을 무료로 배포하는 공격적 마케팅으로 2000년대 초반 일본 초고속인터넷 사업 강자로 단번에 자리매김했다. 페이페이의 100억엔 환급 이벤트에 이런 손 회장 방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이 GIO의 라인페이는 이보다 앞선 2014년부터 서비스해오다 최근 일본에 진출했다. 잘 알려져 있듯 네이버 자회사 라인 서비스 중 하나다. 일본에 진출한 라인페이가 넘어야 할 벽은 페이페이였다.

라인페이의 선택은 맞불 물량공세였다. 라인페이 역시 페이페이와 같은 20% 환급 정책을 펼치며 가입자를 확보하고자 했다. 여기에 추첨을 통한 추가 환급을 해주는 이벤트를 더했다. 그러자 페이페이 역시 다시 한 번 100억엔을 투자한 환급 이벤트를 실시했다. 이번엔 추첨을 통한 결제금액 전액 환급이라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라인페이가 물량공세전에서 물러날 기미는 안보인다. 네이버는 라인 핀테크 사업에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7,500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라인 및 기타사업 부문 영업적자까지 감안하며 여전히 대규모 공격적 마케팅을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게다가 신중호 라인 공동대표에게 라인페이의 성공으로 3년 후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른다면 2,500억원 이상의 스톡옵션 행사권을 준다는, 파격적 보상안을 의결했다.

이처럼 페이페이와 라인페이가 실적 악화를 감수하고 간편페이에 집중하는 이유는 핀테크 시대라는 것 외에도 일본 정부 정책 영향이 크다.

일본 정부는 이미 2026년까지 비현금 결제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발표를 했다. 간편페이 시장에 불을 당긴 것이다. 일본의 현금 외 결제수단은 현재 18.4%, 성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 

이런 상황에서 미소짓는 건 일본 고객들이다. 이미 환급 이벤트 등으로 혜택을 본 것에 이어 간편결제시 혜택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페이페이와 라인페이 모두 결제 수수료는 2021년까지 무료다. 페이페이는 알리페이와, 라인페이는 위챗페이와 손잡으면서, 중국시장 발판을 깔아놓으면서 일본내 가맹점도 대폭 늘렸다.

페이페이와 라인페이 모두 마케팅 비용에만 수천억원대 천문학적 비용을 책정한 것에 이어 일본내 카카오페이 및 페이코 진출, 라쿠텐페이와 오리가미페이 등 경쟁업체들도 쉽게 시장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감안하면 일본 고객들에게 앞으로 돌아올 혜택도 무궁무진하다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핀테크의 세계적 흐름 속에 간편페이 전쟁은 이미 예고됐지만, 일본 내에서 페이페이와 라인페이 간 물량공세는 주목할만 하다”며 “정부 방침까지 발표한 일본 간편결제 시장이 관련 업체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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