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명도집행 과정 속 긴장감 감돌아

수협 측과 구 시장 잔류상인들 팽팽 대결

7차 명도집행 과정 속에서도 장사를 지속하고 있는 구 노량진수산물시장 잔류상인 점포들. 사진=백종국기자

 

[시사경제신문=백종국 기자]  지난 277차 명도집행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해 우려를 자아냈던 구 노량진수산시장. 28일 찾은 구 노량진수산시장은 언제 그랬나 싶게 외관상으로는 평온함을 되찾고 있었다.

단전·단수 조치로 인해 내부는 어두웠지만 아직 남아 있는 100여 개의 점포는 영업을 하고 있었고, 다시 들이닥칠 수 있는 명도집행 노무자들에 대비한 듯 한쪽 공간에는 노점 상인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안타깝게도 손님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외부에 수협중앙회 측이 본 시설물은 철거 대상으로서 소유자인 수협중앙회의 허가 없이 무단출입을 금지합니다. 만약 출입 시 형법 제319조에 의거 형사 고소의 당사자가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곳곳에 내걸은 데다, 구 노량진수산시장 상인들이 북쪽 출입구를 제외하곤 모든 경계선을 차량 등으로 막아놨기 때문이었다.

한 점포 여주인은 자가 발전을 통해 전등을 켜고 수포발생기를 가동시켜 하루 4만 원이 든다고 푸념했다. 그래도 거래업자들이 있어서 점포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제 명도집행 과정에서 무지막지한 폭력으로 시장 상인들이 부상당했는데도 법원 측은 뜨거운 물을 뿌렸다는 이유로 이곳 상인을 구속했다며 법 집행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녀는 수협 측이 명도집행을 밀어붙인 이유가 대지를 팔아넘긴 현대건설에 이 달까지 땅을 양도 못 하면 계약에 의해 많은 위약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른 점포 여주인은 구 시장 건물이 엄청 튼튼해서 리모델링만 해도 되는데 새 건물을 지어 분란만 일으켰다. 시장 상인들을 위한 건물이 아니라 돈을 뽑아내려고 지은 건물에 불과하다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법원 최종 판결로 철거가 진행 중인 구 노량진수산시장. 사진=백종국 기자

 

한편 새 노량진수산시장은 점차 활기를 찾아가는 모양새다. 오전에는 손님들이 적었지만 점심쯤 되자 조금 북적거리며 활기가 살아났다.

한 활어 점포 운영자는 “(경기침체로) 사람들이 나오지 않아 장사가 어렵다면서도 건물로 인한 어려움은 없다고 밝혔다. “조금 좁아졌지만 코너 점포라 좌판을 더 벌일 수 있고 임대료도 3년 전처럼 비싸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른 선어 점포 운영자는 점포가 작아졌고 통로는 카트 한 대가 지나가기에도 벅차다. 배수가 잘 안 돼 통로에 물이 흥건하다면서 신경질적인 서까래질로 물을 훔쳐냈다.

지난 4월 대법원 명도소송에서 이긴 수협 측은 잔류 상인들에 대해 손해배상 소송과 별도로 부당이득금 청구소송을 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최종 입주자들을 모았고 최근까지도 추가 입주자를 모아 잔류 상인 중 40명가량이 새 노량진수산시장으로 입주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노량진수산시장 현대화 비상대책연합회 측은 새 건물로 좋아서 간 상인은 아무도 없다. 협박에 못 이겨 간 것일 뿐이다. 하지만 남은 상인들은 끝까지 남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노량진수산시장 새 건물. 사진=백종국 기자

 

한편 50차례 협상을 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수협 노량진수산()의 홍보 관계자는 “2단계 사업부지(잔여부지)에 대해서는 시장유통종사자들이 관여 않기로 이미 2009년 합의하여 사인했던 바다. 잔류 상인들이 2000평을 남겨 달라고 하는데 구 시장 존치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로 잔류상인들이 4년간 구 노량진수산시장을 불법점거했다는 것은 자명해졌다면서 잔류상인들이 불법적 행위를 하고 정당한 법 집행을 막으면서 법의 보호를 바라고 현대건설로부터 보상금을 바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한상범 연합회 공동위원장은 수협과의 2심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리했다면서 지금까지 30~50년 동안 노량진수산시장을 만들어온 사람들이다. 쉽게 나가라 할 수 없고 물러서지도 않는다고 다짐했다.

일촉즉발(一觸卽發)의 팽팽한 대결에 아직은 한 치의 물러섬을 보이지 않는 양측. 부디 누가 다치는 폭력사태 없이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기대해본다.

노량진수산시장 새 건물 외관. 사진=백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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